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부산=정병근 기자] "응원해주고 사랑해줘서 잘 큰 거 같다"(지민), "부산 야호~~ 같이 즐겨주시는 게 제일 큰 생일 선물이다"(진). 지민과 진의 말처럼 무럭무럭 잘 자란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과 아미(ARMY. 팬덤명)가 부산에서 13살 생일을 제대로 즐겼다.
방탄소년단은 12일과 13일 양일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월드 투어 ''ARIRANG' IN BUSAN('아리랑' 인 부산)'을 개최했다. 멤버들은 비록 첫날 1시간여 늦게 공연을 시작한 데 이어 둘째 날도 20여분 늦게 무대에 올랐지만, 약 150분 동안 더 탄탄해진 가창력과 압도적인 퍼포먼스 그리고 풍부한 표현력으로 존재 가치를 더 빛냈다.
부산은 멤버들이 군 입대 전 마지막 공연이었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했던 곳이고, 특히 13일 공연은 데뷔(2013년 6월 13일) 기념일인 만큼 더 특별한 자리다. 또 지민과 정국의 고향이다. 그런 부산 공연은 이틀간 약 11만 명의 관객이 들어찼다. 관객들은 멤버들의 모든 순간 순간에 뜨겁게 환호했다.
이날 공연은 멤버들에게도 특별한 순간이다. 뷔는 "2019년과 2022년 공연까지 부산에서 좋은 기억이 많더라. 오늘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드리겠다"고, 지민은 "의미 있는 날에 제가 태어난 고향에 와서 난나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어서 기쁘다"고, RM은 "13주년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뛰어 놀자"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시작부터 기존 콘서트의 문법을 깼다. 투어나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VCR을 과감히 생략하고 연막탄을 든 무리가 필드를 가로지르는 'Hooligan(훌리건)' 무대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강렬하고 웅장한 도입은 단번에 열기를 최고조 끌어올렸고 'Aliens(에이리언스)', '달려라 방탄(Run BTS)'로 쭉 달렸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며 숨을 돌린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발매한 정규 5집 'ARIRANG(아리랑)' 수록곡들과 'FAKE LOVE(페이크 러브)', 'MIC Drop(마이크 드롭)', 'Butter(버터)', 'Dynamite(다이너마이트)' 등 기존의 히트곡들을 적절하게 섞은 세트리스트로 균형을 맞췄다.

가장 눈길을 끈 건 한국적 정서를 담은 연출을 통해 새 앨범 'ARIRANG'의 이야기를 무대 위로 확장했다는 점. 무대 세트는 한국의 멋이 가득했다. 경회루를 모티브로 한 정자형 파빌리온을 360도 무대 중앙에 설치해 현대적인 연회의 공간을 재해석했다. 중심의 원형 무대와 네 방향으로 뻗은 돌출 무대는 태극기를 형상화했다.
본 무대와 VCR 전반에 한국의 미감을 촘촘하게 배치했다. 수록곡 'they don’t know ’bout us(데이 돈트 노 어바웃 어스)'는 전통적 탈을 재해석한 이미지를 현대 스크린에 구현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Merry Go Round(메리 고 라운드)'는 전통 승무의 궤적을 거대한 천의 흐름으로 표현해 순환의 미학을 보여줬다.
'Body to Body(보디 투 보디)'에서는 수만 명 관객의 민요 '아리랑' 떼창이 터지고 강강술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은 바로 이어진 'IDOL(아이돌)'에서 약 50인의 댄서들과 함께 경기장 트랙을 따라 거대한 퍼레이드를 했다. 연결된 이 두 무대와 관객들의 생일 축하 노래 '떼창'은 이번 부산 공연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
부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도 있었다.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 수록곡 'NORMAL(노멀)'의 한국어 버전을 최초 공개했다. 이 곡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숨겨진 공허함과 두려움을 고백한다. 투어를 위해 전 세계 주요 도시들을 돌아다니다가 마침내 가장 편안한 '집'으로 돌아와 부르는 한국어 노랫말이 뭉클함을 안겼다.
공연을 마친 진은 "너무 좋은 시간이었고 마음에 안정을 찾아준 시간이었다. 여러분과 13년을 같이 보냈다. 아미가 있어서 잘 버틸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제이홉은 "투어를 하면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도 우리 일곱 명 다 한국인이다. 한국에서 공연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제일 즐겁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민은 "어린 시절 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와주셨다. 그 분들 덕에 어렸을 때 엇나가지 않고 제대로 클 수 있었다. 이후 여러분을 만났다"며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이렇게 잘 큰 거 같다. 늘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같이 할 게 많으니까 기대해 주시고 같이 가봅시다"라고 아미와 약속했다.
뷔는 "오늘이 우리에게 너무나 특별한 날이다. 봐서 진짜 좋았다. 내년에도 또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아미를 봤으면 좋겠다. 이 순간을 기다렸고 너무 보고싶었다"고, 정국은 "함께 한 시간을 더 기억하려고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노력해서 오래 함께하고 싶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오늘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RM은 "주마등처럼 13년이 지나쳐 간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감사하다. 어디에 있건 최선을 다해서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부디 오래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슈가는 "마지막 공연하고 4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멋있고 뜨거운 곳이다. 다음에도 부산에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탄소년단은 총 34개 도시에서 86회에 걸친 대규모 월드투어를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고양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 북미 등지에서 총 7개 도시 20개 공연으로 약 108만 명의 관객들과 만났다. 부산 공연으로 11만 관객을 더한 방탄소년단은 다시 글로벌 여정에 오른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