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더 이상 '보이 밴드'나 '아이돌 밴드'가 아니다. FNC엔터테인먼트가 '공연형 밴드의 명가'로 거듭났다.
최근 수년간 개최된 주요 음악 페스티벌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특징이 눈에 띈다. 바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엔플라잉, AxMxP(에이엠피), 하이파이 유니콘 등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들의 출연이 대폭 늘었다는 점이다.
당장 올해 개최된 페스티벌에서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는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FT아일랜드 하이파이유니콘), '뷰티풀 민트 라이프'(엔플라잉 하이파이유니콘 AxMxP), '피크뮤직페스티벌'(씨엔블루),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씨엔블루 AxMxP)에 출연했으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씨엔블루 엔플라잉 하이파이유니콘)과 '카운트다운 판타지'(씨엔블루 AxMxP)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FNC엔터테인먼트의 맏형 FT아일랜드는 전주 얼티밋 뮤직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의 이 같은 페스티벌에서의 맹활약은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데뷔 초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당시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밴드'가 아니라 '아이돌'로 치부되면서 핸드싱크와 음악성 부족이라는 편견에 끊임없이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대에 이르러서 이들은 그와 같은 편견을 모두 불식시키며 주최사에서도 '믿고 뽑는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이들이 편견과 싸워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실력'이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와 '그랜드 민트 라이프' 등의 주최사인 민트페이퍼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FT아일랜드나 씨엔블루의 무대를 보면 웬만한 밴드와 비교해도 실력적으로 뛰어나다. 라이브적으로도 그렇고 무대 매너도 좋다. 15년 넘게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며 쌓은 경험은 국내 밴드 중 비교할 팀이 손에 꼽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중적으로 히트한 곡이 많아 관객들 반응도 좋고 라이브 실력도 뛰어난 데다가 애티튜드도 좋다. 일례로 2024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출연한 씨엔블루는 일본 공연을 마치고 공항에서 곧바로 페스티벌 현장으로 달려와 모든 일정과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며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들은 공통적으로 열정적이고 또 협조적이다. 섭외하지 않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밴드들은 무대 욕심을 자주 드러내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엔플라잉의 경우 데뷔 초기부터 여러 인터뷰에서 "어느 무대든 불러 주면 다 가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으며 실제로 '찾아가는 콘서트'를 기획해 일반 회사를 직접 찾아가 미니 콘서트를 하는 이벤트까지 펼치기도 했다.
여기서 또 재미있는 점은 FNC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페스티벌의 물꼬를 튼 밴드도 엔플라잉이라는 것이다. 엔플라잉은 데뷔 4년 차인 2018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거르지 않고 음악 페스티벌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반면 엔플라잉보다 선배인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과거 해외 페스티벌이나 K팝과 결합합 국내 페스티벌에는 종종 출연했으나 본격적으로 밴드 위주의 국내 페스티벌에 출연하기 시작한 것은 2024년부터다.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뒤늦게 페스티벌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도 이들을 오랫동안 따라다닌 편견이 자리한다. FNC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 A씨는 "엔플라잉의 경우 데뷔 초부터 규모와 관계없이 다양한 공연 무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나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데뷔곡이 곧바로 히트를 하면서 '어차피 안 할 거야', '어차피 불러도 안 나올 거야'라는 선입견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씨엔블루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하게 털어놓은 바 있다. 당시 정용화는 "해외에서 유명해지면 당연히 국내에서도 많이 불러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씨엔블루는 어차피 비싸서 불러도 안 올거야'라는 이미지가 돼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내년에는 하자'고 외국 한 바퀴 돌고 나면 1년이 지나 있고 정신을 차려보면 '가요대전'을 하고 있더라. 그러다 군대에 다녀오고 하면서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그동안 우리의 계략이 틀린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래도 해외에서 많은 아티스트를 보고 큰 무대에도 많이 서봤으니 거기서 오는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좀 더 완성됐을 때 보여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해 늦은 페스티벌 데뷔가 전화위복이 됐다고 밝혔다.
A씨는 "FT아일랜드도 그렇고 씨엔블루도 오래전부터 페스티벌 무대와 대학 축제 등에 나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동안은 아무도 찾지 않으니 나갈 수가 없었다"며 "보통 페스티벌에서는 타임테이블이나 스테이지를 구성할 때 연차도 고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는 연차와 관계없이 어느 타임이나 스테이지도 좋다고 할 때도 있다. 그만큼 페스티벌과 무대에 진심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배들이 활약이 이어지자 그 효과는 동생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FNC엔터테인먼트의 막내 밴드 AxMxP와 FNC재팬 소속의 한일합작 밴드 하이파이유니콘도 각종 페스티벌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며 한창 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A씨는 "최근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 AxMxP의 무대가 상당히 화제가 됐다. 또 하이파이유니콘도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팬이 늘고 있다"며 "AxMxP와 하이파이유니콘도 최근 각각 데뷔 앨범과 한국어 싱글을 발매한 만큼 더 활발히 활동하겠다는 각오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FT아일랜드부터 씨엔블루 엔플라잉 AxMxP 하이파이유니콘까지 모두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FNC엔터테인먼트는 '밴드 명가'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위상을 갖추게 됐다.

실제 국내를 통틀어서 FNC엔터테인먼트만큼 메인 스테이지급 밴드를 보유한 레이블은 손에 꼽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스텝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A씨는 "엔플라잉이 올해 미주와 유럽 투어에 돌입한 것도 다양한 국가에서 라이브 경험을 쌓아 더 좋은 무대로 돌려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며 "엔플라잉뿐만 아니라 다른 밴드들도 더 많은 무대에서 더 좋은 라이브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페스티벌은 물론 콘서트 등으로 최대한 많은 팬 앞에 라이브를 들려둘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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