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설기현·이근호, 우리가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는 이유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10.24 07:00 / 수정: 2025.10.24 07:00
은퇴한 레전드 선수들의 또 다른 기회의 장
'슈팅스타', 시즌1에 힘입어 시즌2까지…이근호·구자철 합류
축구선수 출신 설기현(왼쪽)과 이근호가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시즌2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축구선수 출신 설기현(왼쪽)과 이근호가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시즌2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아직 우리가 그라운드를 떠날 수 없는 모든 이유가 이곳에 있다.'

'슈팅스타'의 시놉시스 중 한 문장이다. 그리고 설기현과 이근호는 은퇴한 한국 레전드 선수들이 다시 한번 자존심을 걸고 그라운드에 오른 이유와 그리고 그들이 여전히 레전드로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설기현과 이근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시즌2(이하 '슈팅스타2')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각각 코치와 선수로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두 사람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슈팅스타2'는 은퇴 후 제대로 진자 축구를 즐길 줄 알게 된 레전드 스타 플레이어들이 K3리그에 도전하는 성장 축구 예능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슈팅스타'의 새로운 시즌으로 앞서 'FC슈팅스타'는 불가능할 줄 알았던 K3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이에 한층 강화된 선수진과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 설기현 코치와 함께 시즌2로 돌아왔다.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공개되며 현재 8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돌아온 'FC슈팅스타'는 진짜 프로들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K3리그 선수들과 경쟁을 펼친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FC슈팅스타' 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적 역시 2무 3패로 K4리그를 휩쓸던 시즌1의 기억이 무색하고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근호는 "선수 생활 내내 이렇게 첫 승이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라며 "솔직히 조금 만만하게 봤던 것 같다. 촬영 초반에 '가서 조금만 더 준비하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현장에 갔는데 오만이었다"고 털어놨다.

설기현 코치 역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그는 "시즌1에서 잘하니까 이번에도 쉽게 갈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울 만큼 달랐다"며 "(이)근호나 (구)자철이 같은 베테랑이 와도 팀 전체 밸런스가 단숨에 바뀌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3와 K4의 차이를 몰랐어요. 수준이 다르더군요. 또 시즌1을 본 상대팀들이 이미 저희에 대한 준비도 마친 상태였어요. 반면 우리는 시즌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한 팀이 아니다 보니 합을 맞추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더욱 비교가 되더라고요. 다들 반응도 빠르고 결정력도 좋고 수준이 달랐죠. 상대가 너무 강했어요."(설기현)

슈팅스타 시즌2에서 코치로 활약 중인 설기현이 시즌1과의 차이점과 감독님의 전술 등에 대한 소신 등을 밝혔다. /쿠팡플레이
'슈팅스타' 시즌2에서 코치로 활약 중인 설기현이 시즌1과의 차이점과 감독님의 전술 등에 대한 소신 등을 밝혔다. /쿠팡플레이

이근호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최용수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프로 무대에서도 '호랑이 감독'으로 불리던 그를 예능에서 만난 소감은 어땠을까. 이근호는 "내가 예상하는 것과 많이 달랐다"며 "처음에는 주변 선수들에게 감독님 화나면 무서우니 조심하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위트도 있고 맥을 잘 짚는다. 선수들이 필요할 때는 강하게 했다가 풀어주는 등 밀고 당기기도 잘한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는 감독님이 아무래도 프로팀에 있을 때보다는 유하게 해주는 것 같다. 어쩌면 '깨어 있는 지도자' 상을 바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그는 "때로는 방송과 승부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결국 팀을 살리는 선택을 하더라"고 덧붙였다.

시즌2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파트리스 에브라의 등장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에서 박지성과 함께 뛰며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한 그는 '슈팅스타2'에서 박지성 단장과의 인연으로 특급 용병으로 출연했다.

설기현은 에브라의 출전 당시를 떠올리며 "이틀 전에 비행기 타고 와서 오후에 훈련을 하는 것부터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훈련도 참여하고 다음날에는 다른 스케줄도 소화했다. 그리고 경기를 뒤는데 부상이 올 것 같았다"며 "우려와 달리 너무 열심히 하고 잘하다러. 심지어 90분 풀경기를 뛰었다. 당시 스코어는 이기지 못했지만, 경기 내용 자체는 좋았다"고 돌이켰다.

이근호 또한 "에브라가 경기 전 미팅에서 직접 연설도 했다.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것이 놀라웠다. 실제로 몸을 던지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며 "예능 속 에브라가 아니라 진짜 맨유의 에브라를 봤다. 이 선수가 왜 세계적인 최고의 선수인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축구선수 출신 이근호가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가운데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의 마음가짐 변화를 전했다. /쿠팡플레이
축구선수 출신 이근호가 쿠팡플레이 예능프로그램 '슈팅스타' 시즌2에 새롭게 합류한 가운데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의 마음가짐 변화를 전했다. /쿠팡플레이

이근호는 '슈팅스타'에 올 때면 대표팀에 오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단다. 그는 "같이 뛰었던 형, 동생들이 한 팀에 모였어요. 그게 말이 안 되잖아요. 축구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팀은 연패 속에서도 서서히 반등의 기운을 보이고 있다. 설기현은 "마지막 세 경기부터 조직력이 살아났다. 시즌3로 간다면 충분히 승격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근호는 "이제 서사는 쌓였다. 남은 세 경기 안에 우리가 준비한 걸 다 보여줄 것"이라며 "결국 터질 때가 왔다"고 말했다.

'슈팅스타'는 궁극적으로 은퇴한 선수들에게 또 다른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누구보다 '슈팅스타'의 취지를 느끼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실제로 이근호는 "현장에서 뛰고 있을 때는 몰랐어요. 은퇴하고 나니까 그라운드가 얼마나 그리운지 알겠더라"고 전했다.

"여긴 여전히 살아있는 곳이에요. 치열함도, 실패도, 동료의 온기도 다 느낄 수 있죠. 축구는 좋고 슬픈 모든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그라운드는 가장 생동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게끔 하는 곳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어요."(이근호)

"선수들이 은퇴 후 두려움을 느끼는데 '슈팅스타'가 그걸 덜어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다음 단계로 나아갈 힘을 주죠."(설기현)

"우린 아직 축구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이에요. 이 프로그램이 더 오래 이어져서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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