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북극성' 감독·작가, 기적과 함께했던 실험이자 도전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10.18 00:00 / 수정: 2025.10.18 00:00
'작은 아씨들' 이후 다시 한번 의기투합 
전지현·강동원, 꿈의 조합 완성…OTT 작품 첫 도전
김희원 감독(왼쪽)과 정서경 작가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김희원 감독(왼쪽)과 정서경 작가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작은 아씨들'로 호평을 받았던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새로운 여정을 마무리했다. 환상의 캐스팅이라는 기적 같은 순간도 있었고, 익숙지 않은 촬영 환경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쏟아내기도 했다. 실험이자 도전을 마친 두 사람은 창작자로서의 고민부터 앞으로의 방향성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극본 정서경, 연출 김희원·허명행)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각 극본과 연출을 맡은 두 사람은 기획 의도와 캐스팅 비하인드 등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일 9부작을 끝으로 종영한 '북극성'은 유엔대사로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전지현 분)가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가운데, 그를 지켜야만 하는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산호(강동원 분)와 함께 한반도를 위협하는 거대한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22년 tvN '작은 아씨들'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여기에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이라는 꿈의 조합을 완성하며 전 세계적으로 기대를 모았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의 의기투합, 배우 강동원과 전지현의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의 의기투합, 배우 강동원과 전지현의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먼저 김 감독과 정 작가는 '작은 아씨들'을 마친 직후,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보자며 또 한 번의 도전을 결심했다.

정 작가는 "'작은 아씨들' 이후 감독님께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파워풀한 여성과 그를 지키는 남성의 이야기를 멜로로 풀고 싶다'는 답을 듣고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감독님은 매번 멜로는 못 쓴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작은 아씨들' 때 김고은과 위하준의 미묘한 감정선이 좋지 않았나. 이후 나온 영화 '헤어질 결심'도 감동을 받았어서 본격적인 로맨스 서사를 함께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작가가 본격적인 멜로에 도전했다면, 김 감독은 '북극성'을 통해 처음으로 OTT 드라마 연출에 나섰다. 그는 "디즈니 특성상 주 단위 공개 방식은 영화와 방송의 중간 같은 경험이었다"며 "9부작이라는 짧은 볼륨에 큰 이야기를 담아야 하다 보니 러닝타임, 템포, 구조 모두 효율적으로 짜야 했다"고 털어놨다.

"제가 참여한 작품 중 제작비가 가장 컸어요.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미술, 촬영, PD팀과의 협업이 새롭고도 값진 경험이었죠."(김희원 감독)

"캐스팅, 규모, 장르 모두 새로웠고, 제 스스로도 매회 도전이었어요. OTT는 짧아지는 추세지만, 드라마적으로는 여전히 챕터 구조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지점에서 전환이 덜 이뤄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예요."(정서경 작가)

정서경 작가(왼쪽)과 김희원 감독이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의 캐스팅을 두고 기적이었다고 표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정서경 작가(왼쪽)과 김희원 감독이 배우 전지현과 강동원의 캐스팅을 두고 '기적'이었다고 표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캐릭터 설정을 끝낸 두 사람은 이후 성사된 전지현과 강동원의 캐스팅을 떠올리며 그야말로 '기적'이었다고 표현했다.

정 작가는 "전지현과 강동원이라는 두 아이코닉한 배우가 함께한다는 건 언감생심 꿈조차 못 꿨던 조합이었다. 두 사람의 팬들이 가진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도 컸지만, 동시에 가장 큰 도전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강동원의 경우 크레딧에서 '그리고 강동원'이라는 표기로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부분에 김 감독과 정 작가는 강동원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정 작가는 "사실 강동원이 연기한 역할은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데다, 분량 면에서도 전지현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참여해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저희는 분량이 적더라도 그의 존재감만큼은 절대 밀리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었어요. '그리고'라는 식으로 크레딧에 표기된 건 여러 조건상의 선택이었지만, 사실 더 좋은 방식이 있었다면 강동원 배우가 얼마나 큰 몫을 해줬는지를 더 잘 드러내고 싶었죠."(정서경 작가)

탄탄한 제작진과 전지현 강동원뿐만 아니라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지만,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극명한 호불호가 나뉘었다. 특히 '북극성'의 멜로 라인이 다소 갑작스럽다는 피드백이 제기됐다.

이에 정 작가는 "이질적인 멜로와 첩보를 일부러 관습적으로 섞으려 한 게 아니라 정말 두 장르 모두 도전해보고 싶었다"며 "특히 40대 중반 남녀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감정선에 집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배드신에 대해서도 "삶의 무게를 안고 만난 이들이 현실에서 내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정말 감정을 나누지 않을 수 있을까를 자문했다"며 "관객 입장에서는 감정이 덜 무르익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캐릭터 입장에서는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제가 그동안 영화처럼 두 시간 분량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편이다 보니 8~9부쯤 멜로와 만났을 때 급박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는 보통 3부씩 나눠 하나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제가 아직 드라마 작가로서의 감각 전환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정서경 작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을 두고 호불호 평가가 나뉜 가운데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을 두고 호불호 평가가 나뉜 가운데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이에 대한 피드백을 전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산호의 결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다만 두 사람은 '열린 결말'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단다. 정 작가는 "산호가 죽는 옵션은 애초에 없었다. 문주(전지현)와의 관계성에서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며 "세트를 보고 압도된 감정으로 결말을 썼고, 그 과정에서 '죽었을 수도 있다'는 열린 결말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도 "문주가 마지막에 보여준 표정을 통해 산호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난 죽을 테니 넌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이었다면 문주의 표정은 더 슬펐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어딘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만드는 감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작품 속 여성 서사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항상 완벽하고 강한 여성만이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관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평범함과 약함 속에서도 흥미로운 캐릭터가 있을 수 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인물에 더 확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제가 여성이라서 여성 이야기를 쓰는 게 아니라, 인물의 통합성을 고민한 것"이라며 "문주는 전통적으로 남성이 맡던 권력적, 이성적인 역할을, 산호는 감성적이고 따뜻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이 만나 하나의 인격처럼 완성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감독과 정 작가는 '북극성'이 모두 공개됐으니 몰아보기를 통해 시청자들이 또 다른 여운을 느끼길 바랐다.

"주 단위 공개가 시청자 간의 해석과 소통을 가능하게 해줬지만, 한 번에 몰아볼 경우 또 다른 흐름과 여운이 느껴질 것 같아요. 기차에 올라타듯 한 번에 끝까지 달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찍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몰아보길 추천드립니다."(김희원 감독)

"북극성은 현실의 압박에서 벗어나 비현실적인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작품이에요. 때문에 한번에 몰입해보기에 적절한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정서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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