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이제훈, '모범택시'의 다음을 가능하게 만든 이름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1.22 00:00 / 수정: 2026.01.22 00:00
시즌제 한계 깨고 시즌3까지 완주…시즌4까지 바라보는
데뷔 20주년 맞은 이제훈…"초심 잃지 않을 것" 강조
배우 이제훈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1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3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온
배우 이제훈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1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3'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온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이제훈에게 '모범택시'는 단순한 필모그래피 그 이상이다. 6년이라는 시간 동안 김도기라는 이름으로 운행하며 대상을 두 번이나 거머쥐었고, '무지개 운수'라는 또 하나의 가족을 얻었다. 스스로를 "운 좋은 배우"라 말하면서도 다음 운행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지우고 새로 채울 준비가 돼 있다는 이제훈이다.

이제훈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시즌3'(극본 오상호, 연출 강보승, 이하 '모범택시3')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 1, 2에 이어 다시 한번 택시기사 김도기 역으로 활약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0일 16부를 끝으로 막을 내린 '모범택시3'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모범택시3' 역시 앞선 시즌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최고 시청률 14.2%를 기록하며 시즌제의 바람직한 행보를 보여줬다.

시즌1부터 극을 이끌어온 '타이틀롤' 이제훈의 감회는 남달랐다. 그는 "시즌3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저에게는 너무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1, 2를 거치며 쌓인 호흡과 신뢰도 있었지만 시즌3 역시 사랑받기 위해 모두가 분명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지막 촬영 날의 기억은 깊게 남아 있다. 이제훈은 "시즌1 때와 같은 택시회사 공간에서 시즌3도 마무리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오지 않을 장소라는 생각이 들자 촬영이 끝난 뒤에도 배우들이 해 질 때까지 그곳을 서성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웃고 사진도 찍었지만 마음 한켠이 헛헛했다. 굉장히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모범택시'가 이제훈에게 또 남다른 이유는 이 작품을 통해 무려 두 차례 'SBS 연기대상' 대상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훈은 상의 의미를 개인에게만 돌리지 않았다. 그는 "상이 주는 무게감은 분명 있지만, 혼자 잘해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시리즈는 모두가 모여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받은 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모범택시'를 대표해 받은 것"이라며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는지까지 시청자에게 전달됐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었다"고 짚었다.

배우 이제훈이 모범택시3에 대한 고무적인 성과와 반응에 만족해 하면서도 시즌4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SBS
배우 이제훈이 '모범택시3'에 대한 고무적인 성과와 반응에 만족해 하면서도 시즌4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SBS

시즌4에 대한 질문에는 현실과 바람을 분리해 답했다. 그는 "'시즌4를 한다'고 보장된 것은 아직 없다"며 "결정은 제작사와 플랫폼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반응도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모범택시'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규정했다. "몸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이 시리즈는 저라는 배우를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한 시리즈를 오랜 시간 시청자와 함께해온 경험 자체가 배우로서 큰 축복"이라며 "여기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전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김도기라는 인물도 변화했다. 이제훈은 "시즌1은 증명의 시간이었다"며 "다크한 출발점 속에서 코믹, 액션, 감정을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2에서 조금 더 유연해졌다면 시즌3에서는 온전한 가족이 됐다는 느낌이 컸다"며 "솔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받쳐주는 울타리가 있다는 안정감이 캐릭터에도, 실제 현장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지개운수 식구들과 함께한 시간이 어느덧 6년이 됐지만 여전히 낯설지 않다"고 웃었다.

시즌제 작품의 숙제도 분명했다. 이제훈은 "같은 포맷이 반복될수록 새로움이 관건이었다"며 "에피소드마다 정해진 로직 속에서도 디테일과 흡입력을 놓치지 않으려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크립트를 대하는 태도도, 캐릭터를 빚는 과정도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즐거움도 있었지만 부담 역시 컸다. 스스로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은 지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제훈 모범택시3에 빌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컴퍼니온
배우 이제훈 '모범택시3'에 빌런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을 한 명 한 명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컴퍼니온

시즌3를 채운 빌런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일본 로케이션으로 함께한 카사마츠 쇼에 대해 그는 "존재만으로도 몰입감을 끌어올린 배우"라고 평가했다. 윤시윤에 대해서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 외적인 변화부터 연기까지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음문석, 김성규, 김종수 등과의 작업 역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장나라에 대해서는 "출연 자체가 기적 같았다"며 "마지막 장면에서 얼굴을 보는 순간 대사를 잊을 정도로 강렬했다. 대상 배우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모범택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인 부캐 연기에 대해서는 솔직한 고백이 나왔다. 이제훈은 "즐겁기보다는 할 때마다 현타가 왔다"며 "특히 호구 도기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K-팝 매니저 부캐에 대해서는 "걸그룹 안무를 대충 할 수는 없었다"며 "골반부터 안 쓰던 몸을 끄집어내는 과정이 정말 괴로웠다"고 웃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습을 떠올리며 "아이돌들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노고를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제훈은 스스로에 대해 "아직 안 한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 로맨틱 코미디도 갈증이 있고 완전한 빌런도 기다리고 있다"며 "많은 창작자들이 저를 떠올려주고 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모범택시'와 비슷한 포맷은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대신 '모범택시'도 하는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이제훈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이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SBS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우 이제훈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이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SBS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이제훈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신기하기도 감회가 남다르기도 하다는 그는 얼떨떨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제훈은 "연기하겠다고 학교를 휴학하고 연기 학원에 등록하고, 대학로를 기웃거리던 시절이 생각난다. 처음 단편 영화를 찍었던 순간으로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건데 믿기지 않는다"며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큰 사고 없이 좋은 작품들을 잘 만날 수 있었서 다행"이라면서도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내가 거쳐온 20년의 시간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이 더 길다고 생각한다. 아직 반도 안 왔기 때문에 변함없이 걸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즉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이 20주년을 보내고 있는 이제훈이 가장 크게 생각하는 목표다.

"제가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었는지, 배우가 되고 싶었는지 잊지 않았어요. 또한 작품 안에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뻤던 그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똑같고요. 이와 같은 태도가 앞으로도 계속 변하지 않았으면 하고 저 역시 이 '초심'을 지키면서 더 열심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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