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메시지나 콘셉트와 관계없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들을 담았다. 그래서 앨범명도 'No Genre(노 장르)'다. 장르에 국한되지 않겠다는 포부인데 신기하게도 전혀 놀랍지 않다. 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가 3년간 들려준 노래들을 생각하니 가능하겠다는 예상을 넘어서 어떤 장르든 자신들의 스타일로 소화할 것이라는 왠지 모를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장르 불문마저 보이넥스트도어스러우니 이쯤 되면 어떤 앨범이든 '어차피 장르가 보넥도'다.
앨범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아이돌들의 인터뷰는 확실히 재미있다. 틀에 박힌 답변이 아닌 기획 의도부터 제작 과정, 그 안에서 느낀 고민,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등 다양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No Genre' 발매에 앞서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난 보이넥스트도어(성호 리우 명재현 태산 이한 운학, 이하 보넥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갔는데 그 이상의 시간이었다. 데뷔 3년 차의 풋풋함과 열정, 예시를 보여주겠다며 냅다 '그 여자를 왜 좋아하냐고요?'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수록곡 '123-78'을 라이브로 부르는 스무 살 막내의 패기에 웃음을 짓다가도 데뷔 첫 라운드 인터뷰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노련함에 내심 감탄했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아갈 줄 아는 단단함에서는 그렇게 되기까지 겪었을 치열한 과정이 느껴져 수긍하게 된다.
서로 답변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져도 즉각적으로 막힘 없는 답이 나오는 데다 부족하다 싶으면 덧붙이는 설명까지 더해지니 티키타카가 완벽한 인터뷰였다.

2023년 데뷔 후 매 앨범 '커리어 하이'를 달성 중인 보넥도다. 특히 지난해 발매한 미니 3집 '19.99'가 첫 밀리언셀링을 달성했으며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40위로 진입했다. 인기 상승세를 탄 보넥도의 기세는 지난 1월 발표한 디지털 싱글 '오늘만 I LOVE YOU(아이 러브 유)'로도 증명됐다. 해당 곡은 음원 공개 바로 다음 날 음원 차트 4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활동을 끝낸 지 한 달 후에도 차트 10위권을 유지하며 대중성까지 확보했다.
그리고 4개월 만에 다시 미니앨범으로 돌아온 보넥도다. '오늘만 I LOVE YOU' 활동에 이어 12개 도시에서 진행한 첫 단독 투어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며 팬들의 사랑은 물론이고 멤버 모두가 성장했음을 느낀 보넥도가 이번에는 대놓고 '음악 스펙트럼 확장'을 목표로 한다.
"'오늘만 I LOVE YOU' 활동을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저희를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공백 기간 없이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자는 취지였어요. 투어 기간이 있다 보니 짧게라도 컴백을 안 하면 공백이 길어질 것 같았거든요. 정말 감사하게도 결과까지 좋게 이어지다 보니 자신감을 느끼고 이번 새 앨범을 준비할 수 있었어요. 그만큼 확신도 생겨서 멤버들끼리 당장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컴백이 다가올수록 기쁜 마음이 큽니다." (리우)
'No Genre'는 일종의 틀과 한계를 뛰어넘어 지금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음악으로 표현하겠다는 보넥도의 포부와 자유분방한 매력을 담은 앨범이다. 그 대표적인 곡이 바로 타이틀곡 'I Feel Good(아이 필 굿)'이다. 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느낌을 찾아가고 창작의 주체가 되겠다는 각오를 보여준다. 특히 "의미? 주제? 그딴 걸 왜 찾니?" "날 따라 해봐요 이렇게" "오늘만 산다는 마음으로, 내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같은 직관적인 가사가 쾌감을 자극한다.
"단독 콘서트 때 저희끼리로만 공연을 채우는 게 처음이라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완벽한 기승전결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를 통해 멤버들이 얻은 경험을 3분 안에 녹여낸 곡이 'I Feel Good'이에요. 3분의 퍼포먼스지만 콘서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명재현)

