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한지민과 박성훈의 만남은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메인 커플이 만들어내야 할 설렘과 긴장감을 살리지 못하면서 로맨스 장르의 핵심인 텐션이 번번이 무너졌다. 결국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성적표의 아쉬움은 두 배우가 함께 쌓아야 할 케미를 완성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 2월 28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극본 이이진, 연출 이재훈)은 사랑을 결심한 여자가 소개팅에 나가 다른 매력을 가진 두 남자를 만나고 끌리고 흔들리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2부작으로 오는 5일 종영한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작품인 만큼 드라마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팬들의 기대감은 매우 컸다. 그러나 시청률은 3.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최고 4.8%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끝내 3~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이제는 시청률만으로 작품의 성패를 단정하기 어려운 시대다. 다만 한지민과 박성훈이 가진 무게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실제로 작품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면에서도 유의미한 반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작품은 연애에 상처를 입은 뒤 소개팅에 나선 이의영(한지민 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첫 소개팅 상대 송태섭(박성훈 분)은 첫 만남부터 결혼을 전제로 만날 수 있냐고 묻는 직진형 인물이다. 이후 애프터가 이어지지 않자 의영은 또 다른 소개팅에서 신지수(이기택 분)를 만나게 되고 서로 다른 매력의 두 남자 사이에서 흔들리며 본격적인 로맨스가 전개된다.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은 비현실적 판타지 로맨스보다 현실 연애의 결을 담백하게 쌓아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문제는 배우들이 그 미묘한 결을 끝내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실적인 로맨스일수록 사소한 표정 변화와 눈빛 행동 하나가 감정의 설득력을 좌우하는데 한지민과 박성훈은 이 섬세한 감정선을 끝내 자연스럽게 완성하지 못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한 이후에도 아쉬움은 이어진다. 대관람차 안에서 송태섭이 겁을 드러내고 이의영이 이를 귀엽다는 듯 달래주는 장면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로맨스 드라마 장면이다.
하지만 정작 화면에서는 귀엽고 간질거리는 분위기보다 상황만 나열된 듯한 인상이 강하다. 장난스러운 대사와 행동은 오가지만 그 안에서 느껴져야 할 설렘의 온도와 떨림이 충분히 살아나지 않는다.
로맨스 장르에서 연인이 된 이후에는 관계의 미묘한 긴장감과 눈빛에서 오가는 텐션이 매우 중요해진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달라지고 짧은 시선 교환만으로도 설렘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메인 커플은 관계가 깊어질수록 오히려 어색함이 짙어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특히 한지민은 그동안 멜로 장르에서 강점을 보여온 배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 크다. 극 중 송태섭과 신지수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의영에게 마음을 표현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만 정작 그 중심에 선 이의영의 감정선은 끝내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부 장면에서는 의영이 지나치게 계산적으로 비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배우는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하는 직업이다. 한지민은 이를 매력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다 보니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기보다 저울질하는 듯한 인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결국 여주인공의 서사가 충분히 응원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로맨스 장르에서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사랑을 함께 응원할 때 비로소 작품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이의영은 캐릭터와 배우 사이의 간극이 느껴질 만큼 어정쩡하게 남아버렸고 이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됐다.

이 틈에서 오히려 서브 남주 신지수의 존재감이 더욱 선명해졌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거침없이 직진하는 태도, 장면마다 색다른 설렘을 더하는 단단한 어조와 흔들림 없는 눈빛이 로맨스의 긴장감을 살려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지수와 더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서브 남주를 두고 고민하는 구도 자체는 작품의 재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메인 커플이 설득력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는 서브 남주의 비중만 더 커 보이는 역효과를 낳는다.
이처럼 한지민과 박성훈은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두 사람의 화제성은 분명 강력한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로맨스 장르에서 중요한 것은 이름값이 아니라 두 배우가 함께 만들어내는 감정의 밀도다. 아무리 화려한 캐스팅이라도 메인 커플의 케미가 살아나지 않으면 시청자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박성훈은 앞서 2024년 12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AV 표지를 소셜 미디어에 게시해 논란에 휩싸였던 만큼,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로맨스 장르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성훈이 비교적 로맨스 장르에 빠르게 복귀한 점, 한지민과 박성훈 모두 BH엔터테인먼트 소속이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자사 배우 중심의 캐스팅 흐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그렇다면 두 배우는 왜 이 조합이어야 했는지 결과로 증명해냈어야 했다. 하지만 로맨스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메인 커플의 케미는 끝내 힘을 얻지 못했고 결국 화려한 이름값과 같은 소속사라는 연결고리만으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은 오는 5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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