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를 향해 "사장님, 제정신이야?"라고 외치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진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상상했던 뻔한 것은 없고 상상하지 못한 모든 것이 가득한 기상천외한 기안장과 상상을 현실에 옮긴 넷플릭스의 스케일이 시청자들에게 대리 낭만과 대리 불편을 안기며 예측 불가한 웃음과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적 낭만이 가득한 울릉도 기안장에서 기안84 진 그리고 배우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펼치는 기상천외한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총 9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프로그램은 공개 직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TOP(톱)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6위에 진입하며 해당 부문에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국가의 TOP 10에 진입했다.
이렇게 화제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기안84의 기안적 낭만과 넷플릭스의 스케일이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해 준 덕분이다. 민박 버라이어티는 주인장의 삶과 철학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대환장 기안장' 역시 주인장 기안84가 가진 기상천외한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 눈길을 끈다.
기안84는 불편함에 낭만을 추가해 디자인부터 설계까지 기안적 상상력이 응집된 기안장을 고안했다. 그는 지난 15일 열린 '대환장 기안장' 기자간담회에서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이 모든 숙박 업체는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느냐. 우리는 반대로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그 안에 낭만을 추가하고 싶었다. 숙소가 계속 안 그려지다가 마감에 쫓기듯이 마지막에 그려졌는데 넷플릭스에서 실제로 만들어줄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기안장은 환상과 환장을 오가는 숙소다. 울릉도 망망대해가 앞마당인 바지선 위 기안장은 노란색 건물 배경과 알록달록한 시설로 놀이터를 연상하게 한다. 클라이밍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3.8m 높이에 달하는 출입문, 내부 층간 이동을 위해 타고 올라가고 내려가길 반복해야 하는 봉, 야외 침대, 바다 직행 워터 슬라이드, 파도 소리를 들으며 체력을 단련하는 헬스장은 낭만과 동시에 불편을 야기한다.
산속에 마련된 기안장 별관도 마찬가지다. 기안84는 주인이 떠난 지 10년 된 집을 그만의 상상력으로 리모델링한다. 층고를 높이고 벽을 터 숙박객들이 식사와 수면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할 수 있게 만드는가 하면 가마솥 아궁이가 있는 주방은 오직 창문으로만 환기하게 해 연기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이러한 불편에 산스장(산과 헬스장의 합성어), 워터 슬라이드, 산 풍경을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조성해 낭만을 곁들인다.
이 모든 것을 고안한 기안84의 상상력이 현실 세계에 구현될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의 스케일 덕분이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피지컬: 100', '솔로지옥' 시리즈 등 규모의 대작 예능을 선보여 온 넷플릭스는 막대한 자본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송국들이 하지 못했던 스케일의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안84가 그만의 상상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그에게 자유도를 부여하면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상상을 현실로 옮겼다. 관련해 연출을 맡은 정효민 이소민 황윤서 PD는 "기안의 상상을 그대로, 하지만 안전하게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안의 상상으로 설계된 시설의 기본 형태와 핵심 재미를 건드리지 않되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안적 낭만은 직원과 손님들에게 '사서 하는 고생'으로 직결돼 묘한 긴장감과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기안장을 처음 본 진과 지예은은 "사장님, 제정신이야?", "어떡해. 무섭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좌충우돌한다.
숙박객들의 우여곡절도 재미를 안긴다. 클라이밍을 통해 겨우 건물 안에 들어가는 모습, 봉을 타고 소리 지르며 주방으로 내려가는 모습, 비를 맞으며 야외 침대에서 자는 모습 등의 불편함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손님들에게 불편만 준다면 시청자들에게도 반감을 살 수 있겠지만 '대환장 기안장'은 숙박객들이 호평하는 모습을 전해 우려를 불식한다. "기괴했지만 큰 성처럼 재밌는 놀이터", "중독된다", "용기를 북돋아 주는 낭만", "정신적으로 힐링이 되는 공간"이라는 숙박객들의 칭찬에 시청자들도 만족감을 안고 편안히 시청에 임한다.
이렇게 엉뚱하고도 기발한 기안84의 상상력과 넷플릭스의 스케일이 합쳐진 '대환장 기안장'에 시청자들은 색다른 볼거리와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향후 공개될 7~9회에서는 기안84 진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어떤 이야기를 펼쳐 또 다른 대리 낭만과 대리 불편을 안길지 기대감이 모인다.
'대환장 기안장' 7~9회는 이날 오후 4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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