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버추얼 아이돌의 한계는 없다'고 하기엔 아직까지 손꼽을 성공 사례는 플레이브(PLAVE)밖에 없다. 그렇다면 또 한번 자체 최고 성과를 거두고 있는 플레이브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플레이브(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는 지난 13일 발매한 4번째 미니 앨범 'Caligo Pt.2(칼리고 파트2)'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자체 최다 앨범 판매량인 초동(발매 후 일주일) 약 125만 장에 3개 앨범 연속 밀리언셀러, 그리고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첫 진입을 이뤄냈다. 이번에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대중성까지 재확인했다.
이들의 인기가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플레이브는 이미 미니 3집 'Caligo Pt.1(칼리고 파트 1)'과 싱글 앨범 'PLBBUU(플뿌우)'로 각각 초동 103만 장, 109만 장을 돌파하며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음원도 역대 최단 기간 멜론 빌리언스 클럽, 역대 최초 24시간 내 1000만회 스트리밍 앨범, 톱100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다.
그럼에도 버추얼이라는 형태의 차이로 인해 '서브컬처의 돌풍'으로 비춰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새 앨범 'Caligo Pt.2'은 음악성과 성적 모든 면에서 플레이브는 이제 '메인스트림의 혁명'임을 보여준다.
역시나 폭발적인 음원 인기와 최정상급 아이돌그룹만이 해내는 3개 앨범 연속 밀리언셀러도 놀랍지만, 더 고무적인 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다. 'Caligo Pt.2'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 145위,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빌보드 아티스트 100'에 75위로 진입했다. 플레이브가 두 차트 순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플레이브가 국내 코어 팬덤의 결집을 넘어 글로벌 리스너들의 귀까지 사로잡았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들이 더 높이 올라갈 새로운 추진력을 얻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폭발적인 반응의 기저에는 앨범 자체가 지닌 높은 완성도가 자리하고 있다. 전작과 이어지는 서사를 담은 'Caligo Pt.2'는 한층 강렬해진 세계관 속에서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둔다. 플레이브의 가장 큰 무기인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은 더 다채롭고 견고해졌다.
록 기반의 타이틀곡 'Born Savage'는 날카로운 전자기타와 묵직한 베이스 위로 멤버들의 거침없는 보컬이 얹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유명 안무가 바다와 리에하타가 참여한 퍼포먼스는 시각적인 쾌감까지 더했다.

이밖에도 멤버들의 목소리만으로 생동감을 구현한 아카펠라 곡 '꽃송이들의 퍼레이드', 가수 쏠(SOLE)이 피처링에 참여해 세련된 완급 조절을 보여준 알앤비 힙합 '흥흥흥', 웅장하고 몽환적인 발라드 'Lunar Hearts(루나 하츠)', 1세대 K팝의 향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뉴잭스윙 트랙 '그런 것 같아'까지 높은 완성도로 펼쳐냈다.
플레이브는 2023년 3월 데뷔했다. 이후 3년여 동안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기술이 뒷받침될수록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플레이브는 음악적인 면에서의 성장 외에 또 하나의 강력한 동력을 장착한 셈이다. 기술의 발전은 데뷔 때부터 쭉 이어져 온 버추얼 이면의 인간적인 면모를 한층 더 강화한다.
플레이브는 완벽하게 세팅된 AI나 가상의 데이터가 아니다. 각 캐릭터 뒤에는 팬들과 교감하며 희로애락을 느끼는 '본체(실제 인물)'가 존재한다. 진보된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땀 흘리며 춤추고, 라이브 방송에서 실수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이들의 모습은 여느 아이돌과 다를 바 없이 온기가 넘친다.
지난해 11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시아 투어 앙코르 콘서트를 양일 전석 매진시키며 오프라인에서의 파괴력까지 입증한 것은 팬과 아티스트 간의 실재하는 유대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멤버들이 직접 작사, 작곡, 안무 창작 등 프로듀싱 전반에 참여하는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는 점은 이들에게 진정성을 부여한다. 만화 같은 외형은 그저 이들이 선택한 새로운 형태의 무대 의상일 뿐,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메시지는 오롯이 그들의 치열한 고민이 담긴 진짜다. 'Caligo Pt.2'는 그러한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버추얼이라는 형태 속에 가장 따뜻하고 진실한 인간미를 담아낸 이 영리하고 다정한 플레이브는 이미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생태계를 완성했다. 이들이 더 왕성하게 자라나고 뻗어나가는 건 이제 이변이나 돌풍이 아니라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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