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루시, 민들레처럼 또다시 피어나는 계절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04.27 00:00 / 수정: 2025.04.27 00:00
23일 미니 6집 앨범 '와장창' 발매
"밴드 입문만 한다면 붙잡을 자신 있어"
밴드 루시(LUCY)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미니 6집 앨범 와장창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스틱스토리
밴드 루시(LUCY)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미니 6집 앨범 '와장창'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스틱스토리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밴드 루시는 스스로를 '수수한 민들레 한 송이'라고 표현했다. 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실려 어디서든 또 다른 생명을 피워내는 씨앗처럼, 루시는 음악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이야기를 예쁘게 피워냈다. 작은 무대부터 페스티벌 헤드라이너까지, 차근차근 '계단식 성장'을 이어온 루시의 다음 비상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다.

루시(신예찬 최상엽 조원상 신광일)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미니 6집 앨범 '와장창'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8월 발매한 'FROM.(프롬)' 이후 약 8개월 만에 돌아온 이들은 "컴백을 원래 자주 하는 팀인데 최근에 광일이가 군대에 가다 보니 준비할 게 많아서 좀 오래 걸렸다. 그만큼 팬분들이 많이 기다려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와장창'은 그동안 '개화' '조깅' '선잠' '히어로' 등 사계절을 대표하는 곡들을 통해 자신들만의 사계절 서사를 완성한 루시가 한층 더 확장된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그동안 축적해 온 루시만의 이야기 위에 새로운 챕터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신보에는 더블 타이틀곡 '잠깨'와 '하마'를 비롯해 '내가 더' '뚝딱' '미워하지 않아도 될 수많은 이유' 'bleu(블루)'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이처럼 더블 타이틀곡으로 발매하게 된 것에 대해 "좋은 곡이 정말 많은데 수록곡으로 가게 되면 묻히는 경우가 있다. 그게 아쉬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번 앨범의 주된 도전은 대중성에 대한 것이에요. 이지리스닝과 자극적인 대중성. 이 두 가지 중 이지리스닝은 '잠깨'이고 자극적인 사운드는 '하마'예요. 그래서 이 두 곡을 타이틀로 밀게 됐어요. 앨범명 '와장창'에는 저희가 해왔던 것들에 항상 변화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큰 변화를 내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죠. 또 듣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어떤 것을 깨부술까에 대한 질문도 던지고 싶었어요."(조원상)

"안 좋은 일들이나 하루에 풀리지 않는 일들이 와장창 깨져서 좋게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신예찬)

"저희가 그전에 했던 앨범들과 약간의 차별점을 두고 싶었어요. 또 전에 있던 걸 깨고 다른 음악을 해보겠다는 포부도 표현했어요. 이번 앨범에 제 자작곡 'bleu'도 들어갔는데 안 좋았던 일들을 다 깨보자는 걸 전하고 싶었어요."(최상엽)

루시의 수많은 장점 중 한 가지를 꼽는다면 단연코 바이올린일 거다. 실제로 앨범을 작업할 때도 바이올린 소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단다.

루시의 미니 6집 앨범 와장창은 자신들만의 사계절 서사를 완성한 루시가 한층 더 확장된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미스틱스토리
루시의 미니 6집 앨범 '와장창'은 자신들만의 사계절 서사를 완성한 루시가 한층 더 확장된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미스틱스토리

"바이올린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곡이 달라지다 보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이 외에도 베이스와 드럼이 만들어낸 리듬이 신나야 거기에 어떤 멜로디가 얹어져도 재밌게 들릴 것 같아서 그 부분도 중점으로 뒀어요. 루시 음악은 너무 좋은 멜로디를 갖고 있는 만큼 이것도 듣고 싶고 저것도 듣고 싶은 느낌을 받길 원했어요."(조원상)

"밴드에서는 보통 바이올린을 안 쓰거든요. 바이올린이 어려운 점이 소리가 잘 안 들리는 거고 다른 악기들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무대에서 같이 연주할 수 있게 적절하게 조화시키면서 다른 부분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예를 들어 퍼포먼스나 남들이 하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신예찬)

앞서 루시는 신보의 첫 번째 타이틀곡 '잠깨'를 지난달 27일 선공개했다. 루시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곡으로 청량한 에너지가 증폭된 루시 표 트렌디한 음악적 매력이 돋보였다.

