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싱어송라이터 공원(gongwon)은 현시점에서 '새로운 인디 신 슈퍼스타'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신인이다.
2025년 3월 첫 EP '01'와 같은해 9월 싱글 '메아리'가 리스너에게 호평받으며 공원은 단숨에 '슈게이즈 신성'으로 떠올랐고 10월에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5' 무대에도 초대받았다.
게다가 공원은 2025년 10월 14일부터 방송된 JTBC '싱어게인4'에 출연해 TOP10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하면서 대중적으로도 얼굴과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에 성공했다.
이러한 실적을 인정받아 공원은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록 수상은 실패했지만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충분한 보증서가 된다.
이처럼 2025년을 알차게 보낸 공원이 이제 더 큰 성과와 목표를 위한 2026년 활동을 시작했다.
2월 24일 두 번째 EP '0'을 발매한 공원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공원스크립트 가로수길점에서 '0' 청음회를 열고 직접 새 EP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에 앞서 공원은 <더팩트>와 만나 새 앨범을 소개하고 2025년 활동의 소회를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번 EP '0'에서 처음 궁금했던 점은 읽는 방법이다. 전작인 EP '01'은 다분히 '공원'을 의도한 것이 분명했지만, 이번 '0'은 '공'과 '영', '제로' 중 어떤 것이 맞는지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에 공원은 "사실 나도 아직 고민 중이다. '공'도 되고 '영'도 된다"라며 웃었다. 다만 청음회가 시작되고 나서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영'이 좋을 것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번 앨범 '0'의 주제는 '자기애'다. 공원은 이번 앨범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 했던 일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공원은 "이번 앨범은 나를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며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단계를 많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스스로를 솔직하게 직면해야 한다'였다. 사랑의 출발점인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세 번째, 아무리 많은 단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면 다시 '스스로를 사랑하는' 첫 번째 단계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과 감정을 담았고 나도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앨범"이라고 덧붙였다.

EP '0'에는 더블 타이틀곡 '나의 무기'와 '거울'을 비롯해 선공개곡 '곰팡이', '자장가', '물과 구름', 'Interlude(인터루드)'까지 총 6개 트랙이 수록됐다.
이번 앨범 역시 버징(Buzzing, 주로 기타에서 웅웅거리는 노이즈를 가리킴)에 가까운 기타 사운드로 '소리의 벽'을 쌓는 슈게이즈의 특징이 곳곳에 담겨 있다.
사실 공원이 이처럼 많은 관심을 받은 데에는 이 슈게이즈라는 장르도 이유가 됐다.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곤 하지만 슈게이즈는 여전히 마이너 취급을 받는 장르인 데다가, 특유의 처절한 사운드로 인해 가사에도 좌절, 절망, 위태, 불안, 자기혐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공원은 이런 슈게이즈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너무 과하지 않은 적정선을 찾아내 기존 슈게이즈 팬은 물론 대중적인 팬까지 자신의 음악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슈게이즈라는 장르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예전에는 포크나 발라드 음악을 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욱 잘 담을 수 있는 장르를 찾다가 슈게이즈를 알게 됐다"며 "슈게이즈라는 장르 안에 다양한 음악 요소가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슈게이즈는 장르 특성상 음악을 만드는 뮤지션도 큰 좌절이나 절망 등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공원 역시 마찬가지인지 묻자 그는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라고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슈게이즈가 극단적으로 가면 엄청나게 시끄러운 곡도 많다. 그런데 그 시끄러움 가운데 뭔가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있더라"라고 슈게이즈에 빠진 계기를 밝혔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때 느낀 감정은 그의 활동명인 공원에 담긴 뜻과도 일맥상통한다. 공원은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박 씨여서 'Park'에서 따와 공원이라고 했다.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쉬어 갈 수 있는 공원 같은,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음악을 하면 좋겠다는 의미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 바람처럼 공원의 음악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 수상은 불발됐지만 이 기세라면 제2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더 큰 상도 노려볼 만하다.
공원은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 직접 다녀왔다. 수상은 진짜 기대를 안 했다. 그냥 후보에 오르고 그 현장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고 수상에 욕심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공원은 "내년에는 꼭 상을 타고 싶다. '올해의 앨범'이 가장 받고 싶다. 올해는 어쨌든 록으로 채울 거니까 록 음반·노래도 타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 목표를 위해 공원은 올해도 '열일'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원은 "당분간 페스티벌 위주로 출연하려고 한다. 당장 3월 21일 '더 글로우' 페스티벌에 출연한다"고 이후 행보를 알렸다.
더불어 그는 "이번 앨범의 곡들은 라이브가 진짜 제맛이다. 현장에서 밴드가 직접 연주하는 사운드를 들으면 훨씬 더 음악 안에 있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며 "우리의 에너지도 라이브에서 완전히 다르다. 꼭 라이브로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더 많은 사람을 라이브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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