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언포게터블 듀엣', 눈시울 붉어지는 기적의 시간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11.19 00:00 / 수정: 2025.11.19 00:00
치매 환자와 가족의 듀엣…노래 통해 소환하는 기억
총 8부작…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방송
언포게터블 듀엣이 치매 환자와 가족의 듀엣 무대로 노래가 선사하는 기적을 전하고 있다. /MBN
'언포게터블 듀엣'이 치매 환자와 가족의 듀엣 무대로 노래가 선사하는 기적을 전하고 있다. /MBN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오디션과 경연 중심인 음악 예능의 지평을 넓힌 프로그램이 나타났다. 경쟁보다는 진정성이 빛나는 '언포게터블 듀엣'은 기억을 잃어가는 치매 환자와 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인 소중한 가족의 듀엣 무대로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추억이 담긴 노래를 부르며 기억을 더듬어 가는 이들의 여정은 노래가 선사하는 드라마틱한 기적 그 자체로 코끝이 시큰해지는 벅찬 감동을 전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첫 방송한 MBN 예능 프로그램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다. 가수 장윤정이 메인 MC로, 코미디언 조혜련과 가수 손태진 그리고 그룹 오마이걸(OH MY GIRL) 효정이 패널로 활약한다. 총 8부작으로 현재 2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프로그램은 출연자의 기억 속 노래를 찾아가는 여정과 가족이 함께 만드는 듀엣 무대 그리고 그들 모두를 위로하는 '메모리 싱어'의 헌정 무대를 전한다. 치매라는 병과 마주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며 잊지 못할 기억을 덧대어주는 잔잔한 선물과도 같은 하루를 선사하는 예능이다.

당초 '언포게터블 듀엣'은 지난해 추석 특집으로 방송된 파일럿 예능에 불과했으나 호평을 받아 정규 편성돼 눈길을 모았다. 특히 지난해 방송에서 뮤지컬 배우 홍지민과 치매 환자인 그의 어머니 김유옥 여사 등이 듀엣 무대에 오른 모습이 감동과 울림을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프로그램은 아시아 전역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에서 리얼리티쇼 부문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방송한다.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방송한다. /MBN

성원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언포게터블 듀엣'은 해당 회차의 '메모리 싱어'가 출연자인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소개하는 구조로 시작된다. 곧이어 이들의 일상이 공개되는데 첫 회에서는 전설의 밴드 '사랑과 평화' 보컬 이철호가 치매를 앓는 자신의 어머니 김정옥 여사를 홀로 돌보며 살아가는 내용이, 2회에서는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아 항암 치료를 이어가는 가수 이사벨라가 요양원에 있는 치매 환자인 남편 이호만 씨를 매주 찾아가며 사랑을 이어 나가는 내용이 그려졌다.

일상을 공개한 이들은 제작진이 준비한 기억 버스에서 '메모리 싱어'와 함께 그간 살아온 인생을 마주하며 기억을 더듬는다. 젊은 시절의 사진, 자식의 졸업 앨범, 가족과의 추억이 깃든 소품 등이 진열된 인생을 담은 작은 박물관 같은 버스 안에서 이들은 추억을 마주하며 평소 잘 기억 못했던 것도 기억해 내는 짠함 울림을 전했다.

특히 일상에서 사람 얼굴 물건 이름 등을 기억하지 못했던 김유옥 여사가 먼저 세상을 떠난 막내아들의 대학 졸업 사진을 보내 대학교 이름을 기억해 내고 10년 전 사업 실패로 아내와 어렵게 옷 장사를 시작했던 이호만 씨가 옷이 가득 담긴 봉지를 보고 아내를 향해 "미안해"를 연신 반복한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기억 버스에서는 치매 환자가 인생의 추억이 담긴 노래 3곡을 듣는 시간이 진행된다. 치매로 눈 코 입 등 간단한 단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출연자들은 신기하게도 즐겨 부르던 노래와 출근길 노래, 아들의 노래, 아내가 불러줬던 노래 등이 흘러나오자마자 박수를 치며 음정과 가사를 또렷이 기억해 내 따라 부르는 모습으로 경이로움을 안겼다.

추억이 담긴 3곡 중 한 곡을 선택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펼치는 듀엣 무대에서 감동은 점차 고조된다. 치매를 앓고 있는지 모르게 노래의 첫 소절을 정확히 기억해 내 부르는 출연자와 그가 노래를 편하게 부를 수 있게 추임새를 넣으며 노래의 빈 공간을 채우는 가족의 화음은 사랑하는 관계 사이 형성된 아름다운 감정선을 전달하며 애틋함을 배가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다.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다. /MBN

특히 경연과 오디션 중심의 다른 음악 예능에서 선보이는 화려한 무대 연출과 기교보다는 환자와 가족이 전하는 목소리의 떨림과 표정, 감정 전달이 돋보여 감동을 더욱 키운다. 기억을 더듬어 노래를 부르는 출연자와 그의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노래 호흡을 맞추려는 가족의 진심이 감정선과 진정성을 살아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감동의 클라이맥스는 '메모리 싱어'가 장식한다. '메모리 싱어'는 출연자와 가족이 부른 듀엣에 답가 형태로 노래를 부르며 그들의 삶을 음악으로 위로한다. 첫 회에서는 가수 인순이가 "오늘 이 시간은 살아온 인생과 청춘을 추억하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고 말하며 김유옥 여사를 위해 따뜻하고 섬세한 목소리로 '선물'을 가창했고 2회에서는 가수 박정현이 이사벨라와 이호만 씨를 위로하며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애절하게 가창해 울림을 선사했다.

이처럼 '언포게터블 듀엣'은 음악이 일으키는 기적의 시간을 선사하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출연자를 인생의 주인공으로 존중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이 잊어버린 소중한 시간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음악을 통해 첫 회에서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가 재조명되는 기적을, 2회에서는 기억은 희미해져도 아내를 향한 사랑은 잊지 않는 남편의 기적을 보여줬다.

치매 환자의 인생 속의, 가족과의 추억 속의 귀중한 노래를 통해 기억을 되짚으며 출연자가 가족과 다시 마음이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언포게터블 듀엣'은 뭉클한 감동과 전율을 일으키며 차별화된 음악 예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남은 회차에서 보여줄 또 다른 기적과 따뜻한 감동에 기대가 커진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저녁 10시 2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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