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BTS①] 범접불가 K팝 중심…역사 바꾼 순간들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5.06.30 00:00 / 수정: 2025.07.01 10:58
"21세기 비틀스"라 불린 순간
"글로벌 슈퍼 스타덤 경계 넘어"선 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 수상
방탄소년단이 군백기를 지나며 완전체로는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이들의 글로벌 존재감과 영향력은 여전히 비교불가다. 사진은 군백기 직전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더팩트 DB
방탄소년단이 군백기를 지나며 완전체로는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이들의 글로벌 존재감과 영향력은 여전히 비교불가다. 사진은 '군백기' 직전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더팩트 DB

방탄소년단(BTS)이 군백기를 지나 완전체가 됐다. K팝을 글로벌 중심에 옮겨다 놓은 이들의 귀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멤버들의 솔로 앨범도 유의미한 결과물이었지만, 완전체의 파급력은 그보다 훨씬 크다. 이제 다시 전 세계가 보랏빛으로 물들 시간이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K팝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었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아시아권에서 폭발적인 인기였지만, 유럽과 미주 지역에서 마니아 음악에 그쳤던 K팝을 팝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영국의 중심에 옮겨다 놓았으니 K팝의 역사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12월 멤버 진이 가장 먼저 입대하면서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시간'도 잠시 멈췄다. 앨범의 버전 수와 판매 방식 등의 차이가 있어 비교는 어렵지만, 그 시간 동안 K팝은 방탄소년단의 단일 앨범 최다 판매량인 400만 장대를 넘어 500만 장을 지나 600만 장 시대를 열었다. 그럼에도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영향력을 넘어선 팀은 없었다.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스타디움을 꽉 채웠던 방탄소년단은 새로운 길이자 최초의 길을 걸었다. 이후 K팝은 방탄소년단이 개척하고 제시한 길을 뒤따르는 형태였다. K팝에 대한 글로벌 관심과 인기가 뜨겁지만, '21세기 비틀즈'라는 외신들의 찬사는 오직 방탄소년단의 것이다. 그 과정과 성과를 되짚어 봤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LOVE YOURSELF 시리즈 2개 앨범 연속 미국 빌보드 200 정상에 올려놓았고 영국 BBC는 21세기 비틀스이자 세계적 팝 센세이션이라고 평했다. 사진은 2021 더팩트 뮤직 어워즈 당시 모습. /더팩트 DB
방탄소년단은 2018년 'LOVE YOURSELF' 시리즈 2개 앨범 연속 미국 '빌보드 200' 정상에 올려놓았고 영국 BBC는 "21세기 비틀스이자 세계적 팝 센세이션"이라고 평했다. 사진은 '2021 더팩트 뮤직 어워즈' 당시 모습. /더팩트 DB

"21세기 비틀스"라 불린 순간

방탄소년단은 2016년 'WINGS(윙스)'부터 진의 입대 해인 2022년 'Proof(프루프)'까지 7년 연속으로 연간 앨범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한 장을 발매한 해는 1위, 두 장을 발매한 해는 1, 2위를 독식했다.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로 200만 장을, 'MAP OF THE SOUL(맵 오브 더 솔)' 시리즈로 400만 장을 넘겼다.

특히 2020년 'MAP OF THE SOUL : 7(맵 오브 더 솔 : 7)'은 당시 K팝 최초로 앨범 판매량 400만 장 시대를 열었다. 이는 그해 방탄소년단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앨범보다 무려 300만 장 더 많은 수치다. 그해 연간 판매량 2위 역시 방탄소년단의 앨범 'BE(비)'로 약 270만 장 팔렸다. 그야말로 범접불가의 영역이자 존재였다.

그 정도의 앨범 판매량은 국내와 아시아 인기만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방탄소년단은 그 앨범들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걸어들어갔다. 시작은 2018년 6월 발매한 'LOVE YOURSELF 轉 Tear(전 티어)'. 방탄소년단은 이 앨범으로 미국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처음 정상을 밟았다. K팝 최초다.

이후 'LOVE YOURSELF 結 Answer(결 앤서)'(2018년 8월)로 또 한번 해당 차트 정상에 오른 뒤, 영국 BBC는 "21세기의 비틀스이자 세계적 팝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도 방탄소년단을 비틀스와 비교하며 "그 어떠한 것도 그들의 승승장구를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요 외신들의 '21세기 비틀스'라는 평가처럼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졌다. 'MAP OF THE SOUL : PERSONA(페르소나)'(2019년 4월), 'MAP OF THE SOUL : 7'(2020년 2월), 'BE'(2020년 11월), 'Proof'(2022년 6월)까지 매 앨범 1위를 차지했다. 6개 앨범 연속 해당 차트 1위의 대업이다.

더불어 '빌보드 200'에서 역사적인 기록도 남겼다. 4개 앨범 연속 1위를 1년 9개월 만에 달성했는데, 이는 1년 5개월(1966년 7월~1968년 1월)을 기록한 비틀스 이후 그룹으로는 가장 빨랐다. 5개 앨범 1위 역시 비틀스 이후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다. 당시 기준 해당 차트 1위에 오른 비영어권 앨범 11개 중 방탄소년단의 것이 5개였다.

