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솔로 가수로서 아직 보여준 게 거의 없었던 조이가 첫 미니 앨범으로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
조이가 지난 18일 첫 솔로 미니 앨범 'From JOY, with Love(프롬 조이, 위드 러브)'를 발매했다. 혼자 한 곡을 소화하는 것과 한 앨범을 온전히 채우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다. 조이는 앨범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가수라는 걸 증명했고, 더불어 본인만의 청량 상큼한 색깔로 청자들을 설렘 가득한 사랑 동화로 이끌었다.
조이는 걸그룹 레드벨벳으로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솔로 가수로서 보여준 건 아직 별로 없다. 2021년 스페셜 앨범을 냈지만 리메이크 곡으로 채운 앨범이었고 본인만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은 없었다. 비교적 초창기인 2017년부터 드라마에 몇 작품 출연했던 터라 가수로서의 욕심보다는 배우로의 갈망이 더 커보이기도 했다.
앨범을 발매하지 않았을 뿐 드라마 OST와 프로젝트 곡들로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긴 했다. 2021년 리메이크곡 6곡을 수록한 스페셜 앨범 '안녕' 발매를 시작으로 2022년 원슈타인과 'Love Song(러브 송)', 2023년 하동균과 '푸른 밤 이 노래', 지난해 빅나티와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을 내놨다.
리메이크와 듀엣곡으로 채워지다 보니 가수 조이로서의 제대로된 첫발은 'From JOY, with Love'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앨범은 솔로 가수 조이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앨범은 타이틀곡 'Love Splash!(러브 스플래시!)'를 포함해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총 6곡이 수록됐다. 첫사랑의 설렘부터 지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 자신을 향한 위로 등 사랑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조이만의 독보적인 감성으로 풀어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이야기다.
타이틀곡 'Love Splash!'는 두근대는 듯한 베이스와 부드러운 피아노, 벨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청량한 무드의 팝 댄스곡이다. 잠잠한 바다 같던 마음속 파도를 일으킨 상대에게 솔직한 사랑을 고백하고 결국 서로에게 풍덩!(Splash!) 빠져드는 이야기는 설렘을 표현한 조이의 섬세한 보컬과 만나 곡의 상큼한 에너지를 배가한다.

곡은 음 하나 하나, 구성, 가사와 보컬까지 전반적으로 상큼하고 풋풋하다. "너의 긴 Curly hair 어느 해변가에 예쁜 모래같이 반짝여/그을린 듯한 붉은 얼굴 (Yeah) 햇살 아래 나 때문일까? 더 궁금해" 등 설렘 가득한 가사들은 조이의 맑고 통통 튀는 목소리와 만나 청자를 사랑 동화로 초대한다.
"태양 아래 Dive 민트빛의 Water 파도 같은 Vibe 너를 덮쳐 My heart"처럼 감정이 고조되면서 템포도 점점 빨라지고 조이의 보컬도 그에 맞게 폭넓은 음역대를 안정적으로 오가며 곡을 지루할 틈 없이 끌고 간다. 그렇게 시원한 여름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2번 트랙 'Get Up And Dance(겟 업 앤 댄스)'로 넘어가면 조이는 또 다른 음색을 꺼낸다. 사랑에 빠졌을 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처럼 날뛰는 감정 속 운명처럼 마주친 상대와 함께 춤을 추며 이 순간을 신나게 즐기고 싶은 마음을 때론 그루비하고 때론 에너제틱한 보컬로 표현했다. 청량한 고음에서의 해방감까지 느껴진다.
'La Vie En Bleu(라 비엔 블루)'에서 조이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지난 시절 연인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다시 찾게 된 화자가 한 편의 멜로 영화처럼 당시를 회상하며 상대가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쓸쓸하면서도 로맨틱한 스토리가 그의 목소리를 타고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외에도 'Unwritten Page(언리튼 페이지)'는 감성적인 보컬이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주고, '여름 편지'는 싱그러운 보컬로 그 시절 나의 사랑에게 소중한 편지를 보낸다. 또 '품'은 피아노 연주를 기반으로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하는 조이의 보컬에 오롯이 집중해 소중한 이의 포근함이 오롯이 느껴진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장르가 다 다르다. 미디엄템포 발라드와 팝에 보사노바와 왈츠 느낌까지 있다. 팝 댄스곡들도 강렬한 드럼 사운드와 부드러운 피아노 사운드로 확연한 차이를 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보컬의 조이는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에 이질감 없이 잘 묻어난다. 이는 솔로 가수 조이의 최대 강점이다.
조이는 첫 미니 앨범 'From JOY, with Love'로 충분한 매력을 갖춘 음색, 어느 장르에도 잘 어울리는 깔끔한 보컬, 꽤 폭넓은 음역대와 다양한 표현법을 들려줬다. 더불어 이를 기반으로 한 곡 한 곡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앨범의 서사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시적인 성과를 떠나서, 이 앨범은 솔로 가수 조이의 깔끔한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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