앞선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보넥도는 이번에도 앨범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 명재현 태산 운학이 작사 및 작곡 등에 이름을 올렸으며 특히 운학의 경우 전곡 작업에 참여해 자신의 음악적 성장을 입증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장르라는 테두리를 없앤 것에서 기인한 트랙 리스트 구성과 타이틀곡 선정 방식이다. 먼저 완성된 노래를 두고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의 회의를 거쳐 타이틀곡을 선정하던 예전과 달리 이번에는 트랙 인스트만 듣고 '이 곡을 무조건 타이틀곡으로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행했단다.
여기에는 콘서트에서 뛰어노는 곡을 만들고 싶다는 멤버들의 바람도 담겼다. 운학은 "작업하기 전부터 저희끼리만의 목표가 있었는데 '오늘만 I LOVE YOU' 다음에는 모두가 뛰어놀 수 있는 곡을 만들자는 거였다. 우리 장점이 무대에서 놀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보니 이를 살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나머지 곡들은 단순히 '좋은 음악'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태산은 "프로듀서님들이랑 이번 앨범은 스토리 등 전체적인 주제를 정하거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끼리 좋은 음악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곡 작업을 끝낸 뒤 이 곡들과 작업 초기 의도 등을 한 단어로 아우를 수 있는 단어를 고민해 앨범명인 '노 장르'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노 장르'는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하게 준비했으니 많은 분들이 입맛대로 들어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한)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크게 두 가지예요. 먼저 보넥도만 할 수 있는 무대를 하기 위해 저희만의 개성이 담긴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다른 하나는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예요. 그래서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게끔 한다든지 중독적인 부분을 만들어서 뇌리에 박히도록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 보넥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좋은 음악 같습니다." (명재현)

새 미니앨범에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총 7곡이 포함된다. 숫자를 세는 시간에 지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엮어 푼 곡 '123-78', 정처 없이 흘러가는 계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을 시티팝 분위기로 표현한 'Step By Step(스텝 바이 스텝)', 유쾌한 분위기에 통통 튀는 사운드가 특징인 '장난쳐?', 하우스 장르를 차용한 팝 장르에 사랑의 감정을 다룬 'Next Mistake(넥스트 미스테이크)'가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명재현은 "첫 번째 수록곡과 타이틀곡만 봐도 이번 앨범이 왜 '노 장르'인 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곡은 예쁜 가사를 담은 재즈곡 느낌이라면, 타이틀곡은 신나고 뛰어노는 자유분방함을 가졌다. 그리고 이 두 장르가 모두 보넥도를 보여주는데, '보넥도는 어떤 장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다음에 뭐 할지 모르는 기대되는 팀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에 걸맞게 수많은 매력을 다양하게 꺼내볼 수 있는 적합한 앨범이 나온 것 같다"고 자신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매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보넥도다. 이에 성호는 "팀이 성장하는 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바도 커지는 것 같고, 저희 역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다음에는 무엇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도 깊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보넥도는 여전히 열정에서 기인한 긍정적인 욕심이 가득했다. 성호는 "매 활동 저번 활동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좋은 반응을 얻어 흐름세를 계속해서 타고 싶다"며 "이번 앨범 역시 많은 팬분들이 보넥도가 어떤 고민을 통해 어떠한 결과물을 들고 왔는지 풍부한 반응이 있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다음에도 또 '노 장르'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바랐다.

미니 4집으로 얻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도 있다. 이에 보넥도는 끝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와 성과 등을 전하며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 가지 확실한 목표가 있어요. 재현 형이 현재 Mnet '엠카운트다운' MC를 하고 있어요. 때문에 '엠카운트다운'에서 재현 형이 주는 상을 받으면 'I Feel good' 하지 않을까요." (태산)
"전 이번 활동으로 얻는 건 욕심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라도 '국민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어요. 실제로 그런 선배님들을 보면서 자라왔다 보니 저희 역시 '국민 아이돌'이 되고 싶습니다." (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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