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기태, 슬픔을 대신하는 치유의 산소호흡기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05.26 09:30 / 수정: 2025.05.26 09:30
23일 'I.CON: FANNSTAR CONCERT' 개최
"팬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노래하며 살고 힘을 낸다"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김기태가 <더팩트>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가운데 가수 김기태가 <더팩트>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천성이 슬픈 노래를 좋아하고 콘서트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산소호흡기와 같다는 아티스트의 팬 콘서트는 어떨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팬 콘서트를 연 가수 김기태는 그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로 무대를 꽉 채우며 팬들의 아픔을 대신하길 택했다. 그렇게 그는 노래를 통해 팬들에게 위로를 주고 그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산소호흡기를 꿈꾼다.

김기태가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영산극장에서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이하 'I.CON')를 열었다. 그는 공연에 앞서 <더팩트>와 만나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 팬들과 만날 생각에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I.CON'은 온라인 종합 매체 <더팩트>가 운영하는 팬앤스타에서 주최하는 정기 콘서트다. 'BE THE NEXT ICON(비 더 넥스트 아이콘)'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미래가 기대되는 차세대 K-팝 스타를 발굴하고 매회 특별한 콘셉트로 팬들과 소통하는 문화 콘텐츠다.

이번 'I.CON' 콘서트는 25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진행됐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에서 하는 생애 첫 팬 콘서트에 김기태는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단다. 그는 "소극장만의 매력이 있다. 팬들 가까이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까 기대되는 마음이 크다. 팬들을 근거리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준비한 콘서트"라고 이야기했다.

"콘서트는 제게 산소호흡기 같아요. 끝나고 나면 허할 때도 있지만 콘서트는 행사에서 하는 공연과는 확실히 달라요. 팬들과 함께 있을 때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콘서트예요."

김기태가 정한 'I.CON' 콘서트의 부제는 '숨처럼-김기태 소극장 콘서트'다. 특별히 '숨처럼'으로 부제를 정한 이유가 있을까.

"음악이라는 것이 호흡과 같다고 생각해요. 팬들이 호흡하듯이 음악을, 콘서트를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정했어요. 그리고 숨처럼 꿈처럼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팬들이 마음에 있는 우울이나 슬픔을 마음껏 날려버리길 바라요."

가수 김기태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에서 무대를 펼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가수 김기태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에서 무대를 펼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김기태는 이번 콘서트에서 선후배 가수들의 곡과 자신이 발매한 곡으로 다채롭게 세트리스트를 꾸몄다. 그는 "팬들이 듣고 싶어 할 곡, 좋아할 곡을 우선으로 골랐다. 그다음으로는 제가 발매한 곡 중에 좋아하는, 보여드리고 싶은 곡 위주로 골랐다"고 돌이켰다.

"오프닝 곡으로는 신해철 선배님의 '일상으로의 초대'를 골랐어요. 전에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콘서트가 부담됐었는데 요즘은 저의 일상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조금 편해졌어요. 그래서 팬들을 저의 일상으로 초대한다는 마음으로 오프닝 곡을 정했어요. 일상의 편안함과 평안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그는 고(故)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선희의 '인연', 이하이의 '한숨', 신해철의 '그대에게', DAY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등 선후배들의 곡을 무대로 전했다.

이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한숨', '인연'이란다. 그는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어렵다. 그래도 저를 알리게 해준 곡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이어서 애정이 간다"고 들려줬다.

"'한숨'도 마음이 가요. '싱어게인'에서 '한숨'을 불렀어요. 무대 영상에 '원래 안 좋은 생각을 했었는데 보면서 힘내고 있다'는 댓글이 달려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상황이든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꼭 살아내셔야 한다'고 답글을 달았어요. 저도 안 좋은 생각들을 많이 했던 과거가 있어요. 그런 제 삶과 곡이 만나서 감정이 전해진 것 같아요."

김기태는 '인연'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그는 "상당히 좋아하는 곡이다. '고달픈 내 삶에 당신은 선물이라는 걸'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와닿는다. 인연에 대한 감사함, 고마움이 노래에 담겨 있는데 저는 모든 사람의 인연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팬들의 사전 투표로 진행된 '김기태의 레전드 곡은?'이라는 이벤트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후보에는 김기태가 JTBC '싱어게인' 시즌2, KBS2 '불후의 명곡' 등에서 선보인 이소라의 '제발', 고 김광석의 '그날들', 백지영의 '사랑 안해'가 올랐고 팬들은 '제발'을 1위로 뽑았다.

"다 좋아하는 노래지만 특별히 뽑혔으면 하는 곡은 '제발'이에요. 천성이 슬픈 노래를 좋아하나 봐요. 슬픔을 극대화하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그 노래를 '싱어게인'에서 불렀는데 사실 경연곡이 아니었어요. 히든 트랙이라고 촬영 중간에 잠깐 선보인 곡이었는데 제작진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제발'로 경연을 하게 됐어요."

가수 김기태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에서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가수 김기태가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ECC 영산극장에서 열린 'I.CON: FANNSTAR CONCERT(아이콘: 팬앤스타 콘서트)'에서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그는 자신의 곡 '스무살, 나에게', '그댄 내게 봄과 같아서', '비연' 등과 앙코르 곡으로 '우연처럼 인연처럼 운명처럼', 발매 예정 신곡 '나이테'를 선보이면서 콘서트를 완성했다. 준비한 많은 곡 중 팬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곡은 '스무살, 나에게'란다.

"나이가 들면서 후회스러운 일들이 있잖아요. 스무 살이라는 나이가 성인이 되는 시기이다 보니까 돌아가서 '그때 내가 이런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팬들이 노래를 듣고 과거를 후회한다기보다는 '잘 견뎠어. 틀려도 괜찮았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기를 바라요. 과거를 후회하는 팬들이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프로젝트 그룹 K-cube(케이-큐브)의 보컬이자 작곡가로 활동을 하며 긴 무명 생활을 거친 김기태는 2015년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로 얼굴을 알렸다. 이어 2021년 JTBC '싱어게인' 시즌2에 출연해 최종 우승자가 되면서 유명 가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JTBC '유명가수전', KBS2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했다.

무명 생활이 길었던 김기태의 팬을 향한 사랑은 남달랐다. 그는 인터뷰 내내 팬들을 향해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김기태는 "슬픈 노래를 통해 팬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 '힘드니? 나도 힘든 시절이 있었어. 네 마음에 공감해. 오늘 함께 울고 털어보자'라고 말하고 싶다. 팬들이 제 노래로 마음껏 즐기고 놀고 웃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팬들에게 팬카페,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일상을 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김기태는 팬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용실에 간 일, 가기로 했던 여행이 취소된 일 등 팬들이 전하는 사소한 일상에 희로애락을 느낀단다.

"좋은 글이면 같이 축하하고 안 좋은 일을 겪으신 분들은 잘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려요. 예전에는 '나는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팬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시니까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팬들의 마음을 노래로 치유해 주고 싶어요."

그렇게 애정하는 팬들에게 할 말을 골몰히 생각하던 그는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응원해 주고 사랑해 줘서 덕분에 노래하면서 살고 있고 힘이 난다"고 마음을 전했다.

팬들에게는 아무래도 좋아하는 가수의 활발한 활동이 가장 기다려질 터다. 앞으로 그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될까.

"올해 가을이나 겨울 정도에 앨범 발매를 계획하고 있어요. 콘서트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있고요. 노래로 팬들의 슬픔을 대신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삶의 위로가 될 수 있는 가수, 함께 행복하게 추억이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라요."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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