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모드하우스의 신인 그룹 아이덴티티 유네버멧(idntt unevermet)이 '시스템의 힘'을 앞세워 K팝 신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음반집계사 한터차트는 19일 모드하우스 소속 신인 보이그룹 아이덴티티 유네버멧(김도훈 김희주 최태인 이재영 김주호 남지운 이환희)의 데뷔 앨범 'unevermet(유네버멧)'이 약 33만6000장의 초동 판매량(앨범 발매 후 1주일 간의 판매성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역대 보이그룹 데뷔 앨범 초동 판매량 6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특히 아이덴티티 유네버멧보다 상위에 있는 5팀은 모두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됐거나 대형 기획사 소속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과다.
아이덴티티 유네버멧의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소속사 모드하우스 특유의 '시스템'이 자리한다. 익히 알려진대로 모드하우스는 '코스모(COSMO)'라는 전용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모'도 여타 K팝 아티스트 관련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각종 공지사항이나 이벤트 안내, 사진이나 글 공유와 같은 간단한 소셜 미디어 기능 등은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코스모를 특별하게 만드는 특별한 기능이 바로 '오브젝트(Objekt)'와 '그래비티(Gravity)'다.
먼저 '오브젝트'는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기술을 활용한 포토카드의 일종이다. 코스모 플랫폼 내에서 구매한 '디지털 오브젝트'는 앱 내 지갑에 자동으로 보관되며 앨범이나 시즌 그리팅 등을 통해 얻은 '실물 오브젝트'도 QR코드를 찍어 디지털 형태로 보관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셈이다.
또 구매한 '오브젝트'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양의 '코모(COMO)'가 주어지며 이 '코모'는 '그래비티'에 사용된다.
'그래비티'는 '코스모'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투표의 일종이다. 특히 '그래비티'는 단순한 인기투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타이틀곡을 결정하거나 유닛 멤버를 정하는 등 팀의 활동 방향과 콘셉트 등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코스모'에서 팬은 비용을 지불해 포토카드와 팀 운영에 참여할 권리를 얻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이 시스템의 첫 수혜자인 트리플에스는 24인조라는 대규모 인원임에도 데뷔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정산이 이루어졌으며 아이덴티티 유네버멧도 데뷔와 동시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트리플에스와 '코스모'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에는 성공여부를 떠나 '과연 이것이 가능한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드하우스의 실험과 도전에 의문을 품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모드하우스는 결국 K팝 팬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코스모'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이제는 아이덴티티 유네버멧으로 K팝 신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드하우스 관계자 A씨는 <더팩트>에 "트리플에스를 론칭할 당시만 해도 24명의 멤버를 모으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하지만 아이덴티티는 데뷔 전에 이미 24명 이상의 연습생이 모였다"고 밝혔다. 즉 모드하우스와 '코스모' 시스템이 데뷔를 꿈꾸는 연습생 사이에서도 이미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어 A씨는 "앞서 트리플에스가 '코스모'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정산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점때문에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은 물론이고 그 부모님들도 우리 모드하우스를 믿고 찾아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K팝 아티스트가 벌어들이는 수익구조는 크게 세 가지다. 음반과 음원 판매가 첫 번째고 공연이나 행사·방송 출연 등이 두 번째, 마지막으로 광고 출연이나 초상권 활용한 수익이 있다.
문제는 세 가지 방식 모두 신인그룹에게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얻어 빠르게 정산을 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인지도가 낮고 찾는 사람이 적은 중소 기획사 신인그룹에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트리플에스나 아이덴티티는 24인조라는 규모로 인해 자연스레 운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 더욱 어려운 조건이지만 불확실성을 지우고 빠르게 안정화를 이루었다.
시스템이 가진 힘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드하우스는 더 보완된 시스템과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 A씨는 "아이덴티티의 경우 트리플에스와 달리 유닛은 유네버멧과 예스위아(yesweare) 이츠낫오버(itsnotover)의 3개로 고정되며 '그래비티'를 통해 이 3개 유닛 간에 멤버 이동이 이루어질 예정이다"라며 "트리플에스와 동일한 방식을 반복하면 팬이 식상하게 느낄 수도 있고 늘어난 유닛으로 인한 불필요한 혼란을 막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스모' 역시 최근 실시간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해 아티스트 방송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아티스트와 팬이 직접 소통하는 메신저 기능 등도 추가할 계획이 있다. '코스모'가 K팝을 대표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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