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달까지 가자' 이선빈, 짠내 현실에 웃음 한 스푼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10.17 00:00 / 수정: 2025.10.17 00:00
홍보마케팅팀 비공채 직원 정다해 役으로 활약
매주 금, 토요일 저녁 9시 50분 방송
배우 이선빈이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에서 비공채 직원 정다해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더팩트 DB
배우 이선빈이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에서 비공채 직원 정다해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명주 기자] '흙수저'(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부모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직장인의 이야기이지만 침울하지 않다. 캐릭터를 유쾌하게 그려낸 이선빈의 열연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선빈이 이번에도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다.

이선빈은 지난달 19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극본 나윤채, 연출 오다영)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달까지 가자'는 월급만으론 생존할 수 없는 '흙수저' 세 여자가 코인 투자에 뛰어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8회까지 방영됐다.

이선빈은 극 중 마론제과 홍보마케팅팀 비공채 직원 정다해 역을 맡았다. 특별히 내세울 만한 스펙이 없는 탓에 몇 안 되는 비공채 직원으로 입사한 정다해는 불안한 고용 환경과 쥐꼬리만 한 월급 그리고 공채 직원과의 암묵적인 차별 속에서도 버티는 끈질긴 근성을 갖는 인물이다.

작품 속에서 '흙수저' 정다해의 인생은 팍팍하게 그려진다. 치안이 불안하고 화장실 문턱이 없어 샤워하다가 물이 방으로 흘러넘치는 월세방에 사는 정다해는 늘 돈에 허덕인다. 남자 친구 이병준(김정진 분)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가 경제적인 문제와 비공채라는 이유로 그에게서 되려 이별 통보를 받기까지 한다.

배우 이선빈이 달까지 가자에서 흙수저 직장인의 모습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그려냈다. /MBC
배우 이선빈이 '달까지 가자'에서 '흙수저' 직장인의 모습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그려냈다. /MBC

직장 생활 역시 마찬가지다. 공채 직원 정다희(홍승희 분)와 이름이 헷갈린다는 이유로 '똥글씨'라는 별명이 붙은 그는 자신을 막 대하는 팀장 고대영(음문석 분) 때문에 고난을 겪는다. 비공채 출신이라는 이유로 팀 내에서 은근히 무시당하는 것은 물론 사내 평가에서는 3년 내내 '무난(M)' 등급을 받고 프로모션 기획안 공모에서 밀리면서 승진의 기회를 놓친다.

이선빈은 정다해의 순탄치 않은 일상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면서 공감을 자아냈다. 월세를 걱정하며 이사를 고민하고 남자 친구에게 경제적인 문제로 이별 통보를 받는 등 돈이 없어 고민하는 캐릭터의 울분과 좌절을 비참한 말투와 표정, 눈빛으로 자연스럽게 그려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비공채 출신으로서 느끼는 불안감과 조직 내 위화감 그리고 동료들과의 관계 갈등 등을 이질감 없이 전하면서 현실 직장인 같은 사실감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와 동시에 포기하지 않는 캐릭터의 악바리 정신을 패기 있고 강단 있는 표정으로 전하면서 현실 직장인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고단한 일상에 처한 캐릭터지만 극의 분위기는 마냥 어둡지 않다. 적절한 코믹 연기를 선보여 균형을 맞춘 이선빈 덕에 극의 전반적인 분위기에는 활기가 깔렸다. 그는 짠내 나는 현실에 찌든 유머와 자조 섞인 웃음을 과하지 않은 망가짐으로 전하면서 '웃픔'(웃음과 슬픔)을 자아냈다.

배우 이선빈이 달까지 가자에서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MBC
배우 이선빈이 '달까지 가자'에서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MBC

또한 마론제과 이사 함 박사(김영대 분)의 방에서 안마의자를 즐기다 갇히는 장면과 "열심히 하라"는 말에 분개해 함 박사에게 이마 박치기를 하는 장면 그리고 취중 난동을 부리는 장면 등에서는 이선빈의 풍부한 표정과 말투가 돋보였다. 아울러 그는 현실에 체념한 듯한 시니컬한 어조와 어이없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 특유의 멍한 표정 그리고 리듬감 있는 대사 처리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완성하며 생동감을 전했다.

이선빈은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코믹 연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각인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1·2에서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예능 프로그램 방송 작가 안소희 역을 연기해 털털한 매력을 드러냈고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에서는 박지영 역을 맡아 충청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달까지 가자'에서도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로 두각을 나타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세상의 많은 '흙수저' 직장인을 대변하는 듯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자아내는 연기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총 12부작인 '달까지 가자'는 이제 종영까지 4회가 남았다. 남은 회차에서 이선빈이 또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현실 공감을 유발하고 재미를 선사할지 기대가 모인다. '달까지 가자'는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5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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