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종영②] 끝까지 긴장 놓을 수 없는 '빌런 맛집'
  • 문채영 기자
  • 입력: 2026.06.21 09:00 / 수정: 2026.06.21 09:03
장승조·채서안·정영주·백은혜·김계림
'멋진 신세계' 신스틸러 빌런 열전
배우 임지연(왼쪽)과 허남준이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가 지난 20일 종영했다. /SBS
배우 임지연(왼쪽)과 허남준이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가 지난 20일 종영했다. /SBS

[더팩트 | 문채영 기자] '멋진 신세계'에는 여러 빌런이 존재한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빌런부터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의 빌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다채로운 빌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멋진 신세계'가 완성될 수 있었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 강단심(임지연 분)의 영혼에 빙의돼 악해진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 분)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라 불리는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 분)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1회 4.1%로 출발한 시청률은 주연 배우들의 연기 호평에 힘입어 6회 만에 10%를 돌파했다. 이후 극적인 전개, 짜임새 있는 구조 등으로 인기를 이어간 결과 최종 14회는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인 11.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

이런 '멋진 신세계'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신서리와 차세계의 로맨스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꾸미는 역할은 빌런 캐릭터들이 담당했다. 다양한 권모술수를 펼치는 빌런 캐릭터들의 활약이 더해져 '멋진 신세계'가 흥미로운 전개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배우 장성조가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최문도 역을 맡아 활약했다. /SBS
배우 장성조가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최문도 역을 맡아 활약했다. /SBS

'멋진 신세계'의 메인 빌런은 최문도(장승조 분)였다. 차세계와 5촌 삼촌인 그는 대단한 야심의 소유자로, 차일 그룹의 회장인 삼촌과 가까워지기 위해 간이식까지 해주며 회사의 주요 인사로 자리했다.

하지만 차일 그룹에는 차세계라는 직계 후계자가 존재했고, 넘볼 수 없는 자리라는 것을 알지만 자라나는 욕심을 주체하지 못해 차세계를 끊임없이 위협했다. 십수 년간 계속된 두 사람의 악연은 신서리의 등장과 함께 최고조에 달했다.

차세계의 약점이 신서리임을 알게 된 최문도는 신서리의 할머니를 볼모로 삼은 후 신서리에게 차세계의 추문을 주문했다. 이러한 일은 전생에도 반복됐다. 신서리가 궁녀 강단심, 차세계가 청헌대군, 최문도가 안종이던 전생에도 그는 강단심을 이용해 동생 청헌대군을 견제했다. 다시 대한민국에서 만난 이들은 같은 역사를 되풀이했다.

또한 차세계의 건강 이상을 조작하기 위해 간호사를 포섭했을 뿐만 아니라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망설임 없이 사람을 해치는 모습을 수차례 보여줬다. 차세계의 몰락을 위해 음주운전부터 발암물질까지 여러 누명을 조작했고 지난 악행들이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삼촌과 신서리의 교통사고를 사주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에게도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그의 아들을 대할 때였다. 아들을 위해 선물을 구매하고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둔 아들의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 등 아들 바보다운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이처럼 최문도는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며 차세계의 앞길을 확실하게 가로막는 지능적인 빌런으로 활약하며 '멋진 신세계'의 긴장감을 담당했다.

배우 채서안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차세계 맞선녀 모태희로 분했다. /SBS
배우 채서안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서 차세계 맞선녀 모태희로 분했다. /SBS

최문도가 욕망을 위한 빌런이었다면 모태희(채서안 분)는 사랑을 위한 빌런이었다. 모창그룹의 셋째 딸 모태희의 목적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닌 차세계의 옆자리였다. 재벌 간의 화합이라는 명목도 있었지만 모태희는 그보다 더 맹목적으로 차세계를 원했다.

모태희는 차세계의 냉담한 거절에도 무시 아닌 무시로 일관하며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더욱이 모태희는 순진하지 않았다. 신서리를 만나 "여자 한두 명쯤은 눈감아 줄 생각이 있다"며 가시 돋친 말들을 표정하나 안 바꾸고 내뱉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차세계와 신서리를 겪으며 모태희는 처음 당해보는 패배감에 오기를 불태웠다.

이런 모태희의 욕심은 초반 그를 잘못된 길로 인도했다. 차세계와의 약혼 사실을 일방적으로 퍼뜨렸으며 배우 신서리의 잘못된 추문을 만들어냈다. 이후 대면한 신서리가 꿈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최문도와 마찬가지로 신서리의 할머니를 걸고넘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모태희는 시청자에게 반전을 선사하는 빌런이었다. 최문도가 차일 그룹의 회장직에 오르고 차세계가 어려움을 마주하자, 모태희는 차세계의 조력자로 활약했다. 그는 사랑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 빌런으로 자리했다.

배우 정영주 백은혜 김계림(왼쪽부터)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 힘을 보탰다. /SBS
배우 정영주 백은혜 김계림(왼쪽부터)이 SBS 드라마 '멋진 신세계'에 힘을 보탰다. /SBS

감초처럼 등장하는 미워할 수 없는 빌런들도 있었다. 차세계의 고모들 차주란(정영주 분)과 차주미(백은혜 분)였다. 두 사람 역시 차일 그룹의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 치사한 수단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만 그 과정이 매우 엉성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먼저 차세계와 신서리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눈치챈 차주란은 신서리의 고시원을 찾아가 돈봉투를 내밀며 오히려 차세계에게 붙어있어달라고 말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기선 제압을 시도했지만 결국 신서리가 던진 엿을 맞고 돌아와 웃음을 자아냈다.

차주미도 차주란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언니 차주란보다는 애교와 처세술에 능했지만 결국 언니와 비슷한 수순을 겪었다. 차세계의 후계자 입지를 흔들기 위해 이런저런 이간질을 시도했지만 아버지에게는 하나도 통하지 않았고 나중에는 최문도에게 불륜 사진이 찍혀 협박까지 당했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빌런의 등장은 '멋진 신세계'의 김장감을 순식간에 끌어올렸다. 신서리와 함께 무명배우 시절을 견디던 동료 곽은아(김계림 분)는 갑작스러운 흑화로 시청자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한순간에 표정을 바꾼 그는 신서리가 준 음식을 버리고, 신서리의 고시원에 락카로 험한 말을 적어 넣는 등 연이어 반전 악행을 저질렀다. 특히 신서리에게 수면제를 먹이는 과감한 행보로 직접 행동에 나서는 빌런임을 드러내 극의 스릴을 더했다.

이렇듯 '멋진 신세계'에는 가족부터 친구까지 차세계와 신서리의 앞날을 방해하는 다양한 빌런이 등장해 보는 재미를 높였다. 각자의 개성 서사 매력으로 촘촘하게 짜인 빌런 열전은 신서리 차세계에게 여러 시련을 선사하며 극을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충격과 공포 나아가 허술한 모습으로 웃음까지 자아낸 빌런들의 활약은 '멋진 신세계'의 완성도에 한몫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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