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허남준, 따뜻한 기억이 된 '백번의 추억'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10.23 00:00 / 수정: 2025.10.23 00:00
동인 백화점 사장 아들 한재필 役 맡아 활약
"장르 불문하고 더 자신감 있게 도전하고 싶어"
배우 허남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이치솔리드
배우 허남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이치솔리드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카리스마 있고 거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배우 허남준이 '백번의 추억'을 통해 사랑에 빠진 순정남의 매력을 드러냈다. 제대로 된 로맨스 연기를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그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심사숙고하며 작품에 임했다. 도전한 만큼 한 뼘 더 성장한 그에게 '백번의 추억'은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따뜻한 기억이 가득한 작품이 됐다.

허남준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연출 김상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동인 백화점 사장 아들 한재필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캐릭터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고영례(김다미 분)와 서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한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청춘 멜로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19일 종영했다.

첫 회 시청률 3.3%(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작품은 점차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에 마지막 회에는 8.1%를 찍으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방영 동안 1980년대 청춘의 우정과 첫사랑 서사로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호평받았으나 다소 부족한 고증 등으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허남준은 "실감이 안 나고 허전하다"며 "제 연기가 만족스러운 적은 없었는데 그래도 잘 표현돼야 하는 것들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집에서 만족스럽게 재밌게 봤다"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배우 허남준이 백번의 추억에서 잘생긴 외모와 배경 덕분에 백마 탄 왕자로 불리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재혼을 겪으며 외로움을 안게 된 한재필 역을 맡아 연기했다. /SLL
배우 허남준이 '백번의 추억'에서 잘생긴 외모와 배경 덕분에 '백마 탄 왕자'로 불리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재혼을 겪으며 외로움을 안게 된 한재필 역을 맡아 연기했다. /SLL

허남준은 극 중 동인 백화점 사장 아들 한재필 역을 연기했다. 한재필은 잘생긴 외모와 배경 덕분에 '백마 탄 왕자'로 불리지만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재혼을 겪으며 외로움을 안게 된 인물이다. 언젠가 아버지에게 '결정적 한 방'을 날리겠다는 마음에서 복싱을 시작하지만 영례와 종희를 만나면서는 사랑에 직진하는 로맨티시스트로 변모하는 캐릭터다.

허남준은 질풍노도 청춘에서 로맨티시스트로 변하는 한재필 캐릭터의 순수함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순수함을 중점적으로 전하려고 했다. 그리고 성숙해져 가는 과정 속의 재필이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초반부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재필이는 한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아이가 아이다울 수 없는 모습을 전하려고 했어요. 그다음에는 소울메이트 같은 영례를 만나면서 자신을 드러내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인간적으로 편해지는 캐릭터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후반부에는 아이 같은 모습이 나오길 원했어요. 천진난만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작품의 전반부인 6회까지 허남준은 고등학생 역할로 나왔다. 허남준은 1993년생으로 올해 만 32세다. 극 중 또래로 나온 김다미는 2살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동안으로 유명하고 신예은과는 5살 차이가 난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작품이 방영되는 동안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허남준의 모습이 다소 어색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런 만큼 부담감은 없었을까.

허남준은 "늙어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하고 자신 있게 연기했다"며 "아쉽게 느끼신 시청자분들이 계셔서 안타깝다. 1980년대를 많이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그 당시 분들이 많이 성숙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분들께서 이질감을 느끼실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 했다.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해 '웃픔'(웃음과 슬픔)을 자아냈다.

배우 허남준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연기든 다 힘들지만 로맨스 연기는 특히나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SLL
배우 허남준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연기든 다 힘들지만 로맨스 연기는 특히나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SLL

허남준이 제대로 된 로맨스를 펼치는 것은 '백번의 추억'이 처음이다. 그만큼 그는 로맨스 연기를 펼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허남준은 "어떤 연기든 다 힘들지만 로맨스 연기는 특히나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섬세한 정서를 표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다 보니 로맨스 장르가 어렵더라. 그래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돌이켰다.

"작품 중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상대방과 정서를 잘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느 순간 연기를 하면서 상대방의 정서가 잘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때 상대방과 정서 교류가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서 만족감이 들었어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 컷 소리가 날 때는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반부인 7회부터는 작품의 배경이 7년 뒤로 흐른다. 전반부에 고등학생이었던 한재필은 후반부에 인턴 의사로 등장한다. 로맨스의 흐름 역시 이때를 기점으로 뒤바뀐다. 전반부에서 한재필은 서종희와 만났으나 그에게서 이별을 통보받고 후반부에서 한재필은 고영례와 사랑을 이뤘다. 작품 속 러브라인과 관련해 인물이 가진 7년의 공백에 대해서 허남준은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증이 나왔다.

"7년 뒤 영례와의 관계를 표현할 때 제가 목표했던 것이 있었어요. 종희라는 첫사랑이 떠나고 연애도 못 한 상태에서 영례는 계속 재필이 옆에 있어 줬어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재필이가 아직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순수한 친구였기 때문에 영례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무엇인가 채워지는 감정만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이런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배우 허남준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백번의 추억은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에이치솔리드
배우 허남준은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백번의 추억'은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에이치솔리드

한재필을 연기하면서 두 여성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허남준은 김다미 신예은과 로맨스 연기를 펼치면서 편안함을 느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되게 편안한 스타일이었다. 연기하고 대화하면서 어느 순간 되게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을 깨달았다"고 들려줬다.

"다미와 예은이 모두 제가 안 웃긴 농담을 해도 잘 웃어줄 만큼 좋은 동료들이었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많이 얻고 촬영하면서도 제 연기가 어땠는지 솔직하게 물어볼 수 있었어요. 정말 따뜻한 사람들이었고 의지도 많이 됐고 많이 대화하면서 촬영했어요."

그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허남준에게 '백번의 추억'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작품 할 때마다 스스로 작더라고 도전하는 것들이 있다. 제가 하는 해석과 표현들이 빗나가더라도 일단 도전해 본 후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잡아 나간다. 그렇게 연기할 때 재미를 느낀다. 앞으로도 장르를 불문하고 더 자신감 있게 용기 있게 도전해 나가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렇다면 허남준의 도전이 담긴 '백번의 추억'은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이번 작품은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데뷔한 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을 시간이 지나고 찾아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요. 그런데 '백번의 추억'은 너무 따뜻했던 것 같아요. 제가 순수했고 그 순수함을 지키려고 용기를 내며 살았던 모습이 담긴 작품 같아요.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아서 한 번씩 제가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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