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리브랜딩이라는 날개를 달고 그룹 크래비티(CRAVITY)가 제2막을 향해 힘차게 도약했다. 데뷔 6년 차라는 숫자가 무색하게 이들의 눈빛은 마치 처음 무대에 오르는 신인처럼 반짝였다. 하지만 그 속에는 한층 단단해진 내공과 진중한 태도, 팬들을 향한 애틋한 진심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변화는 겉모습뿐만이 아니었다. 질문 하나에도 신중히 고민하고 답하는 이들의 말투는 이번 활동이 그저 또 하나의 컴백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그룹 크래비티(세림 앨런 정모 우빈 원진 민희 형준 태영 성민)가 최근 서울 강남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정규 2집 앨범 'Dare to Crave(데어 투 크레이브)'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면적인 리브랜딩 이후 돌아온 이들은 이날 앨범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차분하면서도 맑은 에너지를 품은 이들은 인터뷰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분위기를 전달했다. 낯섦보다는 익숙한 듯 자연스러웠고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기사 예쁘게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로 웃음을 남겼다. 여유 속에서도 긴장감이 깃들어 있었고 그 안에는 새롭게 시작하는 챕터를 향한 기대와 설렘이 녹아 있었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내내 느껴졌던 건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긴 무게감이었다. 떠들썩하지 않아도 분명한 열정과 진심, 그리고 여전히 무대를 꿈꾸는 듯한 눈빛. 그래서였을까. 크래비티의 이번 도약은 단지 '변화'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이날 크래비티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이번 신보 'Dare to Crave'에 관한 것이었다. 형준은 "올해 첫 컴백이고 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보니 멤버들 모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러비티(팬덤명)분들께서 기대해 주시는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크래비티는 이번 활동을 앞두고 그룹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다시 세우는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감행했다. 포도와 포도 줄기를 모티브로 한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고 그룹명의 의미에도 'CRAVE(갈망)'와 'Gravity(중력)'을 더해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갈망이 지금의 나를 만든다'는 서사를 입혔다.
"데뷔 때부터 굉장히 많은 도전과 시도를 해왔어요. 지금 6년 차를 맞이했는데 여전히 도전에 목말라 있고 무언가를 새롭게 해보고 싶었죠. 지난 '로드 투 킹덤'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면서 저희끼리의 열정이 다시 끓어올랐고 그 흐름 속에서 리브랜딩을 결심하게 된 것 같아요."(형준)

하나하나 신중히 고르고 꺼내는 말 속엔 앨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진심, 그리고 오랜 시간 쌓아온 팀워크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리브랜딩을 통해 새출발을 다짐한 지금, 크래비티는 여전히 풋풋하면서도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그 여정을 다시 써 내려가고 있었다.
변화는 비단 이미지뿐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이어졌다. 리더 체제를 기존 세림 단독 체제에서 원진과 형준 공동 리더 체제로 변경하며 팀워크의 새로운 균형을 꾀한 것. 원진은 "크래비티의 강점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팀워크와 관계성을 강조해 왔다"며 "리더가 바뀌었다고 해서 전혀 다른 팀이 된 건 아니고 세림이 형이 이끌어줬던 그 방향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더라는 무게감이 결코 가벼운 게 아니잖아요. 세림이 형이 할 때도 저희 둘이 조금씩 도와주기도 했거든요. 누군가 리더의 무게감을 혼자 다 안기에는 힘들 수 있으니까 같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앞으로 크래비티를 이끌어가려고 해요."(형준)
"워낙 믿음직스러운 멤버들이라 잘할 걸 알아요. 제가 혼자 리더였을 때도 원진이랑 형준이가 많이 도와줬거든요. 저도 앞으로 두 사람을 옆에서 많이 도와줄 생각이에요."(세림)
팀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된 리브랜딩만큼이나 이번 앨범 역시 멤버들의 심혈이 고스란히 담겼다. 총 12곡의 트랙에는 데뷔 첫 유닛 곡이 포함돼 있고 멤버 전원이 작사와 작곡에 참여하며 자신들만의 색깔을 앨범에 새겨 넣었다.
정모 우빈 성민은 '스트레이트 업 투 헤븐', 앨런 원진 형준은 '스타디움', 세림 민희 태영은 '마리오네트'를 가창해 크래비티만의 서사를 전개한다. 형준은 "유닛 곡이 있는 만큼 팬분들이 좀 더 다양하고 재밌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자작곡을 넣게 됐는데 그 곡이 '마리오네트'예요. 노래를 만들 때부터 섹시한 곡에 도전해 보고 싶었거든요. 그룹 내에서 섹시 쪽을 담당했던 멤버들이 세림 태영 민희인데 잘 어울릴 것 같아서 함께하게 됐죠."(세림)
"'스트레이트 업 투 헤븐'은 정모랑 성민이가 작사에 참여한 곡이에요. 어두웠던 내 일상에 너라는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해 천국같이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죠."(정모)
"'스타디움'은 무대를 비유 한 곡이에요. 정말 최고의 경기를 선보이겠다는 그런 포부를 담은 컨셉츄얼한 곡이죠. 형준 엘런이 작사에 참여를 했고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들어간 곡이에요."(원준)

타이틀곡 역시 크래비티의 매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곡이다. 'SET NET G0?!(쎗넷고?!)'는 몽환적인 플럭 신스 사운드와 강렬한 신스 베이스, 중독성 있는 보컬이 어우러진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청춘의 순간들을 거침없이 돌파하는 젊은 에너지와 자유를 담아냈다.
원진은 "반복되는 기타 리프 부분이 너무 신선하게 들려왔다. 노래 분위기가 밝고 신나다 보니 퍼포먼스도 좀 다르다"며 "이전에 저희가 항상 맞춰왔던 칼군무보다는 각자 할 수 있는 부분을 자유롭게 표현해 가면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그림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저희 안에서도 되게 직관적으로 변화된 부분이 확실히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재데뷔를 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죠. 신선한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원진)
6년 차에 대대적인 변화를 기록한 만큼 크래비티의 앞으로의 여정에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도 개최한다. 2023년 5월 진행한 데뷔 첫 월드 투어 이후 약 2년 만이자,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핸드볼경기장으로 규모를 한층 확장한 만큼 이들의 '계단식 성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6년 차쯤에는 현실적으로 재계약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게 돼요. 하지만 저희 멤버들은 크래비티라는 그룹을 정말 사랑하고, 러비티분들한테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보고 싶다는 약속도 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의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장수 그룹처럼 저희도 같이 성장해 가면서 늙어가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형준)
"얼마 전 소통 어플을 통해 '크래비티를 위한 팀이 아닌 러비티를 위한 팀이 되고 싶다'고 얘기를 드렸거든요. 이 의미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개인적인 명예보다는 앨범 하나하나를 더 신중히 준비해 러비티분들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는 거예요. 이것처럼 러비티를 위한 팀이 되고 싶어요."(원진)
"6년 차에 리브랜딩을 한 만큼 저희도 새로운 챕터가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런 크래비티의 새로운 모습을 더 오래오래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꼭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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