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기획은 신선했는데…'1등들', 부족한 연출에 발목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6.03.08 00:00 / 수정: 2026.03.08 00:00
'1등 중의 1등' 가리겠다는 콘셉트로 차별화
루즈한 연출→존재감 없는 패널로 아쉬움
MBC 예능프로그램 1등들이 신선한 기획을 살리지 못한 부족한 연출력으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중이다. /MBC
MBC 예능프로그램 '1등들'이 신선한 기획을 살리지 못한 부족한 연출력으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중이다. /MBC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기획은 분명히 신선했다. '1등들'은 '1등 중의 1등'을 가리겠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한 만큼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껍질을 벗겨보니 신선한 기획을 따라가지 못하는 연출의 부족함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1등들'은 역대 수많은 음악 오디션의 1등들이 모여 '1등 중의 1등'을 가리는 오디션 끝장전이다. MC는 배우 이민정과 방송인 붐이 맡았으며 가수 백지영 박지현 김채원(르세라핌), 배우 허성태 등이 패널로 출연해 활약하고 있다.

프로그램에는 그간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디션 열풍을 이끌었던 다양한 프로그램의 우승자들이 등장한다. '슈퍼스타' 허각 울랄라세션, 'K팝스타' 박지민, '우리들의 발라드' 이예지, '위대한 탄생' 백청강, '보이스코리아' 손승연 이예준, '내일은 국민가수' 박창근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각기 다른 방송사와 서로 다른 색깔의 오디션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이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을 '1등'의 자리로 이끈 대표곡을 선곡해 무대를 꾸몄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누군가에게는 새로움을 안기는 순간이었다.

또한 무대 정면에 연예인 패널단이 앉아 있는 기존 오디션과 달리 같은 '1등' 참가자들이 무대를 바라보는 구조 역시 흥미로운 설정이다. 이미 각자의 프로그램에서 정상에 오른 가수들이 서로의 무대를 지켜보며 긴장하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낸다.

1등들은 역대 수많은 음악 오디션의 1등들이 모여 1등 중의 1등을 가리는 오디션 끝장전이다. /MBC
'1등들'은 역대 수많은 음악 오디션의 1등들이 모여 '1등 중의 1등'을 가리는 오디션 끝장전이다. /MBC

무엇보다 '1등 중의 1등'이라는 타이틀을 누가 차지하게 될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프로그램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손승연 허각 이예준 등 이미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가수들이 어떤 선곡과 무대로 경쟁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기획 자체는 분명히 신선했다. 하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되자 프로그램은 이러한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연출로 인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골드라인과 레드라인으로 나뉘는 밀어내기 방식의 룰이다.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장치이지만 규칙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해 몰입을 방해한다. 순위를 한 번에 공개하기보다 하위 순위부터 차례로 올라가는 방식을 반복하다 보니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지고 흐름이 늘어진다. 긴박감을 주기 위한 장치가 오히려 지루함을 만드는 셈이다.

9명의 참가자가 경쟁하는 구조상 누군가는 후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계속해서 누군가를 제치고 제치며 올라가는 장면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경쟁의 긴장감을 강조하려는 연출이지만 그 과정이 과도하게 길어지면서 프로그램의 리듬이 깨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패널의 역할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실력으로 검증된 가수들이 경연이 펼치는 만큼 보다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평가가 더해졌다면 프로그램의 설득력이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좋았다" "감동적이었다"와 같은 감상 위주의 평이 반복되며 패널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인상을 남긴다.

1등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MBC
'1등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MBC

이 가운데 배우 허성태의 활약이 '1등들'의 재미를 책임지고 있다. 가수가 아닌 배우라는 점에서 초반에는 심사평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허성태는 진심 어린 공감과 솔직한 반응으로 색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리거나 자신의 경험을 곁들여 존경을 표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감정의 지점을 제공한다.

MC 구성 역시 균형이 아쉽다. 붐이 진행의 중심을 사실상 혼자 이끌다 보니 공동 MC인 이민정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게 느껴진다. 프로그램 흐름이나 결과 발표 장면에서도 붐의 역할이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MC 투톱 체제의 의미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1등들'은 이미 수많은 시청자들의 응원과 사랑 속에서 정상에 올랐던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다. 오디션 열풍의 중심에 있던 목소리들이 한 무대에서 다시 경쟁하는 장면은 분명 특별한 순간이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신선한 기획과 화려한 라인업이라는 강점을 충분히 살렸다면 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등들'이 앞으로 남은 방송에서 연출의 균형을 되찾고 참가자들의 무대와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1등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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