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룹 동방신기 멤버 겸 배우 정윤호가 전국에 '레슨'을 전파하더니 본인 또한 제대로 된 레슨을 받은 듯 전과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동안의 연기력 논란을 지워낸 정윤호다.
정윤호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각본 강윤성·안승환, 연출 강윤성)에서 벌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다 7회 방송을 끝으로 퇴장했다.
지난달 16일 첫 공개된 '파인: 촌뜨기들'은 1977년, 바닷속에 묻힌 보물선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근면성실 생계형 촌뜨기들의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정윤호는 목포 건달 출신 벌구 역을 맡았다. 이에 정윤호는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행동파 벌구 역을 말투부터 걸음걸이, 심지어는 톤까지 활용하며 캐릭터를 완성해 호평을 얻었다.
인상적인 건 전라도 출신인 그가 전라도 내에서도 지역별로 다른 사투리의 억양을 살리기 위해 특훈을 받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윤호는 목포 지인들에게 조언을 얻고 현지에 직접 내려가 택시 기사님들에게 1970년대 말투의 특징을 전수받는 등 다각도에서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이러한 정윤호의 노력은 방송 초반부터 빛을 발했다. 극 중 벌구는 낯선 희동이 목포에 등장하자 그를 끊임없이 경계하고 만날 때마다 괜한 시비를 걸었다. 이 장면에서 정윤호는 특유의 표정과 차진 사투리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목포 건달로서 매회 얄미우면서도 친근함을 오가던 벌구는 중반부로 접어들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릇을 차지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 배에서 첫 타자로 바다에 입수했으나 장비 고장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것.
이른바 '잠수병'에 걸린 벌구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동료들에게 애틋한 고마움을 보였으나 이도 잠시 일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자신을 버리려는 황선장(홍기준 분)으로 인해 배신감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정윤호의 연기는 더욱 눈길을 끌었다. 환각 상태를 헤매는 벌구의 모습을 초점 잃은 눈빛 등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믿었던 이에게 배신당해 혼란스러우면서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애절한 모습을 완성했다.
초반 차진 사투리 구사나 매번 껌을 씹으며 뱉는 대사 등으로 자신만의 벌구를 구축했던 정윤호는 마지막 퇴장까지 큰 한 방을 남기며 그야말로 '배우로서'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켰다.
이에 정윤호는 '파인: 촌뜨기들'을 퇴장하며 소속사를 통해 "벌구를 연기하며 깊은 고민과 정성을 들였던 만큼 벌구는 제게 여운이 많이 남는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정윤호뿐만 아니다. 시청자들 역시 정윤호의 다양한 작품 속에서 벌구만은 여운 가득한 캐릭터로 기억할 것이라 자신한다.
최근 정윤호의 솔로곡 '땡큐'를 토대로 한 '레슨' 밈(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문화 유행)이 화제인 가운데, 그는 세 번째 레슨으로 '일희일비 않기'를 외친 바 있다. 벌구로 재미를 본 정윤호가 일희일비하지 않고 또다시 '파인: 촌뜨기들'만큼의 작품과 연기로 돌아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총 11부작으로 구성된 '파인: 촌뜨기들'은 13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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