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결국 소송전으로 번진 '원주 K팝 페스티벌'…재발 방지 목소리 커져
  • 최현정 기자
  • 입력: 2026.07.01 10:00 / 수정: 2026.07.01 10:00
'원주 K팝 페스티벌' 주최사와 공연 에이전시 맞고소 예고
공연한 피해자 방지위한 새로운 규제 방안 도입 목소리도
원주 K팝 페스티벌 주최·주관사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연 에이전시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주 K팝 페스티벌' 주최·주관사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공연 에이전시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지난해 공연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취소되면서 논란이 일었던 '원주 K팝 페스티벌'을 두고 주최·주관사와 공연 에이전시가 법정 싸움을 예고해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원주 K팝 페스티벌'의 주최·주관사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 김가연 원장은 24일 <더팩트>에 "'원주 K팝 페스티벌'의 공연 에이전시를 형사 고소했다. 대통령실과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기관의 조사도 요청했으며, 문체부로부터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주 K팝 페스티벌'은 당초 2025년 10월 10일과 11일 원주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행사였으나 티켓판매 부진과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개최 일주일 전인 10월 2일 취소됐다.

사실 예산 부족과 티켓 판매 부진 등으로 공연이 취소되는 일은 업계에서 종종 있는 일로 논란은 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특이한 경우는 아니다.

하지만 진흥원에서 페스티벌에 출연하기로 했던 아티스트의 출연료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고 환불을 요청하면서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진흥원이 아티스트 출연료라고 밝힌 금액이 일반적인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출연료의 사실 여부를 두고 당시 소셜 미디어에서는 한동안 갑론을박이 벌어졌으나 11월 3일 진흥원이 각 기획사와 공연 에이전시 등에게 사과함과 동시에 티켓 구매자에게 전액 환불을 약속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약 7개월이 지난 지금 진흥원 측이 공연 에이전시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선언하면서 잠잠했던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진흥원 측에서 고소를 선언한 배경에는 이중계약의 의혹이다. 공연 에이전시가 진흥원과 기획사의 출연료 계약을 다르게 해 그 차액을 몰래 챙겼다는 것이다.

진흥원 김가연 원장은 "해당 에이전시가 현행 아티스트 보호법의 비밀유지 조항을 방패 삼아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갔다"며 "에이전시가 주최 측에는 출연료 총액을 부풀려 속이고 아티스트에게는 정산금을 축소하여 전달하는 이중계약 수법으로 중간에서 폭리를 취했다. 이로 인해 아티스트는 이용만 당하고 행사는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은 "최초 입장문과 사과문도 '돈을 돌려받고 싶으면 시키는 대로 글을 올리'라는 에이전시의 강압에 의해 작성한 것"이라며 "수습 과정에서 에이전시의 이런 기만적인 행태와 언어폭력이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환불 완수 및 향후 전석 무료 공익 공연 개최를 약속한 김 원장은 "주최 측, 아티스트, 에이전시 모두가 계약 금액과 대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투명공정거래' 의무 조항이 현행 아티스트 보호법에 반드시 추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진흥원에서는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공연 에이전시 측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원부 K팝 페스티벌에 출연 예정이었던 그룹 하이라이트는 공연 취소 이후 선급금의 절반을 돌려줬다고 밝힌 바 있다./어라운드어스
'원부 K팝 페스티벌'에 출연 예정이었던 그룹 하이라이트는 공연 취소 이후 선급금의 절반을 돌려줬다고 밝힌 바 있다./어라운드어스

공연 에이전시 대표 A씨는 "진흥원에서 먼저 우리에게 연락을 해서 진행한 행사고 우리는 적법한 절차와 계약에 따라 진행했을 뿐"이라며 "출연료를 포함해 계약서에 담긴 모든 내용을 진흥원도 알고 있었고 양측 모두 내용에 합의했다. 이제 와서 이러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A씨는 행사가 취소된 이유는 진흥원 측이 제대로 예산 확보를 하지 못해서지 과도한 출연료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원주 K팝 페스티벌'은 계약서가 두 개다. 최초에는 총예산을 지급하면 그 안에서 우리가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턴키 방식이었으나 진흥원이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급하게 계약서를 다시 썼다. 최초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문제를 키운 건 진흥원 쪽"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연료는 행사 규모에 맞춰 예산을 책정했고 그에 따라 각 아티스트와 계약을 진행했다. 그리고 우리는 에이전시 회사인데 이윤을 남기는 것이 당연하다. 폭리나 이중계약이 아니다"라며 "게다가 진흥원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이것이 비싸다고 판단했으면 다른 업체와 하거나 처음부터 행사를 안 했으면 그만이다"라고 밝혔다.

A씨는 '원주 K팝 페스티벌'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은 오히려 자신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우리는 공연 에이전시인데 '원주 K팝 페스티벌'이 취소되는 바람에 관계가 껄끄러워진 기획사가 생겼다. 실제로 한 기획사에서는 위약금을 내지 않는다고 내용증명까지 보냈는데 내가 잘 합의해서 해결하기도 했다"며 "각 기획사와 위약금 합의도 우리가 했고, 진흥원에서 하도 간곡히 사정을 해서 사비까지 보태 8000만 원을 돌려줬다. 그렇다면 진흥원은 오히려 우리에게 고마워야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원주 K팝 페스티벌'은 원주 종합운동장에서 이틀간 3만 관객을 노리고 기획한 공연이었다. 티켓이 잘 팔렸으면 돈을 버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진흥원이다"라며 "반대로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진흥원이 큰돈을 벌었으면 우리에게 그만큼을 추가로 지급했겠느냐. 행사가 망했다고 이제 와서 우리보고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진흥원에서 형사 고소를 한 만큼 자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A씨는 "고소 연락은 받았고 조사를 받을 테니 관할서로 이관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소송이 진행되면 환불 절차가 늦어질까봐 우리도 참고 있던 것이다. 진흥원에서 고소를 한 만큼 우리도 형·민사상 맞대응에 나설 생각이다"라고 알렸다.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티켓 구매자 전원 환불과 향후 무료 공익 공연을 약속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도록 예산 관련 규정을 신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티켓 구매자 전원 환불과 향후 무료 공익 공연을 약속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도록 예산 관련 규정을 신설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진흥원과 에이전시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서는 이 일을 계기로 공연 기획업과 관련 법률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윤동환 위원은 "사실 엄밀히 따져 이번 사태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들은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이라며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행사를 추진하다가 공연도 보지 못하고 티켓값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K팝 인기가 많아지면서 막연하게 인기에 편승하려다 공연 취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더군다나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충분한 예산도 없이 '티켓 판매 비용으로 예산을 충당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꼬집었다.

윤 위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처음부터 규모에 맞는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보증금으로 걸지 않으면 공연 개최를 허가하지 않는 등의 규제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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