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라인업에 사활을 걸었던 디즈니+가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가운데 '나인 퍼즐'로 분위기 전환을 꾀한다. '나인 퍼즐'로서는 어깨가 무거운 상황. 제작진은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예정돼 있던 언론 홍보까지 취소하는 등 말을 아꼈다. 그 대신 선택한 건 이색 마케팅이다. '나인 퍼즐'을 모바일 추리 게임 오픈부터 오프라인 팝업·'나인 퍼즐' 추리로드 등을 기획했는데 시청자들에게 체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작품이 21일부터 6월 4일까지 공개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이용해 시청자들의 유입을 이끌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이에 '나인 퍼즐'을 조명하고 홍보를 직접 체험하며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기대작이었던 '넉오프'가 주연 배우의 리스크로 인해 잠정 연기되며 디즈니+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하반기 '조명가게'부터 2025년 '트리거' '하이퍼나이프'까지 공개된 작품들이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디즈니+로서는 분위기 쇄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나인 퍼즐'이 이러한 부담감과 책임감을 안고 안방극장에 출격했다.
디즈니+ 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극본 이은미·연출 윤종빈)이 지난 21일 오후 전 세계에 공개됐다. 작품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다.
디즈니+는 앞서 '카지노' '무빙' '킬러들의 쇼핑몰' '조명가게'까지 매년 한 작품 이상 꾸준히 흥행을 기록하며 차근차근 입지를 쌓았다. 2025년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선다.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 매체들을 싱가포르로 초대해 만든 '2024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행사 당시 2025년에 공개할 한국 콘텐츠 라인업은 모든 작품이 대작으로 불릴 만할 정도로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김혜수의 '트리거'를 시작으로 박은빈·설경구의 '하이퍼 나이프', 김수현의 '넉오프', 김다미·손석구의 '나인 퍼즐', 강동원·전지현의 '북극성', 지창욱·도경수의 '조각도시', 현빈·정우성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출연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막강했다.
이토록 야심 차게 준비한 디즈니+의 2025년이 시작됐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트리거'와 '하이퍼 나이프'가 '무빙' 만큼의 화제성을 이끌진 못했지만 입소문을 타며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직 공개될 작품들이 더 남은 만큼 기대는 계속됐다. 심지어 배턴을 이어받은 다음 작품은 지난해 '눈물의 여왕'으로 신드롬급 인기는 물론이고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평가까지 받은 김수현의 차기작 '넉오프'였다.
그러나 당초 4월 공개 예정이었던 '넉오프'는 김수현의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김수현이 전 연인이었던 고 김새론과 미성년 시절 교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현재는 고인의 유족과 법적 공방까지 진행 중이다. 김수현이 직접 나서 기자회견까지 진행했지만 논란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았다.
당시 '넉오프'는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었던 상황. 때문에 주연 배우 교체나 하차를 결정하고 재촬영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 사이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고, 상황을 주시하던 디즈니+ 역시 공개 계획을 잠정적으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공개된 작품이 바로 '나인 퍼즐'이다. '나인 퍼즐'로서는 결코 좋지 않은 여건이었다. 앞선 작품의 관심도와 화제성을 이어받을 수 있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기는커녕 '넉오프'가 끼얹은 찬물로 가라앉은 디즈니+의 차기작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나인 퍼즐'은 사전 홍보부터 조심스러운 면모를 보였다. 추리 스릴러를 표방한 작품인 만큼 스포일러를 경계하겠다는 의도다. 일례로 '나인 퍼즐'은 대개 작품들이 공개를 앞두고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리뷰 스크리닝(온라인 사전 시사)를 6부까지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아무런 예고 없이 번복이 결정됐다. 약속된 스크리닝 날짜가 이틀 지난 후에야 "스포일러가 중요한 추리물이라는 작품의 특수성을 고려해 제작진과 논의 끝에 리뷰 스크리닝은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제작발표회 현장까지도 이어졌다. 당시 윤종빈 감독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은 작품의 사전 홍보를 위해 마련된 자리지만 정작 작품에 관한 이야기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홍보에 전혀 힘을 주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청자 유입'이 필요한 만큼 게임 어플부터 팝업까지 이색 마케팅을 선보이며 젊은 시청자층을 겨냥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FlixPatrol(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나인 퍼즐'은 6회까지 첫 공개한 후 대한민국 디즈니+ 콘텐츠 종합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대만은 2위, 일본은 5위, 싱가포르는 6위에 오르는 등 콘텐츠 종합 순위 TOP 10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흥행도 예고했다.
실제로 작품은 배우들의 열연과 연출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김다미가 '마녀' 이후 다시 한번 꺼내 든 순진무구하면서도 때때로 보이는 섬찟한 눈빛 등이 반가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김다미와 손석구의 '케미'와 티키타카가 더해지며 관계성으로도 재미를 안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범인을 추적하는 긴장감 속에서 펼쳐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되는 스토리에 정교하면서도 미감이 돋보이는 연출까지 더해지며 몰입감을 높였다.
디즈니+는 현재가 주요한 시점이다. '무빙' 이후 구독자 이탈을 막지 못했던 디즈니+는 국내 주요 OTT 월간 사용자 수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OTT 월간 구독자 수는 넷플릭스(1406만 명), 쿠팡플레이 (682만 명), 티빙(650만 명), 웨이브(403만 명) 순인 가운데 디즈니+는 233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런 가운데 출격한 '나인 퍼즐'이 '넉오프'로 한풀 꺾인 디즈니+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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