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트라이'→'애마' 이성욱, 노력형 배우가 완성한 빌런이란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09.09 07:00 / 수정: 2025.09.09 07:00
'트라이'에서 사격부 감독 전낙균 役 맡아 열연
'애마'에서 나랏일 하는 최실장 役으로 분해
배우 이성욱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성욱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배우 이성욱이 강렬한 빌런(악인) 캐릭터로 최근 시청자들과 연달아 만나며 안방극장에 돋보이는 존재감을 각인했다. 데뷔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초심과 같은 마음으로 매 작품에 임한다는 그는 이번에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악역을 완성했다. 이렇게 눈길을 끈 이성욱은 작품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싶다는 소망으로 배우의 길을 뚝심 있게 걷고 있다.

이성욱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극본 임진아, 연출 장영석, 이하 '트라이') 종영 기념 및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마'(감독 이해영)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작품에서 악역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작품과 캐릭터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첫 회 시청률 4.1%(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트라이'는 점차 상승세를 탔고 마지막 회 6.4%를 기록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애마'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톱) 10 시리즈'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고 최근에는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8위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들의 호성적에 이성욱은 "여행을 가거나 동네 목욕탕을 갔는데 작품을 본 시청자분들께서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못 됐다'라는 반응을 제일 많이 듣고 있다"며 "의도치 않게 악역을 맡은 작품이 한 번에 오픈돼서 좋고 나쁜 역할로 시청자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성욱이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럭비부 폐부를 추진하는 사격부 감독 전낙균 역으로 분했다. /방송 화면 캡처
배우 이성욱이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럭비부 폐부를 추진하는 사격부 감독 전낙균 역으로 분했다. /방송 화면 캡처

'트라이'는 예측불허 괴짜감독 주가람(윤계상 분)과 만년 꼴찌 한양체고 럭비부가 전국체전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코믹 성장 스포츠 드라마다. 총 12부작인 작품은 지난 7월 25일 첫 방송해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이성욱은 극 중 럭비부의 폐부를 추진하는 사격부 감독 전낙균 역을 맡아 얄미운 존재감을 각인했다.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성욱은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감독님께 왜 저를 뽑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제가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하셨다. 저에게서 전낙균이라는 캐릭터의 모습을 감독님이 봤던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되게 못 된 역할이었어요. 그래서 '욕을 좀 많이 먹겠는데?' 이런 걱정이 먼저 들었어요. 그전에 밉상 역할을 해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못된 성격을 가진 사람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 하고 싶었어요."

이성욱의 말처럼 그가 연기한 전낙균이라는 인물은 빌런이다. 제자들을 육성하는 사격부 감독이지만 학생들보다는 자신의 안위가 먼저인 전낙균은 본인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주가람을 학교에서 내쫓으려 갖은 술수를 쓰고 입시 비리를 감행하고 배이지(임세미 분)에게 승부 조작을 지시하는 캐릭터다.

"현실적인 악인을 보여주고자 노력했어요. 우리 주변에 전낙균 같은 결과를 중요시하는 결과론적인 인물이 많다고 생각해요. 자신만 생각하고 이기적이고 실적을 쫓는 사람들이요. 그래서 캐릭터를 통해 현실적인,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 같은 느낌을 전하려고 했어요."

그는 전낙균의 악인다운 면모를 식음료를 먹고 마시는 행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했단다. 이성욱은 "극 중 배이지에게 나쁘게 이야기하는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랑 무엇인가를 먹으면서 이야기하면 좋겠다고 상의를 했다. 더 얄밉게 표현하기 위해 김밥을 먹고 양파즙을 먹으면서 배이지에게 말하는 장면을 찍었다"고 회상했다.

전낙균의 빌런 모멘트는 극 중 사격부 제자 서우진(박정연 분)을 폭행하는 장면에서 클라이맥스에 달했다. 그는 부교육감(나규원 분)의 딸 나설현(성지영 분)을 대한체대에 수시 입학시키기 위해 서우진의 추천서를 나설현의 것으로 바꿔치기했다. 이를 알게 된 서우진이 전낙균에게 항의하자 그는 서우진을 밀어 넘어뜨려 다치게 했다.

배우 이성욱이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맡은 인물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SBS
배우 이성욱이 <더팩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에서 맡은 인물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SBS

"너무 나쁜 상황이어서 사실 부담이 된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 이전까지 전낙균은 웃기면서 나쁜 인물이었어요. 하지만 해당 장면을 기점으로 (완전한 악인 쪽으로) 전환을 하자고 감독님과 상의를 하고 촬영했어요. 장면을 찍을 때 정연이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합이 잘 맞은 것 같아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화가 올라와서 잘 촬영할 수 있었어요."

