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신예은, '백번의 추억'을 향기로 기억하게 만든 힘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10.22 07:00 / 수정: 2025.10.22 07:00
극 중 신입 버스 안내양 서종희 役으로 열연
"에너지 만들어내는 배우 되고파"
배우 신예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앤피오
배우 신예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앤피오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백번의 추억'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주역은 단연 신예은이다. 주연들과의 호흡은 물론 작품 전체에 온기를 더하는 에너지까지. 인터뷰에서 마주한 그는 화면 속보다도 훨씬 밝은 기운을 지닌 배우였다. '케미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말이 아니라는 걸 짧은 시간 안에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배우 신예은이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극본 양희승, 연출 김상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신입 버스 안내양 서종희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100번 버스 안내양 영례(김다미 분)와 종희(신예은 분)의 빛나는 우정 그리고 두 친구의 운명적 남자 재필(허남준 분)을 둘러싼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19일 종영한 가운데 신예은은 "너무 빨리 끝나는 느낌이다"라고 회상했다.

"1년 동안 종희로 살아가는 시간이 너무 따뜻했어요. 다양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안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행복한 순간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사진첩 둘러보면서 그때 추억을 떠올리고 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촬영장의 분위기와 냄새가 향기로 기억되는 것 같아요. 냄새는 따뜻하면서 햇살에 차분해지는 느낌이에요. 마치 고양이가 식빵을 구울 것 같은 그런 향기랄까요.(웃음)"

신예은은 극 중 청아운수에 혜성처럼 나타난 신입 버스 안내양 서종희로 분했다. 예쁜 외모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단숨에 주변의 시선을 모으지만 동시에 질투와 견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이다. 처음 버스 안내양 역할을 도전해 본 만큼 신예은도 신기했단다.

배우 신예은이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서종희 역으로 열연했다. /SLL
배우 신예은이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에서 서종희 역으로 열연했다. /SLL

"어린 시절 만화를 볼 때 이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되게 멋있게 보였어요. 그래서 버스 안내양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되게 신났죠. 빵모자도 써보고 옷도 입어보고 돈도 직접 관리해 봤는데, 살아가면서 앞으로 겪어보지 못할 일이잖아요. 그래서 더 재밌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서종희는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은 인물이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힘겨워하고 7년 동안 자취를 감추기도 한다. 신예은 또한 "너무 안쓰러웠다. 대사를 뱉기만 해도 눈물이 났다"며 "종희의 삶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종희에게 영례는 너무나 큰 존재였던 만큼, 그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게 된다. 신예은은 "종희가 영례를 사랑하는 마음은 매우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종희와 영례의 관계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끊어지지 않는 선 같아요. 두 사람의 우정은 끊어지지 않고 앞으로 더 오래오래 지속될 것 같아요. 그 안에 재필이라는 또 다른 소중한 친구가 생긴 것뿐이죠. 영례를 질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우정이 끊어질 거 같지는 않아요. 관계가 워낙 끈끈하다 보니 다양한 감정도 느끼면서 이 우정이 점점 성장해 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극 중 종희와 영례는 재필을 두고 삼각관계를 펼치기도 한다. 종희와 영례 모두 재필을 사랑하게 되지만 당시 재필의 마음은 종희에게 향해 있었다. 그러나 종희는 돌연 사라지게 되고 힘들어하는 재필의 곁을 채운 건 영례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런 러브라인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종희가 다시 돌아왔을 때 영례와 재필의 관계가 진전되지 않은 것을 보고 "잘해보고 싶어. 도와줄 거지"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신예은은 "뺏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을 것 같다. 7년이 지났는데 두 사람의 관계가 아직 친구인 점을 생각하고 말했을 것"이라며 "서로를 위하며 회피하기보다 정면 돌파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예은은 백번의 추억 속 서종희를 연기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방송 화면 캡처
신예은은 "'백번의 추억' 속 서종희를 연기하며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방송 화면 캡처

"시청자분들이 러브라인에서 종희를 응원하기도 하고 영례를 응원하기도 하더라고요. 또 종희의 삶을 공감하고 아파해 주시는 걸 보면서 '이 아픔이 나만 느낀 게 아니구나. 다 같은 슬픔을 느끼는구나'를 깨달으며 너무 감사했어요. 사실 종희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하나의 캐릭터잖아요. 근데 이 아이를 많이 사랑해 주시는 걸 보면 정말 행복하고 너무 감사해요. 러브라인도 시청자분들께서 각자의 생각으로 잘 봐주고 계신 거 같아 그저 감사해요."

얽히고설킨 관계인 만큼 이를 표현해야 했을 신예은과 김다미의 호흡도 매우 중요했다. 신예은은 "연기할 때 언니의 눈을 보는데 진짜 영례 같았다. 그 덕분에 제가 더 종희가 될 수 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신예은은 앞서 '정년이'에 이어 이번 '백번의 추억'까지 '워맨스'(여자들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자신만의 연기로 극의 중심을 지탱하면서도 상대 배우와의 완벽한 호흡을 통해 극 전체를 풍성하게 만든 것. 신예은은 "제가 누군가를 이끌 수 있다고는 말 못 하지만 서로의 장점을 잘 이어 나가서 하나의 호흡을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다면 스스로의 연기를 돌아보면 어떠할까. 그는 "지금까지는 잘 걸어온 것 같다"며 "하지만 앞으로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잘 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무언가를 얻게 돼요. 이번 '백번의 추억'에서는 우정이라는 걸 조금 더 알게 된 것 같아요. 또 연기를 할 때 제가 다미 언니에게 받았던 좋은 에너지처럼 저도 그런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죠. 종희를 통해서도 많은 걸 배웠어요. 이 아이가 원하는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걸 보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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