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아련한 아이오아이
  • 최현정 기자
  • 입력: 2026.05.21 00:00 / 수정: 2026.05.21 00:00
드라마틱한 서사로 깊은 몰입감 선사
재결합 선례 만들며 타 오디션 그룹에게도 영향
그룹 아이오아이의 임나영 청하 김세정 유연정 전소미 김도연 최유정 전채연 김소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19일 10주년 기념 앨범 I.O.I : LOOP를 발표했다./스윙엔터테인먼트
그룹 아이오아이의 임나영 청하 김세정 유연정 전소미 김도연 최유정 전채연 김소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가 19일 10주년 기념 앨범 'I.O.I : LOOP'를 발표했다./스윙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9년간 멈춰 있던 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하자 2016년에 갇혀있던 팬들의 추억도 되살아나고 있다.

아이오아이(나영 세정 소혜 청하 채연 전소미 유정 도연 연정)는 19일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이자 세 번째 미니앨범 'I.O.I : LOOP(아이오아이 : 루프)'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재결성 활동을 시작했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타이틀곡 '갑자기'는 20일 오전 8시 기준 음악 플랫폼 멜론 TOP100 차트에서 42위로 진입했으며, 뮤직비디오도 유튜브에서 공개 20시간 만에 조회수 100만 회를 넘기며 인기 급상승 음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성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던 그룹이 9년 만에 재결성해 선보이는 신작인 만큼 여론도 호의적이다. 10년 만에 다시 모인 아이오아이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 탄생했다며 '갑며들었다('갑자기'에 스며들었다는 의미의 신조어)'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팬들의 반응 중 유독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아련'이다. 아이오아이의 '갑자기'를 듣고 있으며 마치 1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아련한 감성이 되살아난다는 식이다.

물론 2026년은 연초부터 '2026년은 새로운 2016년(2026 Is The New 2016)'이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2016년을 향한 향수와 문화적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해다.

하지만 사람들이 아이오아이에게 유난히 아련한 감정과 추억을 느끼는 데에는 단순한 레트로 유행을 넘어 아이오아이라는 그룹이 지닌 특수성이 자리한다.

일단 아이오아이는 활동기간이 극단적으로 짧은 그룹이다. 아이오아이가 결성된 Mnet '프로듀스101'은 한국 가요계에 K팝 서바이벌 오디션 붐을 일으킨 기념비적인 작품이긴 하나 여러 소속사의 연습생을 모아 하나의 그룹을 결성한다는 전례가 없는 방식을 시도한 첫 사례였기에 구체적인 매뉴얼이나 활동 방침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였다.

이런 연유로 아이오아이의 공식적인 활동기간은 약 8개월에 불과했고 그사이 발표한 음반은 두 장의 미니앨범과 두 장의 싱글이 전부였다. 더군다나 첫 싱글 'Whatta Man(왓타 맨)'은 세정 미나 연정 채연이 빠진 7인조 유닛곡이었고 두 번째 싱글 '소나기'는 그룹의 활동 종료 직전인 2017년 1월 발매돼 별다른 활동을 펼칠 수도 없었다.

아이오아이는 공식 활동기간이 약 8개월로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그룹보다 짧은 편이다./더팩트 DB
아이오아이는 공식 활동기간이 약 8개월로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그룹보다 짧은 편이다./더팩트 DB

당장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결성된 워너원이 약 1년 5개월 동안 리패키지와 스페셜 앨범 포함 4장의 미니앨범과 1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고, '프로듀스 48'에서 탄생한 아이즈원이 2년 6개월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3장의 싱글과 4장의 미니앨범, 2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아이오아이의 활동기간은 극단적으로 짧았다.

아이오아이 팬이 '갑자기'를 두고 '2016년에 제대로 마치지 못한 아이오아이의 엔딩이 이제야 완성된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놓는 이유다.

더불어 아이오아이 해체 후 멤버들이 대부분 가수로서 실패를 맛봤다는 점도 이번 재결합에 뭉클함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소속됐던 프리스틴, 구구단, 다이아, 위키미키 등은 모두 해체됐고 홀로 버티고 있는 우주소녀는 멤버별 솔로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

또 김세정이나 정채연 등은 이제 가수보다 배우로 더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솔로 가수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청하도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다. 그나마 전소미 정도만 가수로서 꾸준히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은 '큰 인기를 얻은 K팝 그룹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졌다가 실패를 맛보고, 긴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뭉쳐 전성기 시절을 되찾는다'는 드라마 같은 서사가 자연스럽게 그려지고 있다.

이같은 서사가 주는 몰입감은 2016년 당시 팬들의 감정이입을 유발하며 아이오아이의 재결합 활동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은 멤버들이 먼저 원하던 일이기도 하다. 아이오아이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이오아이 해체 이후에도 멤버들은 꾸준히 소통을 이어왔고 수년 전부터 재결합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며 "다만 각각의 스케줄이나 회사 상황들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아 계속 미뤄졌었다. 올해는 10주년이라는 확실한 명분이 있어서 재결합이 성사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말처럼 아이오아이는 해체 이후 2년 후인 2019년부터 꾸준히 재결합 가능성이 거론돼 왔었고, 2021년에는 데뷔 5주년 기념 특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여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멤버들이 먼저 재결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오아이가 지닌 서사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은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 본 멤버들이 다시 모인다는 서사를 지니고 있어 팬에게 더 큰 감정이입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스윙엔터테인먼트
아이오아이의 재결합은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 본 멤버들이 다시 모인다는 서사를 지니고 있어 팬에게 더 큰 감정이입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스윙엔터테인먼트

가요 관계자 A씨는 "아이오아이는 지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형을 제시한 그룹이라 존재 자체로 의미가 큰 그룹"이라며 "그런 그룹이 해체 이후 멤버들의 주도하에 재결성을 성사시켰다. 팬들이 받아들이는 감동과 뭉클함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재결성 선례를 만들었다는 것도 중요하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그룹도 이를 따라 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라며 "물론 각 그룹과 멤버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실제로 재결성까지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없던 사례를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의 변곡점이 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이오아이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잠실실내체육관 공연을 시작으로 태국 홍콩을 순회하는 아시아투어 '2026 I.O.I Concert Tour: LOOP(2026 아이오아이 콘서트 투어: 루프)'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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