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스타 캐스팅도 소용없다…'더 시즌즈'가 해결해야 할 숙제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04.18 00:00 / 수정: 2025.04.18 00:00
계속되는 시즌·반복되는 한계로 피로감
프로그램의 정체성 고민해야 할 때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KBS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K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화려한 이름도, 신선한 조합도 소용없었다. '더 시즌즈'는 7번째 시즌을 맞았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1%대에 머무르고 있다. 매 시즌 달라지는 MC와 콘셉트에도 반응은 갈수록 미지근하다. 지금 필요한 건 신선한 캐스팅이 아닌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다.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시즌즈'는 2023년 2월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매 시즌 다른 MC를 섭외했다. '최정훈의 밤의 공원' '악뮤의 오날오밤' '이효리의 레드카펫' '지코의 아티스트' '이영지의 레인보우'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박보검의 칸타빌레'까지 총 7개의 시즌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시즌마다 개성이 뚜렷한 아티스트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시청률은 줄곧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MZ 세대들의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영지가 이끌었을 때도 1.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가 최고 기록이었다.

이후 7번째 시즌의 주인공으로는 박보검이 발탁됐다. '더 시즌즈' 최초로 배우가 MC를 맡는 만큼 더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와 관련해 최승희 PD는 "박보검 씨는 음악에 관심도 많고 피아노도 잘 치시며 노래도 너무 잘하는 분"이라며 "음악인들에 대한 존경심도 깊어서 저희가 출연해 달라고 졸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신뢰에 힘입어 박보검도 '더 시즌즈'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타이틀인 '칸타빌레' 이름을 손수 지었으며, '칸타빌레'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준비했다. 매회 있는 콘셉트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플레이리스트를 선곡해 대기하는 중간에도 관객들이 음악과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었던 것. 박보검은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며 진정성을 더했다.

앞서 가수 지코(왼쪽)와 이영지가 더 시즌즈의 MC로 나섰지만 시청률 반등은 없었다. /KBS
앞서 가수 지코(왼쪽)와 이영지가 '더 시즌즈'의 MC로 나섰지만 시청률 반등은 없었다. /KBS

그럼에도 시즌7은 첫 방송 시청률 1.5%를 기록한 뒤 1.0%, 0.9%로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최근에 방송된 11회에 경우 1.2%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1%대를 기록하는 중이다.

물론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을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요즘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는 콘텐츠도 많고 이는 화제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률을 완전히 뺴놓고 얘기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더 시즌즈'의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의 본질이다. 시즌마다 음악을 중심으로 한 정체성은 유지되지만 각 시즌이 지나치게 MC에게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포맷은 유사한데 MC만 바뀌다 보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피로감이 누적된다. 박재범 최정훈 악뮤 이효리 지코 이영지 그리고 박보검까지. MC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알겠으나 고정적인 음악 팬층을 위한 깊이 있는 기획보다는 화제성 위주의 캐스팅이 반복돼 프로그램의 방향성 역시 애매해졌다.

플랫폼의 변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들어 유튜브,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음악과 관련된 토크를 나누는 다수의 콘텐츠가 생기고 있는 만큼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더 시즌즈'가 공중파 심야 시간대에 음악을 풀어내는 방식은 과거 '유희열의 스케치북' 시절에는 유효했지만 지금은 달라진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KBS 심야 음악프로그램은 과거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소라의 프로포즈'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으로 이어지는 전통이 있었다. 음악을 통해 방청객,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많은 뮤지션을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은 그 형식과 기획 방향 모두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는 오는 5월 16일부터 오후 11시 20분으로 시간대를 이동한다. /KBS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는 오는 5월 16일부터 오후 11시 20분으로 시간대를 이동한다. /KBS

'더 시즌즈'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단순히 새로운 MC나 출연자를 기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특정 타겟을 설정하거나, 다양한 콘텐츠 유통 전략도 병행해야 한다. 또한 시즌별 완결성보다는 '더 시즌즈'라는 브랜드 전체의 연속성에 대한 접근이 요구된다.

심야 음악프로그램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는 환경 속에서 '더 시즌즈'는 여전히 무대가 필요한 아티스트에게 소중한 플랫폼이다. 이제 가요계에 막 발을 딛은 아티스트들은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펼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더 시즌즈'는 다양한 아티스트에게 무대를 열어주고 관객과 소통하며 진짜 라이브를 선보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의 장이다. 바로 그 점에서 이 프로그램이 가진 가치는 여전히 충분하며 반드시 지켜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화려한 MC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 '더 시즌즈'가 KBS 심야 음악의 명맥을 이을 진정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더 시즌즈-박보검의 칸타빌레'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한다. 오는 5월 16일부터는 오후 11시 20분으로 시간대를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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