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걸그룹 버비(BURVEY)는 K팝 최연소 걸그룹이다. 막내 서윤은 2012년 6월생, 맏언니인 유이가 2010년 5월생으로 평균 나이 15살이 채 안 된다. 나이는 어리지만 보컬과 댄스 실력은 수준급이고 음악은 레트로 감성이다. 노래를 들을수록, 무대를 볼수록 여러모로 이색적이고 놀라운 팀이다.
버비의 소속사는 온원(ON1)엔터테인먼트다. 키즈 전문 매니지먼트사로 뉴진스 혜인, 베이비몬스터 멤버 로라 등 K팝 스타를 여럿 배출했다. 그간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이 서윤 유란 주하 주아 다섯 멤버를 모아 트레이닝해 완성도 높은 팀을 탄생시켰다. 성장 중인 피지컬만 제외하면 몇 살 위의 걸그룹들에 견줘도 손색이 없다.
유이 유란 주아가 2010년생으로 동갑내기다. 그중 생일이 빠른 유이가 리더를 맡았다. "노래 춤 다 자신 있다"는 유이는 팀의 에너자이저다. 웃음이 많고 늘 활기차서 팀의 텐션을 끌어올린다. 부산 사투리가 매력적인 유란은 도도한 외모지만 웃을 때 더없이 화사하다. 주아는 차분한 외모와 달리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반전 매력을 준다.
2011년생인 주아는 인형 같은 외모에 오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멤버들은 주아의 매력으로 "특이하게 예쁜 음색"을 꼽았다. 대전에서 혼자 오가며 연습과 활동을 할 정도로 열정 충만하다. 막내 서윤은 청초하고 눈웃음이 매력적이다. 가녀린 외모와 달리 힘있는 랩을 구사한다.
개성 넘치는 이들을 버비라는 팀 안에 어우러지게 만든 건 90년대 인기 그룹인 구피 출신이자 오랜 경력의 K팝 프로듀서 박성호다.
"처음엔 키즈 그룹으로 시작했어요. 유이는 6살인가 그때 와서 창립 멤버로 시작했고 서윤과 유란이 2기예요. 연습생 뽑으면서 해나가려다가 정통성 있는 하이틴 그룹으로 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주하와 주아를 합류시켰고 5인조 버비가 탄생했어요. 자연스럽게 성장해 나가면서 키즈그룹과 걸그룹 경계를 없애고 녹아드는 게 목표예요."(박성호)
버비는 지난해 11월 프리 데뷔 싱글 'CLAP(클랩)'을 발표했고 지난달 24일 정식 데뷔 미니 앨범 '아에이오우(A E I O U)'를 발매했다. '아에이오우(A E I O U)'는 다섯 개의 모음이 모여 완전한 단어를 만들어내듯 버비 다섯 멤버의 각기 다른 개성과 하나의 팀을 이루는 팀워크에 중점을 뒀다. 동명의 타이틀곡 '아에이오우(A E I O U)'를 비롯해 4곡이 수록됐다.
재미있는 건 음악 스타일이다. 프리 데뷔 싱글 'CLAP'은 90년대 음악을 재해석한 곡이었고 새 앨범 타이틀곡 '아에이오우(A E I O U)'는 더 거슬러 올라가 60년대 모타운소울 감성을 녹여냈다. 버비는 레트로 감성에 본인들만의 상큼함을 입혀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무대를 완성했다. 음악 방송도 성공적으로 하며 버비만의 매력을 알렸다.
"키즈돌로 무대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 경험을 좀 더 업그레이드 해서 활동했어요. 더 완벽하게 결과물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버비의 통통 튀고 우리끼리 놀 때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우리의 다양한 매력들이 곳곳에 담겼으니 예쁘게 봐주세요.(웃음)"(유이)
"무대에 올라가기 전엔 떨리는데 결과물을 보면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런데 덧니 때문에 너무 환하게 웃으면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아에이오우'는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곡이고 멜로디도 중독성이 강해서 지금도 계속 맴돌 정도예요."(유란)
"엄청 어렸을 때부터 준비했고 음악 방송 무대를 한다고 했을 때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언니들이랑 무대를 하니까 안 틀리고 잘 할 수 있었어요."(서윤) "서윤이가 연습 때보다 본 무대에서 더 잘해요. 실전에 더 강한 스타일이에요."(멤버들)
어릴 땐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즐겁다는 말이 있다. 버비 다섯 멤버는 음악 방송 대기실에서 모여 앉아 있는 순간도 즐겁고 그 에너지를 고스란히 무대 위로 가져가 쏟아낸다. "방송사마다 조금씩 느낌이 다른데 그래서 매 순간 새롭고 재미있었다"는 멤버들이다. 그 모습에 프로듀서인 박성호도 논랐다고.
"긴장한 모습이 안 보이더라고요. 카메라도 잘 찾고 뭐 하지 말라고 하면 금방 수정이 되고요. 유이가 무대에서 한 바퀴 도는 게 있는데 리허설 때 딱 한 번 못했어요. 그 뒤엔 할 때마다 제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멤버들은 그래도 긴장을 안 해요.(웃음) 그래서 그런지 팀워크도 더 안정적이에요. 더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게 큰 강점으로 작용하는 거 같아요."
버비의 가장 무서운 점은 이제 평균 연령 15세라는 점. 박성호의 말처럼 습득력이 빨라 하루하루 성장 속도가 보인다. 여기에 피지컬까지 더해지면 다음에 또 얼마나 더 많은 매력을 발산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 앨범 땐 이번보다 더 멋지고 나은 모습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다짐도 꽤 단단해 보인다.
"장기 성장성을 보고 계획한 팀이에요. 점점 성장하면서 팬들과 함께 나이 먹어가는, 스타 같은 느낌이 아니라 친근한 느낌으로 가고 싶어요. 음악도 요즘 아이돌 음악과 달리 쉽게 다가갈 곡들로요.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면 완전히 다른 색깔을 보여줄 거예요. 서윤이 고등학생이 되려면 3년 남았어요. 애정 갖고 지켜봐 주시고 다음을 기대해 주세요."(박성호)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