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궁궐이라는 비교적 익숙한 공간에 귀(鬼)의 세계를 더했다. 사극과 오컬트가 만나 전 세계를 정조준한다. K-사머니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 '동궁'이 한국적인 미장센 위에 미스터리와 액션, 판타지를 겹겹이 쌓아 올리며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극본 권소라·서재원, 연출 최정규) 제작발표회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최정규 감독을 비롯해 배우 남주혁 노윤서 조승우가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궁'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가진 구천(남주혁 분)과 비밀을 간직한 궁녀 생강(노윤서 분)이 왕(조승우 분)의 명을 받아 동궁에 깃든 저주의 실체를 파헤치는 오컬트 미스터리다.
연출을 맡은 최정규 감독은 첫 만남부터 작품의 세계관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동궁'은 작가들이 만든 가상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궁 안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을 탐험하는 오컬트 호러 판타지 액션물"이라며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재미있었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잘 만들면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세계관과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라 꼭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들 역시 가장 큰 매력으로 '동궁'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꼽았다. 특히 전역 후 첫 복귀작으로 '동궁'을 선택한 남주혁은 "군 복무 중 처음 받은 대본이었다"며 "군 생활을 하면 상상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 시기에 읽어서인지 더 크게 다가왔다"고 돌이켰다.
이어 "'귀의 세계'가 어떻게 구현될지 너무 궁금했고 궁 안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니 단숨에 읽었다"며 "'내가 참여한다면 온몸을 불사르며 구천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남주혁이 맡은 구천은 귀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뒤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됐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한 채 홀로 살아온 상처를 품고 있다.
노윤서는 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궁녀 생강을 연기한다. 그는 "사극과 판타지가 결합한 장르 자체가 낯설고 신선했다"며 "이야기만 읽어도 실제 영상에서는 어떻게 구현될지 계속 상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생강은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인물이라 더욱 매력적이었다"며 "긴 호흡의 주연도, 사극도, 오컬트 장르도 모두 처음이라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만큼 부딪혀 보고 싶었다"고 새로운 도전을 향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여기에 '신성한 이혼'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컴백하는 조승우가 고독하고 외로운 '왕' 역을 맡아 중심을 잡는다.
조승우는 "처음 대본을 받았는데 역할 이름이 그냥 '왕'이었다. 이름도 없더라"며 "'이제 내가 왕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구나' 싶었다"는 너스레로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그는 "최정규 감독님과 벌써 세 번째 작업"이라며 "또한 남주혁과 노윤서, 장영남 선배가 함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요즘 대세 배우들 옆에 묻어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동궁'은 귀의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을 기반으로 한다. 최정규 감독은 두 세계를 시청자들이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VFX에만 의존하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해보고 싶었다"며 "같은 공간이라도 계절을 달리해 촬영하거나 세트를 각각 제작하는 방식으로 차이를 표현했다. 컬러감 역시 현실과 귀의 세계를 나누는 중요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귀매'나 '원귀' 등의 존재에 대해서는 "한국 고유의 구전이나 설화를 참고하되, 기존 특징을 살리면서도 보다 직관적이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전했다.
화려한 액션 역시 '동궁'의 또 다른 볼거리다. 남주혁은 "액션은 결국 연습이 전부인 것 같다"며 "촬영 전후는 물론 현장에서도 계속 합을 맞췄다. 몸에 익숙해진 뒤에는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13궁녀 액션신'을 꼽아 기대감을 높였다.
조승우 또한 후배들의 노고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두 사람이 나보다 500배는 더 힘들게 촬영했다"며 "남주혁은 1년 가까이 액션 장면을 찍는 걸 보며 기특했다. 노윤서 역시 물속 촬영이 많았다. 옆에서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최근 '파묘' 등 K-샤머니즘과 오컬트 장르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동궁'이 선보일 한국적인 색채에도 기대가 쏠린다. 최정규 감독은 "한국적인 복식과 미술, 건축 등 전통문화의 요소를 매 순간 어필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며 "동시에 속도감과 리듬감도 중요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배우들도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노윤서는 "내로라하는 선배들의 호연을 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했고, 남주혁은 "예고편을 보고 너무 무서울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공포를 잘 못 보는 나 또한 재미있게 봤다. 적당히 무섭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조승우는 남다른 비유로 마지막 기대를 당부했다. 그는 "'동궁'에는 연못이 나온다. 보기에는 잔잔하지만 그 안에는 태풍의 눈 같은 박진감이 숨어 있다"며 "보시는 분들도 그 안에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총 8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동궁'은 오는 17일 넷플릭스에서 전편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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