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예능 대부부터 블루칩까지 스타들이 대거 모인 '한탕 프로젝트-마이 턴'(이하 '마이턴')이 B급 예능의 맛으로 안방극장에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현실과 허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출연자들은 자학 개그, 풍자, 현란한 애드리브 등으로 보는 이들의 몰입감을 높이는 동시에 예측불허 웃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7일 첫 방송한 SBS 예능 프로그램 '마이 턴'은 한탕을 노리는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벌이는 욕망 폭주 B급 예능이다. 각자의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트로트를 핑계로 모인 이경규 탁재훈 추성훈 이수지 김원훈 박지현 남윤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인물의 욕망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된 가상의 스토리를 그린 '마이 턴'은 페이크 리얼리티쇼다. 제작자 이경규가 탁재훈 추성훈 이수지(래퍼 MC한라) 박지현 남윤수를 멤버로 트로트 아이돌 그룹 뽕탄소년단을 탄생시키는 스토리가 메인이다. 여기에 김원훈은 뽕탄소년단의 매니저로 활약한다.
우여곡절 끝에 장윤정에게 신곡 '내 팔자 이 내 팔자'를 받고 활동에 돌입한 뽕탄소년단이 공연을 펼치고 여기에 팀 내 불화, 추성훈의 다이아몬드 귀걸이 실종 사건, 탁재훈과 김용림의 러브라인 에피소드 등이 어우러지는 내용이 그려지고 있다. 트로트를 명분 삼아 뭉친 이들이 페이크와 리얼을 넘나들며 트로트 아이돌 도전기를 펼친다.

이 같은 '마이 턴'의 독특한 콘셉트가 보는 이들에게 몰입감과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것은 출연자들이 펼친 개성 넘치는 활약 덕분이다. 먼저 지난 몇 년간 연예 대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트로트 아이돌 그룹 제작을 추진하는 이경규는 단단히 중심을 잡고 방송을 이끌고 나간다. 특히 '마이 턴' 첫 방송 직전 약물 운전 의혹에 휘말렸던 그는 방송에서 자동차 사고에 트라우마를 보이고 경찰에게 끌려가는 상황에서 "엊그제도 경찰서 갔다 왔다"고 자학 개그를 선보이면서 살신성인의 자세를 드러낸다.
이경규의 제안으로 뽕탄소년단에 합류한 탁재훈은 적재적소에 치고 빠지는 입담으로 프로그램의 윤활유 역할을 하며 폭소를 선사하고 있다. '후니' '리미' 등의 애칭을 서로 부르며 28세 연상의 여자 친구 김용림과 펼치는 러브라인과 신곡 파트를 두고 벌이는 추성훈과의 경쟁 등 다른 출연자와의 눈길을 끄는 케미로 다채로운 볼거리 역시 선사하고 있다.
탁재훈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추성훈도 남다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7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원훈이 "추성훈 씨는 대본을 거의 안 보고 대부분 애드리브로 소화한다"고 말한 만큼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입담으로 폭소를 유발하고 있다. 그는 방송에서 자신의 일본 본명 야키야마 요시히로의 히로와 뽕을 합성해 히로뽕을 예명으로 하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수지는 다양한 '부캐'(부 캐릭터)로 웃음의 메인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경규 탁재훈 추성훈 박지현 남윤수 김원훈은 자신의 본명으로 등장하지만 이수지만 유일하게 무당, 유제품 배달원, 래퍼 MC한라 등 부캐로 등장한다. 특히 그는 프로그램에서 주요하게 등장하는 부캐인 래퍼 MC한라로 멤버들을 향해 유교 사상에서 벗어난 위, 아래가 없는 거친 언행을 보여주면서 포복절도를 일으킨다.

박지현과 남윤수 역시 제 몫을 해낸다. 트로트 스타라는 수식어답게 발군의 실력을 어김없이 보여주는 박지현은 선배들이 던지는 개그에 알맞은 리액션으로 상황을 이어 나가고 남윤수는 아이돌로는 상상도 못 할 마치 염불을 외우는 듯한 음치와 같은 노래 실력으로 기상천외한 웃음을 산다.
요즘 대세 김원훈은 현란한 애드리브로 출연자들과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뽕탄소년단 멤버들 사이를 이간질 하고 팀 내 갈등을 불러일으키며 방송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멤버 역할인 줄 알고 출연을 결심했지만 실상은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된 상황과 그의 억울한 얼굴이 맞물려 웃픔(웃음과 슬픔)을 자아내고 무시를 당하면서도 호시탐탐 빈자리를 노리는 그의 욕망이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몰입감을 높인다.
이 같은 출연진의 활약으로 '마이 턴'은 입소문을 타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SBS에 따르면 프로그램은 방송 3회 만에 타깃 시청률인 '2049 시청률'에서 동시간대 예능 1위를 기록했다. 1회 공개 직후에는 넷플릭스 '대한민국 시리즈 TOP(톱) 10' 안에 드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모를 신들린 연기력의 출연진들이 블랙 유머와 아슬한 애드리브로 B급 감성을 선사하고 있는 '마이 턴'이 지속해서 보여줄 날것의 재미에 기대감이 모인다. '마이 턴'은 매주 목요일 저녁 9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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