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2인 체제에서 1인 체제로 바뀐 뒤 정체성을 찾는 데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드디어 '나'라는 정체성을 찾은 가수 치즈가 자신의 색깔을 오롯이 담아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치즈(CHEEZE, 멤버 달총)가 24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정규 2집 'It just happened(잇 저스트 해픈드)'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치즈는 "1인 체제에는 용기와 책임감이 뒤따르더라. 날 믿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과 포부를 밝혔다.
기자 쇼케이스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이라는 치즈는 "앞선 앨범들은 준비 과정을 겪다 보니 오히려 발매 당일에는 좀 차분해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반면 이번 정규앨범은 너무 오랜 시간 준비하다 보니 오히려 당일이 되니 긴장도 되고 기대감도 생긴다"고 발매 소감을 밝혔다.
치즈의 이번 컴백이 특별한 건 그가 지난 2015년 정규앨범 1.5집 'PLAIN(플레인)'을 발매한 뒤 약 10년 만에 내놓는 정규앨범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싱글과 EP를 발표했던 치즈가 드디어 정규앨범을 발표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치즈는 "치즈가 1인 체제로 바뀐 뒤 혼자서 이끌어나가는 나만의 색깔을 구축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며 "그래서 그동안은 여러 시도를 EP와 싱글로 풀어내면서 단단히 다져나갔다. 그러다 이 정도면 나 혼자로도 완벽히 완성됐다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어 정규앨범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보 'It just happened'는 싱그러운 봄기운을 가득 담은 10곡으로 구성된 앨범이다. 각기 다른 색을 지닌 트랙들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오랜 시간 준비한 끝에 나온 앨범인 만큼 앨범명도 중요했을 터다. 'It just happened'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와도 연관성이 있는 것.
치즈는 "사실 타이틀곡을 가장 먼저 썼다. 처음에는 '그렇게 됐어'라는 말이 모임에서 어떤 커플이 생겼을 때 '너네 뭐야?'라고 물으면 당사자들은 수많은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됐어'라는 말로 간단히 설명하지 않나"며 "그런데 이 표현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 역시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냥 준비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됐어'라고 말하게 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더라. 때문에 이 앨범을 통상적으로 아우르는 표현이 아닐까 싶어서 앨범명을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그렇게 됐어'는 공개 전부터 데이식스 영케이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곡은 보사노바 리듬의 기타와 낭만적인 스트링, 경쾌한 목관 악기가 어우러진 풍성한 사운드 위에 달총과 영케이가 함께한 설레는 하모니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치즈는 "영케이와는 4~5년 전 라이브 촬영 때 처음 뵙고 이후에도 라디오에서 종종 만나긴 했지만 연은 따로 없었다"며 "마침 박문치 씨가 영케이 씨랑 인연이 있더라. 그래서 박문치 씨에게 오작교를 요청해서 피처링을 부탁했다. 너무 흔쾌히 한다고 해주고, 바쁜 데도 시간을 내 참여해 줘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정규 2집에는 앨범의 포문을 여는 첫 트랙 'Begin(비긴)'과 앙큼한 고백을 담은 '작전명 하이볼!',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Truly(트룰리)', 스텔라장이 랩 피처링으로 함께한 신스팝 'RingRing(링링)' 등 각기 다른 색을 지닌 열 개의 트랙이 담겨 치즈만의 풍성한 봄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치즈는 이번 정규 2집 전 트랙에 작사 또는 작곡으로 함께하며 심혈을 기울였다. 그간 '좋아해' 'Madeleine Love(마들렌 러브)' '어떻게 생각해' 등 수많은 명곡으로 발표했던 만큼 이번 앨범을 통해서도 사랑의 다양한 순간을 노래하며 감미로운 설렘을 전달할 계획이다.
곡 작업을 하면서 항상 염두에 뒀던 건 '밸런스'다. 치즈는 "편곡이 강하면 가사는 쉽고 전달력이 있게끔 하는 식으로 작업을 하는 편"이라며 "가사를 쓸 때도 중립적인 입장과 열려 있는 결말로 쓰려고 한다. 누가 들어도 공감이 될 수 있게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보다는 보편적이면서도 열린 결말로 작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렇게 탄생한 곡들 중 일찌감치 와닿는 곡들이 있다면 바로 '작전명 하이볼!'과 '그 해 우리는'이다. 먼저 '작전명 하이볼'의 경우 평소 하이볼을 좋아하는 치즈가 '썸'과 연관시켜 탄생한 곡이다. 치즈는 "썸을 타고 있는 남녀가 '하이볼 레시피를 만들었는데 오늘 집으로 초대해서 만들어주겠다'라는 식의 가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 해 우리는'은 동명의 넷플릭스 시리즈 '그 해 우리는'에서 탄생한 곡이라고. 치즈는 "이 곡은 디어라는 작곡가가 선물해 준 곡"이라며 "'그 해 우리는'을 보고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작품을 정주행한 뒤 곡을 썼다. 그래서 그런지 곡을 듣다 보면 작품의 장면이 떠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정규앨범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았다. 치즈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연예계 종사자들이 갖고 있는 고민 같다"며 "사람들의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내가 성장하고 도전해야 할 모습의 중간에서 항상 어떤 모습을 취할지 고민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사하게도 이번 앨범은 도와준 분들이 많았다. 보통은 한 명의 프로듀서와 작업을 했다면 이번에는 팀으로도 작업을 했다. 모두가 치즈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같이 고민을 해줘서 지금의 앨범이 탄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여러 과정을 거쳐 오랜 기간 끝에 정규앨범을 완성하며 찾아낸 치즈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치즈는 "생각해 보면 치즈의 정체성은 정해져 있었다. 처음부터 곡 자체에 내가 참여했다 보니 치즈의 정체성은 '나'라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다만 2인에서 1인이 되며 함께하던 아티스트가 없어지다 보니 길은 분명하게 있는데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스스로 믿고 정체성을 지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치즈는 "사실 난 정규가 아닌 싱글과 EP여도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항상 성적 기대를 한다"며 "이번도 마찬가지다. 차트 진입이 기본적인 목표고 더 나아가 진입한 뒤에는 조금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치즈의 정규 2집 전곡은 24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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