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다. 청춘 액션 코믹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가 뒤섞인 '굿보이'에서 배우 박보검이 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익숙한 얼굴이지만 낯설 만큼 새로운 얼굴. 박보검은 이번 '굿보이'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박보검은 지난달 31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굿보이'(극본 이대일, 연출 심나연)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특채로 경찰이 된 메달리스트들이 메달 대신 경찰 신분증을 목에 걸고 비양심과 반칙이 판치는 세상에 맞서 싸우는 코믹 액션 청춘 수사극이다. 총 16부작으로 6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1회 시청률 4.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매회 조금씩 상승했고 최근 방영된 6회에서는 6.2%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박보검은 전직 복싱 금메달리스트이자 현 강력특수팀 순경 윤동주 역으로 열연 중이다. 윤동주는 외적으로는 강인한 피지컬을, 내적으로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하지만 사고뭉치 순경으로 팀에서 눈총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금토끼' 일당을 좇다 눈앞에서 놓쳐버리는 대형 사고를 치기도 하지만 결국 끈질긴 추격 끝에 범인을 맨몸으로 제압하며 반전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그는 메달리스트 출신 경찰들과 함께 새로운 강력특수팀의 일원으로 합류한다.
이 같은 성장 서사는 박보검의 다채로운 연기력을 통해 살아 숨 쉰다. 특히 캐릭터의 감정 변화와 극의 분위기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평소엔 순둥순둥한 눈빛과 '허당미' 가득한 모습으로 귀여움을 유발하지만 사건에 몰입하는 순간 눈빛이 확 바뀌며 긴장감을 더한다. 겉은 서툴지만 속은 단단한, 박보검 특유의 따뜻한 카리스마가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액션 연기다. 복싱 선수였다는 설정답게 몸을 아끼지 않는 맨몸 액션이 드라마의 쾌감을 책임진다. 실제로 몸을 구르고 제대로 한 방을 날리는 장면들에서는 배우 본인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단순한 액션을 넘어 감정이 얽힌 액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박보검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6회에서는 그의 연기력이 폭발했다. 동주는 어머니처럼 따르던 정미자(서정연 분)가 인성시의 '빌런' 민주영(오정세 분)에게 피습을 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크게 분노한다. 그리고 범인을 향해 무겁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 대면 후 날리는 펀치까지. 감정의 축적과 분출이 밀도 높게 연결된 이 장면은 박보검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디테일한 연기를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눈물과 분노, 충격을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 변화가 박보검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눈물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복싱 후배 이경일(이정하 분)이 사건에 연루돼 체포당하고 끝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서사 속에서 박보검은 비통함, 분노, 죄책감 등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그를 떠올리며 홀로 앉아 소리 내 우는 장면에선 말 한마디 없어도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만큼 진정성이 느껴졌다. 단순히 눈물만 흘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점층적으로 쌓여 터져 나오는 순간을 정확히 잡아낸 것이다.
코믹한 장면에서도 존재감은 빛난다. 박보검은 윤동주 특유의 '허당미'를 발산하며 극에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김종현(이상이 분)과의 티키타카는 작품 속 또 다른 재미 포인트다. 지한나(김소현 분)을 사이에 둔 질투와 장난 섞인 신경전이 귀엽게 그려지면서도 말맛이 살아 있는 대사와 찰진 호흡으로 현실감을 더했다.
로맨스도 빼놓을 수 없다. 김소현을 바라보는 눈빛은 단연 멜로의 정수다. 강단 있는 경찰로서는 누구보다 단단하지만 김소현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고 풀어지는 '순정남'의 면모를 제대로 표현했다. 사랑에 빠진 청춘의 눈빛을 진심으로 그려내는 박보검의 연기는 극의 로맨스 서사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렇듯 박보검은 '굿보이' 안에서 액션 수사 로맨스 코믹까지 모든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껏 확장해 보이고 있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장면마다 캐릭터에게 새로운 옷을 입히듯 분위기를 전환해내는 유연함은 오랜 연기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16부작인 '굿보이'는 이제 곧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남은 회차에서 박보검이 어떤 얼굴로 또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모인다.
'굿보이'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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