또한 루시는 약 1500명을 동원한 '와장창' 깜짝 버스킹에서 두 번째 타이틀곡인 '하마'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라이브로 들려주며 뜨거운 현장 반응을 이끈 바 있다. 이처럼 실험적인 도전을 한 것과 관련해 "버스킹을 너무 좋아해서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 의견을 주셔서 기획을 하게 됐어요. 제가 원래 버스킹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데뷔 때부터 루시로 버스킹을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이 아마 공식적인 첫 버스킹이지 않을까 싶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너무 놀랐고 끝나고 나서도 저희끼리 주기적으로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신예찬)

"선공개 곡 발매 이후에 국내에서 들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어떤 방법으로든 빨리 대중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찾았던 방법이었죠."(최상엽)

현재 루시는 신광일이 군복무를 하며 3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원상도 입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그의 빈자리가 걱정되지는 않을까. 하지만 조원상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어릴 때는 고민이 많았어요. 근데 지금은 멤버들의 개개인 역량도 훌륭하고 작곡 능력도 출중하기 때문에 제가 없는 루시는 또 어떤 음악을 만들어 낼까 기대가 좀 커요. 제가 갈 때는 광일이가 와있을 수도 있으니까 이 세 명이 만드는 루시 음악은 어떨지 궁금해요. 제가 만든 것보다 좋으면 안 되는데 말이죠.(웃음)"(조원상)

루시는 꽃으로 표현하자면 저희는 민들레다라고 밝혔다. /미스틱스토리
루시는 "꽃으로 표현하자면 저희는 민들레다"라고 밝혔다. /미스틱스토리

루시는 현재 국내 주요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렸을 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페스티벌까지 접수하며 글로벌 밴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데뷔 첫 월드 투어를 개최해 서울을 포함한 아시아, 북미 주요 도시를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해 데이식스와 루시 등 밴드 음악이 큰 사랑을 받으며 '밴드붐'이 형성됐던바. 하지만 루시는 체감이 안 된단다.

"저는 1년이 끝날 때마다 항상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근데 데뷔 이후로 5년 동안 한 번도 후회했던 적이 없었어요. 매년 진짜 열심히 살았고 만족했기 때문에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렇게 할 것 같아요. 저는 그걸로 만족해요."(최상엽)

"처음에 루시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많은 걸 바라지 않았어요. 그냥 원상이, 상엽이랑 같이하는 음악이 너무 재밌어서 시작하게 된 거거든요. 근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더 많은 책임감과 의무감이 생겨요."(신예찬)

"저는 저희팀이 자랑스러워요. 스스로에 대한 자랑은 멤버들이 대신 해주고 있는데, 제가 속한 밴드의 보컬이 최상엽이고 또 신예찬도 있다. 이 사실만으로 사람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남들이 부러워한다는 게 자랑스럽죠."(조원상)

그렇다면 루시는 앞으로 어떤 밴드가 되고 싶을까. 이들은 '친근한 밴드'가 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꽃으로 표현하자면 저희는 민들레예요. 민들레는 죽는 게 아니라 씨가 돼서 날아가고 또 새롭게 꽃을 피우거든요. 그것처럼 저희는 더 친근한 밴드가 돼서 입문하기도 편하고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옆집 사는 형 같은데 또 베테랑이야 이런 느낌이면 좋을 것 같아요. 루시는 바이올린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 강력한 팀이거든요. 여기에 보컬 두 분이 되게 유니크하고 밴드 퍼포먼스가 강력해요. 밴드에 입문만 한다면 저희는 붙잡을 자신이 있습니다.(웃음)"(조원상)

"저희도 '밴드붐'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나 다른 밴드팀이 출연하는 페스티벌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지다 보니 많은 분들이 거부감 없이 음악을 접하게 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음악이 계속 누적되다 보면 밴드 음악의 전망도 밝을 거라 생각해요. 밴드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저희는 그중에서도 가장 최전방에서 입문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싶어요."(최상엽)

"사실 원상이가 쓰는 노래가 저희 밴드의 9할이에요. 노래가 좋지 않으면 결국에는 오래 사랑할 수 없는데 저희 노래가 너무 완벽하고 좋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택하지 않나 싶어요. 저희는 꽃으로 비유하면 많이 피었어요. 다음 주에 하는 공연이 다 매진된 걸로만 봐도 많은 사람들의 꽃들이 저희에게 오지 않았나 싶어요."(신예찬)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 ※ 이 기사는 팬앤스타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5개 보러가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