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나에게 행복한 일이 누군가에게 희망까지 준다면 그것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일까. 두 번째 솔로 앨범을 꺼내든 그룹 NCT 도영이 자신을 기쁘게 만들어주는 노래를 통해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 응원을 건넨다. 이번 앨범으로 자신의 꿈까지 이뤘다는 도영이기에 그가 전하고자 하는 꿈꾸게 하는 힘은 진정성으로 빛이 난다.
도영이 최근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두 번째 솔로 앨범 'Soar(소어)'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4월 첫 번째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YOUTH)'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 도영은 "1집을 냈을 때보다 지금이 조금 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9일 발매된 'Soar'는 각자의 자리에서 비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지만 단단한 울림이 돼 멈춰있던 걸음을 다시 내딛게 하는 용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앨범이다. 음악을 통해 스스로 꿈꾸게 하는 힘을 얻어온 도영은 이제 그 힘을 자신의 음악으로 누군가에게 건네고자 한다.
첫 번째 앨범에서 청춘이라는 파도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공감을 이끌어낸 도영은 두 번째 앨범에서 그 이상의 것을 그려내며 꿈에 대해 노래하려 했다. 그는 "1집 때는 청춘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보고자 노력했는데 2집을 낼 때는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1집에서 이야기했던 것 그 이상을 이야기해야겠다는 다짐이 있었어요. 청춘이라고 하면 어떻게 보면 특정한 나이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은 초월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꿈을 노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꿈을 두 번째 앨범의 주제로 정한 도영은 꿈을 꾸게 하는 힘을 줄 수 있는 노래로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누워 있다가도 일어나고 싶어지게 만들거나 포기했던 무언가가 있으면 다시 시작을 해보고 싶게 만드는 음악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음악들을 모아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안 할 거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막연히 '나는 노래를 하면서 살겠지'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어서 그게 줄곧 저의 자연스러운 꿈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1집을 내고 팬 중에 한 분이 '네가 하는 음악이 누군가를 살리기도 한다'고 말을 해줬어요. 그 말을 듣고 나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꿈의 영역이었던 음악이 누군가를 일으킬 수 있는 형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누군가가 제 음악을 듣고 꿈을 꾸는 일이 있다면 그 꿈을 응원할 수 있는 것 또한 제 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앨범은 도영이 사람들에게 꿈꾸게 하는 힘을 건네는 앨범이기도 하지만 도영 스스로 꿈을 이룬 앨범이기도 하다. 앨범에 밴드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 등 오랜 시간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아 온 아티스트들과 작사가 김이나, 프로듀서 서동환, 루시 조원상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것이다. 그는 "여러 의미로 저에게는 꿈을 이룬 앨범이다. 이 앨범으로 활동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작업진의 크레딧을 보시면 어렸을 때부터 저한테 꿈이었던 많은 아티스트분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과 작업을 한 솔로 앨범이 세상에 나온다는 게 감사할 수밖에 없어요. 1집 때부터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아티스트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줄곧 있었어요. 그런 마음이 계속 쌓여왔고 2집 때 꿈을 이루게 된 것 같아요. 평소에도 너무 팬이었던 선배님들이에요."
도영이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하는 힘을 주고 또 스스로도 꿈을 이룬 'Soar'에는 타이틀곡 '안녕, 우주(Memory)'를 비롯해 총 10곡이 실렸다. 타이틀곡 '안녕, 우주(Memory)'는 시간이 지나도 우리가 함께한 모든 순간이 찬란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록 장르의 곡으로 도영의 파워풀한 보컬과 시원한 기타 리프가 벅찬 감정을 터뜨린다.
"기억에 관한 노래예요. 모든 기억이 추억이 되지는 않잖아요. 사라져 버리는 기억들도 있고 인상 깊은 기억들은 추억으로 자리 잡고요. 그렇게 보면 기억의 가장 아름다운 마무리는 추억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우주라는 것이 기억과 추억의 대명사라면 안녕이라는 표현을 통해 맞이하는 기억과 떠나보내는 기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수많은 곡 중 '안녕, 우주(Memory)'가 타이틀곡이 된 것은 운명적인 일이었단다. 도영은 "앨범에 담긴 10곡 모두 타이틀곡으로 해서 납득되지 않는 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타이틀곡 선정에 오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마감이 다가오던 중 데모 형태의 음악을 받았다. 너무 좋아서 빌드업을 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이례적으로 타이틀곡으로 선정됐다"고 들려줬다.
앨범에는 '안녕, 우주(Memory)'를 비롯해 '깊은 잠', '쏟아져오는 바람처럼 눈부시게 너란 빛이 비추더라', '자전거', '편한 사람', '동경', '고요', '소네트', 'Sand Box(샌드 박스)', '미래에서 기다릴게'가 담겼다. 이 중 '고요'는 윤도현이 만든 곡으로 그가 암 투병할 때 쓴 곡으로 알려졌다.
도영은 "곡을 주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기대되고 설렌다는 마음이었는데 스토리를 듣고 나서는 사명감이 좀 더 커졌다. 선배님에게 소중한 사연이 있는 노래다 보니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모든 수록곡이 타이틀곡이 될 수 있을 정도라고 극찬한 도영이지만 그런 그가 그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곡은 김종완이 만든 'Sand Box'다.
"취향에 따라서 많이 갈리겠지만 'Sand Box'라는 노래를 처음 받았을 때 이 노래로 앨범 전체 색깔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좋았어요. 본인과 본인이 생각하는 소중한 사람과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가사가 좋았어요. 가사가 팬들을 향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도영은 고르고 고른 곡으로 정성스레 앨범을 완성했다. 첫 번째 앨범에 이어 두 번째 앨범까지 솔로 아티스트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 앨범이란 어떤 의미일까. 도영은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은 힐링이었다. 저는 결과물을 내는 것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앨범을 만드는 과정을 즐겼다"고 돌이켰다.
"1집을 내고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수록된 노래들이 너무 감사할 정도로 좋은 노래들이었어요. 다른 사람 목소리로 녹음됐다면 서운할 정도였죠. 앨범을 발매한다는 것은 좋은 노래가 제 노래가 돼서 저를 기쁘게 하는 노래가 저를 더 기쁘게 해주는 작업인 것 같아요. 팬분들 생각도 하긴 하지만 솔로 앨범을 낼 때는 제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도영에게 앨범은 자신을 기쁘게 하는 작업이지만 그는 팬들에게 이번 앨범이 생각날 때 꺼내볼 수 있는 일기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확한 시기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군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도영은 "앨범에 계절감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모두가 예상하다시피 살짝 자리를 비우는 시기가 온다면 팬들이 저를 추억하고 싶을 때마다 늘 꺼내볼 수 있는 일기장 같은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하게 됐다"고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걷는 두 번째 걸음이자 '군백기'(군 복무 공백기)를 앞둔 도영이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다짐한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솔로 가수로서는 잘 되면 잘 될수록 좋을 것 같다. 한계를 두고 있지는 않다. 사실 정말 성공한 아티스트 분들도 늘 꿈을 꾸고 살지 않느냐. 그런 것처럼 정말 잘 돼도 계속 잘 되고 싶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번 활동의 목표는 최대한 즐겁게 하고 싶어요. 재밌게 즐기고 싶고 스트레스 하나도 안 받고 부담감 하나도 안 느끼고 싶어요. 그에 맞춰서 준비가 좀 돼 있는 저를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2집을 내다보니까 이제는 도영이라는 친구가 이런 음악을 하는구나하고 정체성이 좀 확실히 사람들에게 각인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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