미국과 함께 팝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영국에서도 방탄소년단은 최초의 기록을 썼다. 'MAP OF THE SOUL : PERSONA'가 K팝 최초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고 이후 'MAP OF THE SOUL : 7'로 또 한번 해당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 정상에 동시에 오른 앨범 'MAP OF THE SOUL : PERSONA' 이후 방탄소년단은 월드 스타디움 투어 'LOVE YOURSELF:SPEAK YOURSELF(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를 진행했다. 이때 K팝 최초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서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Dynamite로 처음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글로벌 팝 슈퍼 스타덤의 최후 경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2020 더팩트 뮤직 어워즈 참석 당시 모습. /더팩트 DB
방탄소년단은 2020년 'Dynamite'로 처음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에 올랐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글로벌 팝 슈퍼 스타덤의 최후 경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2020 더팩트 뮤직 어워즈' 참석 당시 모습. /더팩트 DB

"글로벌 슈퍼 스타덤 경계 넘어"선 때

방탄소년단은 미국과 영국의 앨범 차트를 소위 씹어먹고 막강한 글로벌 팬덤을 쌓았다. 다만 그때까지만 해도 글로벌 메가 히트곡은 없었고 대중적인 인기 그룹이라는 평가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그 미묘한 벽을 허문 곡이 2020년 8월 발표한 'Dynamite(다이너마이트)'다. 이 곡은 빌보드 '핫 100'에서 무려 3주간 1위를 차지했다.

비 영어권 곡에 인색한 라디오 방송 횟수가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핫 100' 1위는 팬덤만으로는 오르기 어려운 높은 산이었다. 실제로 팬덤의 화력을 키우며 'FAKE LOVE(페이크 러브)' 10위, 'IDOL(아이돌)' 11위,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8위, 'ON(온)' 3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정상의 벽은 높았다.

그 높은 벽을 첫 영어 곡 'Dynamite'로 허물었다. 'Dynamite'는 당시 기준으로 역대 빌보드에서 발매 첫 주 차에 핫100 1위로 진입한 43번째 곡이었다. 한국 가수가 '핫 100' 1위에 오른 것도 처음이지만 방탄소년단은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200과 핫100을 석권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평가도 격상됐다.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는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팝 슈퍼 스타덤의 최후 경계를 넘어섰다"고 '핫 100' 1위를 평가하며 "이 시점에서 방탄소년단이 세계에서 가장 큰 아티스트 중 한 명임을 부정하는 건 고의적인 무지 행위일 정도"라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은 'Dynamite'에 이어 곧바로 또 한 번 핫100 정상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이 피처링에 참여한 제이슨 데룰로의 'Savage Love(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이 1위를 차지한 것. 포브스는 "Savage Love'는 방탄소년단이 한국어로 노래를 불렀다는 점에서 영어로 부른 'Dynamite' 1위보다 훨씬 더 의미가 크다"며 "킹 메이커"라고 평가했다.

더 놀라운 건 'Savage Love' 리믹스 버전에 이어 핫100 2위는 'Dynamite'였다. 2곡을 나란히 1, 2위 올리는 대기록을 쓴 것. 핫100에서 한 팀이 1, 2위를 기록한 것은 2009년 블랙 아이드 피스 이후 11년 만의 기록이었다. 또 비틀즈, 비지스, 아웃캐스트, 블랙 아이드 피스에 이어 차트 통산 5번째다.

방탄소년단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Life Goes On(라이프 고즈 온)'으로 또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영어 곡과 피처링 곡이 아닌, 한국어 곡이라 더 유의미한 성과다. 빌보드는 "한글 가사 위주의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기록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Dynamite'로 첫 정상에 오른 지 3개월 만에 'Life Goes On'으로 3번째 '핫 100' 1위를 차지했는데 빌보드에 따르면 이는 그룹 비지스(Bee Gees)가 2개월 3주에 걸쳐 3곡으로 '핫 100' 1위를 한 이래 42년 만에 최단 기록이다. 또 비틀스의 2개월 3일 이후 가장 빠르게 '핫 100'에서 첫 3번의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또 하나의 역사적인 곡이 탄생했다. 바로 2021년 발표한 'Butter(버터)'다. 이 곡은 '핫 100'에서 무려 10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특히 7주 연속 1위를 하던 중 본인들의 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로 정상 배턴 터치를 했다. 이후 다시 'Butter'가 1위 행진을 이어갔다.

방탄소년단은 2021년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당시 후보는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위켄드 등이었다. /AMA SNS
방탄소년단은 2021년 미국의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당시 후보는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위켄드 등이었다. /AMA SNS

테일러 스위프트-위켄드 제치고 'AMA' 대상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활약에 전 세계 굵직한 시상식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3대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 AMA)'에서 2021년 대상을 수상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의 3대 시상식의 주목을 받은 건 '빌보드 뮤직 어워드(Billboard Music Awards. BBMA)'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한 2017년부터지만, 주요 부문의 상을 받기 시작한 건 2019년이다. 그해 'BBMA'에서 '톱 듀오/그룹',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을 수상한 것.

이후 'AMA'에서 2022년까지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을 4년 연속 수상했고 'BBMA'에서 '톱 듀오/그룹'을 2021년, 2022년 두 번 더 받았다. 이 기간 'BBMA'에서 '톱 셀링 송'(2021)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상'(2021~2022), 'AMA'에서 '투어 오브 더 이어'(2019), '페이보릿 팝 송'(2021)까지 다관왕이었다.

특히 2021년 'AMA'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하며 가장 화려하게 빛났다. 무려 테일러 스위프트, 위켄드, 아리아나 그란데, 드레이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AMA' 사상 아시아 가수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이고 수상한 것 역시 최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서도 큰 걸음을 내디뎠다. 2019년 시상자 자격으로 처음 무대에 섰고 2020년 릴 나스와 협업 무대로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2021년과 2022년 마침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등에 후보에 올랐고 단독 퍼포먼스를 했다.

비록 수상하진 못했지만, 가장 보수적인 시상식으로 평가받는 '그래미 어워드'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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