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장신영이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남편 강경준의 사생활 논란 이후 대중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장신영은 이를 묵묵히 이겨내고 복귀작으로 '태양을 삼킨 여자'를 선택했다. 그렇기에 부담감도 클 것이다. 사생활 이슈를 지우고 연기자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MBC 새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극본 설경은, 연출 김진형) 제작발표회가 5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김진형 감독과 배우 장신영 서하준 윤아정 오창석, 우주소녀 루다(이루다)가 참석했다.
작품은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세상, 하나뿐인 딸의 이름으로 재벌가에 맞선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다. 극단적인 이분법이나 자극적인 설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현실의 깊이를 반영한 스토리에 '인과응보'라는 진리를 녹여내 통쾌한 대리만족을 선사할 예정이다.
김진형 감독은 "우리 드라마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감성 복수극'이다"라며 "'모정(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정)'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주제다. 이게 사건의 발단이 돼서 복수까지 흘러간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인공 백설희는 태양을 삼킬 만큼 정말 모든 거를 다 할 수 있는 여자다. 그런 면에서 제목을 '태양을 삼킨 여자'라고 지었다"며 "태양을 삼키다 보니 때로는 파멸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부분을 강조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신영은 불행 속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딸을 키워내는 미혼모 백설희 역을 맡는다. 한때 뜨거운 사랑을 믿었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백설희는 배 속의 아이를 지켜내고 홀로 분식집을 운영할 정도로 강인함과 모성애를 모두 지닌 인물이다.
장신영은 2022년 JTBC 드라마 '클리닝 업' 이후 약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그 사이에 남편 강경준의 '불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는 일도 있었다. 앞서 강경준은 지난 2023년 12월 비연예인 여성 A 씨와 불륜을 저지른 상간남으로 지목돼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법원은 소송 첫 변론에서 인낙 결정(전면 긍정)을 내렸고, 장신영은 "오직 아이들을 위해 다시 한 가정 안에서 살아가려고 한다"고 전한 바 있다.
이후 '태양을 삼킨 여자'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만큼 부담감도 클 것이다. 장신영은 "3년 만에 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렌다. '나만 잘하자'는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했던 것 같다"며 "대본을 읽으면서 점점 빠져들었고 이 역할은 정말 한 번쯤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장면 한 장면 찍을 때마다 '이게 이 드라마의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진심을 다했다"며 "시청자분들도 그 모습을 보시면 '저 친구가 정말 백설희에 빠져서 연기하는구나'를 느끼실 것 같다"고 바랐다.
서하준은 복수를 위해 돌아온 남자 문태경 역을 연기한다. 문태경은 어린 시절 의문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미국으로 입양을 간 비운의 사나이다. 25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빼앗긴 것을 되찾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치밀한 복수를 설계한다.
서하준은 문태경 역에 끌려서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문태경은 복수만 가지고 달리는 인물이 아니라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망하는 인물"이라며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보니 다채롭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했다"고 전했다.
윤아정은 타고난 두뇌와 사업가적 기질로 무장한 로얄 패밀리 민강 유통의 딸 민경채로 분한다. 화려한 외모에 섹시한 뇌, 자본이 만들어준 범접 불가한 카리스마까지 갖춘 그는 첫사랑마저 뒤로하고 경영인의 길을 선택했다.
윤아정은 민경채의 스타일링에 집중하면서 연기했다. 그는 "CEO이기 때문에 정장 스타일이 기본이지만, 특별한 포인트를 둔다거나 컬러감을 줘서 도도하고 자신감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다음번에는 경채가 무슨 옷을 입고 나올까?'가 궁금하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오창석은 가난한 환경을 딛고 오직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민강 유통 법무팀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김선재 역으로 열연한다. 주경야독 끝에 명문대 법대에 입학하고 검사 생활을 거치며 성공을 이룬 인물이다. 자신이 정한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과거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했던 연인마저 성공을 위해 외면하는 냉혹함까지 갖췄다.
김선재는 굉장한 악행을 저지르는 악역이다. 오창석은 이 역할을 연기하면서 재미를 느꼈단다. 그는 "선역은 항상 당하기 때문에 답답한 순간이 많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건 솔직히 악역"이라며 "악역은 시원시원하다. 소리도 많이 지르고 항상 싸우며, 여기저기 잘 돌아다닌다. 희열을 많이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루다는 백설희의 딸 백미소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미혼모의 딸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일찍 철들고 자기 앞가림 똑소리 나게 하는 편이다. 게다가 고부까지 잘해서 벌써 국제고 입학을 허락받아 놓은 인물이다.
이루다는 '태양을 삼킨 여자'로 지상파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미소 역할이 굉장히 감정선이 깊고 제가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풀어낼까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이상하게 촬영장에서 장신영 선배님의 눈을 보면 그냥 됐다.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신 덕분에 잘 촬영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네 사람의 얽히고설킨 관계성이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사랑과 배신, 질투가 담긴 복잡한 감정들을 통해 로맨스를 넘어 선과 악의 대립까지 아우르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할 예정이다. 그렇기에 배우들끼리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했다.
장신영은 "호흡이 너무 좋았다. 대본리딩 초반에 서하준 씨랑 밝은 장면을 연습했는데, 처음 뵀음에도 티키타카가 너무 잘 맞았다"며 "윤아정 언니랑은 연기를 하면 엄청난 몰입도와 집중도가 생긴다. 우리의 연기 대결이 되게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창석 오빠와는 예전에 작품을 한 번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호흡을 맞춘 적이 없었다. 이번에 하면서 되게 편하고 재밌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며 "루다도 처음 봤지만 제 딸처럼 너무 소중하고 귀여웠다. 감정 연기할 때도 둘이 같은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아마 저희의 얘기가 잘 묻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끝으로 김 감독은 "배우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있다. 스토리 자체도 굉장히 재밌을 거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표현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배우들이 너무 훌륭한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시청을 독려했다.
'태양을 삼킨 여자'는 오는 9일 오후 7시 5분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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