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코르티스, 완성형의 날것 그 오묘함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5.09.10 10:00 / 수정: 2025.09.10 10:00
지난달 데뷔곡 이어 8일 첫 미니 앨범 발매
생생한 언어와 틀 깬 음악 장르의 조화
능력·배경은 완성형, 음악·에너지는 날것
코르티스가 지난달 데뷔곡 What You Want로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8일 첫 미니 앨범 COLOR OUTSIDE THE LINES를 발매했다. /빅히트 뮤직
코르티스가 지난달 데뷔곡 'What You Want'로 활동을 시작한 데 이어 8일 첫 미니 앨범 'COLOR OUTSIDE THE LINES'를 발매했다. /빅히트 뮤직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대형 기획사의 '영 크리에이티브 크루'라고 하면 완성형의 느낌이지만 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완성되지 않은 날것 그 자체다. 코르티스(CORTIS)의 매력은 그래서 더 오묘하다.

빅히트 뮤직의 신인 보이그룹 코르티스(마틴 제임스 주훈 성현 건호)가 지난 8일 데뷔 앨범 'COLOR OUTSIDE THE LINES(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를 발매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What You Want(왓 유 원트)'를 먼저 공개하고 데뷔한 코르티스는 해당 곡을 포함한 총 여섯 트랙을 통해 제대로 갖춰진 실력과 정형화되지 않은 창의성 그리고 틀에 갇히지 않은 매력을 모두 더 선명하고 다채롭게 드러냈다.

이 앨범의 매력은 '선 밖의 색'을 의미하는 제목 'COLOR OUTSIDE THE LINES' 그 자체에 있다. '선 밖의 색'은 곧 '세상의 규칙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한다'는 것과 연결된다. 이 앨범에서 코르티스는 잘 짜인 음악과 퍼포먼스로 대변되는 대부분 K팝 아이돌의 방향성, 특히 대형 기획사가 주는 완성형의 이미지를 보기 좋게 벗어난다. 멤버들 각각의 개성과 창작 능력에 무게를 두고 자유롭게 색칠을 한 그림 같은 느낌이다.

이미 데뷔곡 'What You Want'에서 예쁘고 멋있는 목소리와는 거리가 먼 거친 톤으로 마치 자신 안에 갇혀있던 것들을 다 토해내듯 "돈, 멋, 명예, Love and what?(러브 앤드 왓. 사랑 그리고 뭐)/Ooh Take what you want(테이크 왓 유 원트. 네가 원하는 걸 가져)/적당히론 배가 차지 않아/들이켜, yuh, 마치 하마'라고 외쳤던 멤버들은 앨범의 다른 곡들에서 더 직설적이고 야생적으로 포부와 자신감을 드러낸다.

출사표를 던지는 1번 트랙 'GO!(고!)'에서 "우릴 보고 엄지 들어, 모든 구시대" "우린 필요 없어, 다른 sign"이라고 외치는 패기, 3번 트랙 'FaSHioN(패션)'에서 "내 티 5 bucks 바지는 만원 My vision 몇 억s 몇 조s Bezos"라며 수천 원짜리 티셔츠에서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로 재치 있게 타고 넘는 꿈, 4번 트랙 'JoyRide(조이라이드)'에서 "갇혀 이 건물 속에, 밤새 No sun no sky 얼굴은 창백"이라는 청춘의 고민과 해방까지 코르티스만의 생생한 언어로 가득하다.

영 크리에이터 크루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담아냈고는 해도 사실 이들보다 뛰어난 뮤지션들은 많다. 코르티스는 이들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 조금은 투박하고 거칠어도 진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선,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음악에 담았다. /빅히트 뮤직
'영 크리에이터 크루'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담아냈고는 해도 사실 이들보다 뛰어난 뮤지션들은 많다. 코르티스는 이들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 조금은 투박하고 거칠어도 진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선,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음악에 담았다. /빅히트 뮤직

가사만이 아니라 음악 역시 힙합과 팝의 경계에 놓거나('GO!'), 붐뱁 리듬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60년대 사이키델릭 록 기타 리프를 버무리거나('What You Want'), 트랩 사운드에 서던 힙합을 더하거거나('FaSHioN'), 얼터너티브 록 장르 특유의 서정적이고 캐치한 멜로디에 팝적인 요소를 더하거나('JoyRide'), 실험적인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사이키델릭 소울에 휘파람 소리로 '킥'을 주는 형태('Lullaby(룰라바이)')로 자유롭게 뻗어나간다.

이러한 음악과 가사가 어우러져 코르티스는 '틀 밖에서 시작된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는 멤버 전원이 작사, 트랙메이킹, 뮤직비디오, 퍼포먼스까지 앨범 전곡 제작 전반에 적극 참여해 만든 목소리이기에 더 가치가 있다. 음악 안무 영상 등을 직접 만드는 '영 크리에이터 크루'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담아냈고는 해도 사실 멤버들보다 뛰어난 뮤지션들은 많다. 코르티스는 그들에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 조금은 투박하고 거칠어도 진짜 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선, 불완전한 모습 그대로를 솔직히 음악에 담았다.

'FaSHioN' 속 가사처럼 정말 동묘 혹은 홍대에서 산 티셔츠와 청바지를 툭 걸친 듯한 무대 의상과 사막 위에 트레드밀 35대를 놓고 땀으로 완성한 원테이크 뮤직비디오 등은 코르티스가 추구하는 바를 하나로 연결한다. 대형 기획사에서 잘 기획한 팀은 분명한데 메이저 K팝 아이돌의 화려함보다는 마이너 혹은 이국적인 자유분방함이 있다.

바로 그 지점에서 본인들 스스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실력과 든든한 백그라운드, 반면 정교하게 다듬지 않은 거칠고 불완전한 형태 그대로의 매력이 교차하고 코르티스가 선 밖에 칠한 오묘한 색이 반짝인다. 아직은 검증되지도 않았고 불분명한 색이지만 'COLOR OUTSIDE THE LINES'는 발매 당일 24만 7295장 판매됐다. 올해 데뷔한 신인 중 발매 1일 차 최다 판매량이다. 대형 기획사의 힘일지라도 제법 괜찮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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