전낙균을 연기하며 안방극장에 분노를 유발한 이성욱은 지난 22일 전편 공개된 '애마'에서도 악인으로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총 6부작인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뜨는 톱스타 정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성욱은 극 중 나랏일을 하는 최실장 역을 연기했다. 최실장은 신주애 등 배우들을 나라의 권력자들에게 제물로 바치는 데 일조하는 캐릭터다. 그렇다면 이성욱은 '애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을까.

"감독님에 저에 대한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최실장 역할 말고도 어떤 역할로 같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셨다고 해요. 내부에서 최실장을 제게 맡기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감독님을 만나고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대본을 보게 됐는데 반했어요. 특히나 최실장 역할은 지금까지 제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라서 굉장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역할이었어요."

그는 자신이 맡은 최실장의 징그럽고 소름이 돋는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을 다했다. 이성욱은 "감독님께서 최실장은 자신의 위는 독재자밖에 없고 그 이외의 사람은 다 자신의 아랫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을 벌레 보듯이 마네킹 보듯이 보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돌이켰다.

"일반적인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는 안 될 것 같았어요. 사람을 볼 때 살아 있는 생기발랄한 눈빛이 아닌 깔보고 조롱하는 눈빛을 전하려고 했어요. 지네 곱등이 이런 벌레들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징그러움과 소름을 시청자분들에게 전달해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 이미지들을 많이 찾아보고 머릿속으로 되뇌면서 촬영했어요."

특히나 버건디색 양복과 붙인 구레나룻 그리고 올백 헤어의 스타일링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감독님께서 외형적인 스타일링을 굉장히 많이 신경 써주셨다. 분장 실장님과 의상 실장님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만들어냈다. 캐릭터의 징그러운 분위기가 돋보이는 스타일링이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배우 이성욱이 애마에서 나랏일을 하는 최실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성욱이 '애마'에서 나랏일을 하는 최실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넷플릭스

이성욱이 집중해서 표현하려고 한 최실장의 징그러운 모습은 배우 지망생 황미나(이소이 분)를 차 안에서 성추행하는 장면에서 극에 달했다. 이에 이성욱은 "장면이 굉장히 세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들려줬다.

"최실장 같은 권력형 인간 그리고 징그럽고 뱀 같은 인간은 어느 정도는 만들어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일상적인 연기를 하면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 있어서 찍기 전에 벌레 곱등이 뱀 같은 이미지들을 머릿속에 상상하면서 표현하려고 했어요. 촬영하면서 잘 받아준 소이에게 놀라기도 했어요. 호흡이 좋았던 것 같고 소이에게 컷하고 나서 '괜찮아? 미안해'라고 말한 기억이 나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뻔뻔하고 못된 인물 전낙균과 그 자체로 악하고 나쁜 캐릭터 최실장이라는 두 악인을 연기한 이성욱은 '열심히 하자'는 동일한 마음가짐으로 촬영에 임했단다. 그는 "어떤 역할을 해도 항상 같은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하는 것 같다. 항상 옛날부터 언제나 열심히 해왔다. 캐릭터 분석과 연습을 다양하게 해야 촬영 현장에 갔을 때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를 항상 열심히 하는 노력형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뮤지컬 '마술피리'로 데뷔한 이성욱은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 왔다. 그런 만큼 그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일지 궁금증이 나왔다. 이에 그는 "한 번도 안 해봤거나 매력이 있는 캐릭터면 도전하고 싶고 욕심이 난다. 특히 로맨스를 펼치는 역할은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앞으로 해보고 싶다"고 들려줬다.

20년 넘게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성욱은 "결혼하기 전까지는 인생에 연기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고 대학교 가면서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발전과 같은 생각만 하고 살아왔다. 제가 좋아하는 것,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연기인 것 같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배우가 힘든 점도 있어요. 오디션을 계속 봐야 하고 선택을 받아야 하는 초조함이 있어요. 그런 부분 제외하고는 참 행복하게 지금까지 배우 생활을 잘 이어온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도 꾸준히 공연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분들에게 인사드리고 싶어요. 가끔 (대중들이 저를) 알아봐주시면 서로 즐거워하고 지냈으면 좋겠어요. 이런 배우의 삶을 끝까지 잘 살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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