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배우 유진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전작 '펜트하우스3' 이후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와 이목을 모은 그는 독기와 카리스마로 점철된 캐릭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사랑 야망 권력 갈등이 뒤섞인 캐릭터의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퍼스트레이디'를 그려내 눈길을 끈다.
유진은 지난달 24일 첫 방송한 MBN 수목드라마 '퍼스트레이디'(극본 김형완, 연출 이호현)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대통령에 당선된 남편이 장차 퍼스트레이디(대통령이나 수상의 부인을 이르는 말)가 될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초유의 사건을 담은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MBN이 지난 2022년 방영한 '스폰서' 이후 약 3년 만에 내놓는 수목드라마라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이목을 모은 '퍼스트레이디'는 화제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작품은 6회까지 방영되는 동안 시청률은 1~2%대를 유지하면서 미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첫 회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에서 2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퍼스트레이디'는 전 세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넷플릭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5위 안에 진입하며 글로벌 화제성까지 거머쥐었다. 아울러 TV 화제성 분석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9월 4주 차 '드라마 TV-OTT 검색 반응'에서 8위에 올랐고 '퍼스트레이디 등장인물'은 드라마 검색 이슈 키워드에서 3위에 랭크됐다.

인기의 중심에는 유진의 열연이 자리한다. 유진은 극 중 무명의 활동가였던 남편 현민철(지현우 분)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퍼스트레이디가 된 치밀한 킹메이커(새로운 권력자가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 차수연 역을 맡았다. 차수연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남편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그토록 꿈꿨던 퍼스트레이디가 됐지만 갑작스러운 남편의 이혼 요구에 충격을 받고 격렬한 파란에 휩싸이는 캐릭터다.
유진은 첫 회부터 딸 현지유(박서경 분)을 통해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혼 통보를 받는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선을 눈빛과 입술의 미세한 떨림 등 절제된 연기로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그는 이화진(한수아 분)을 남편의 내연녀로 의심하면서 그에게 "남의 건 손대는 게 아닌데"라고 말한 장면과 대통령 당선 축하를 위해 많은 국민이 모인 현장에서 포옹을 나눈 남편에게 "우리 이혼하자"라고 충격적인 선언을 듣는 장면에서 감정 변화를 크게 당황하거나 격앙된 반응이 아닌 냉정하면서도 날 선 반응으로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혼을 통보한 남편과 대립하는 모습을 통해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전했다. 차수연이 남편을 향해 당선 직후 이혼하면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라며 "당신 그러고도 무사할 거 같아? 이혼은 안 돼"라고 말하는 장면, 그와 정치적 위기에 대해 털어놓으며 맞서는 장면, 교통사고 후 남편의 집무실로 찾아가 합의 이혼을 거부하는 장면 등에서 그는 강렬하고 날카로운 눈빛과 단호한 표정으로 압도적인 포스를 남겼다.
또한 유진은 퍼스트레이디가 되고자 하는 캐릭터의 야망을 독기 있는 모습으로 표현해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렸다. 자신에게 등 돌린 팬클럽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빗속에서 무릎을 꿇는 승부수를 던진 캐릭터의 절규를 처절한 눈빛과 간절한 목소리로 표현했고 15년 전 남편의 정치 활동을 위해 음모를 꾸미는 인물의 결단력을 냉정하고 단호하게 그리면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진은 '퍼스트레이디'를 통해 4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는 전작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 오윤희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를 통해 2020년 'SBS 연기대상'에서 중장편드라마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수상까지 한 유진이었기에 그간 차기작 선택은 쉽지 않았다.
유진은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펜트하우스'가 큰 성공을 거둔 만큼 차기작 선택에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는 질문에 "당연히 부담됐다. 그 부담감 때문에 4년이라는 공백이 생긴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부담감을 갖고 시작한 '퍼스트레이디'에서 그는 압도적인 포스로 이전에 드러내지 않았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캐릭터의 강인한 모습을 흔들림 없이 드러낼 뿐만 아니라 야망 권력 사랑 갈등 등 다양한 감정이 섞인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이끌고 있다.
총 12부작인 작품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유진이 남은 6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강렬한 존재감과 아우라를 전하며 브라운관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퍼스트레이디'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20분 방송한다.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