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백종원 리스크' 짊어진 '흑백요리사2', 시즌1 넘을 수 있을까
  • 최현정 기자
  • 입력: 2025.12.16 10:00 / 수정: 2025.12.16 10:00
심사위원 백종원 위상 극과 극으로 달라져
'백종원 논란' 뛰어넘을 안성재와 참가 셰프 활약 기대
넷플릭스가 공개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공식 예고편과 셰프 소개 영상에는 심사위원 백종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계속해서 게재되고 있다./넷플릭스
넷플릭스가 공개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공식 예고편과 셰프 소개 영상에는 심사위원 백종원을 비난하는 댓글이 계속해서 게재되고 있다./넷플릭스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시즌1보다 프로그램의 규모와 무게감은 더 커졌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떠받드는 두 개의 기둥 중 하나가 완전히 무너졌다.

16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2일과 3일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에 '흑백요리사2' 공식 예고편과 참가 셰프 소개 영상을 게재하고 본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큰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의 후속 시즌답게 해당 영상은 각각 조회수 23만 회와 25만 회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반응이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는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인 백종원을 향한 비판과 조롱이 도배 수준으로 게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백종원은 '흑백요리사' 시리즈에 출연한 모든 출연자를 통틀어 가장 드라마틱하게 입지가 뒤바뀐 인물이다. '흑백요리사1' 방영 당시만 해도 백종원은 '미쉐린 3스타' 안성재 셰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요식업계 최고 거물이었지만 올해 1월 불거진 '빽햄 논란' 이후 그는 음식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약아빠진 장사꾼으로 위상이 추락했다.

일례로 위키 사이트에 기록된 백종원의 '논란'과 '위법행위'로 의혹을 받은 항목만 세어 봐도 60개가 넘어간다.

이로 인해 사정이 난처해진 건 제작진이다. '흑백요리사1'의 히트에 힘입어 제작진은 2024년 10월 시즌2의 제작을 확정하고 안성재와 백종원을 다시 심사위원으로 섭외해 촬영에 돌입했으나 프로그램의 촬영 도중 백종원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촬영을 마치고 정상적으로 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흑백요리사2'에 출연하는 셰프 라인업이 공개되자 논란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하는 셰프들의 명성이나 요리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시즌1보다 한층 더 높아졌다는 평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백수저로 참가하는 후덕죽 셰프나 박효남 셰프 등은 각각 한국 중식계와 프랑스 요리계에서 자타공인 넘버원으로 손꼽히는 인물이고 다른 참가자도 모두 요리로 일가를 이룬 입지전적 셰프들이다.

이런 셰프를 프랜차이즈 중식점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일으킨 백종원이 심사하는 게 과연 옳냐는 것이다.

특히 흑수저 중에서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1차 미션이 시즌1과 동일하게 진행된다면 문제는 더 커질 여지가 있다. 안성재 셰프가 심사를 맡은 쪽은 문제가 없겠지만 백종원이 심사를 맡은 쪽은 분명 신뢰성에 의심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흑백요리사2에는 자타공인 한국 요리계 최고봉으로 꼽히는 셰프가 다수 참가한다. 전문성이 부족한 백종원이 이들의 심사를 맡는 것이 적절한 지를 두고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는 자타공인 한국 요리계 최고봉으로 꼽히는 셰프가 다수 참가한다. 전문성이 부족한 백종원이 이들의 심사를 맡는 것이 적절한 지를 두고 많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넷플릭스

음식 예능에서 심사위원은 시청자의 미각을 대신 맡아 맛 평가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심사위원의 전문성과 신뢰성이 특히 중요하지만 백종원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잃었다.

이는 지나친 걱정이 아니다. 백종원으로 인해 벌어질 일은 이미 MBC '남극의 셰프'가 보여주고 있다. 백종원의 복귀 방송으로 관심을 모았던 '남극의 셰프'는 방영 이후 악의적인 편집이나 묘사, 조작 등을 의심하는 반응이 쏟아지며 온갖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흑백요리사2'라고 해서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기둥인 안성재 셰프는 여전히 견실한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이지만, 박수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처럼 한쪽만 가지고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요식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A씨는 "솔직히 요식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과거 SBS '골목식당' 시절부터 백종원에게 의아함을 품는 목소리가 많았다. 단적인 예로 설탕과 조미료 부어 넣으면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다. 그걸 적게 사용하고 맛있게 만드는 게 실력인데 백종원의 레시피를 절대적인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며 "현업 종사자 입장에서는 백종원이 하는 말도 모순된 게 많고 이상한 것도 많았는데 그때는 신적인 존재로 군림하던 시기라 비판하면 오히려 욕을 먹어서 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흑백요리사'가 원체 큰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이고 시즌2에 출연하는 셰프들도 너무 대단한 사람이 많아서 흥행 자체는 잘 될 수 있다면서도"하지만 백종원의 존재는 분명 '흑백요리사2'에 악재"라고 말했다.

또한 A씨는 지금 백종원이 고민해야 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시스템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주변에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다 접은 사람이 많다"며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는 본사 재료비는 싸지 않고 제품의 가격은 싸다. 박리다매로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인데 과거 백종원이 인기 있었을 때는 이게 가능했었다. 그나마도 다른 곳은 1개를 팔 때 2개, 3개를 팔아야 하는 식이라 체력을 갈아 넣어야 했다. 들어가는 노력 대비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다. 방송을 통한 이미지 회복이 이미 어려워진 지금은 프랜차이즈를 유지하기 위한 구조 개선에 더 집중해야 맞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방송계에서도 '백종원 리스크'에 우려를 드러냈다. 방송 관계자 B씨는 "'오징어 게임2'도 분명 흥행은 했지만 시즌1에 비해 좋은 평은 받지 못했다. '흑백요리사2'도 그와 비슷한 상황이 될까 걱정이다"라며 "물론 드라마와 예능은 다르긴 하지만 기대감이 크면 실망감도 크기 마련이다. 또 '남극의 셰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프로그램의 내용이 아니라 백종원과 논란에만 포커스가 맞춰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그나마 시즌1에 출연한 셰프들이 꼭 승리하지 않아도 리스펙트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평소라면 절대 보기 어려운 거물급 셰프가 다수 참가한 것은 다행이다"라며 "안성재 셰프와 참가자들이 '백종원 리스크'를 뛰어넘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백요리사2에는 백수저뿐만 아니라 흑수저에서도 유명 셰프가 다수 출연한다. 흑백요리사2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들의 활약이 백종원 리스크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평이 나온다./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는 백수저뿐만 아니라 흑수저에서도 유명 셰프가 다수 출연한다. '흑백요리사2'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이들의 활약이 '백종원 리스크'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평이 나온다./넷플릭스

결국 '흑백요리사2'가 기대할 지점은 안성재 셰프와 참가자들의 활약이다. 과연 '흑백요리사2'가 '백종원 리스크'를 짊어지고도 시즌1을 뛰어넘는 성공과 평가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흑백요리사2'는 1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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