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더 이상 여리하고 부드러운 '트롯밀크남'이 아니다. 최수호가 라틴의 뜨거운 열정이 담긴 미니 1집 타이틀곡 '끝까지 간다'로 상남자를 꿈꾼다. '미스터트롯2'에 이어 '현역가왕2'를 통해 트로트 대세로 떠오른 그는 젊은 나이에서 나오는 도전 정신으로 이미지 변신에 용기를 냈다. 그의 용기는 트로트 장르와 가수를 넘어 다방면에서 뛰어난 육각형 인재를 꿈꾸는 패기로 이어지며 반짝반짝 빛을 냈다.
최수호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첫 번째 미니 앨범 'ONE(원)' 발매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이 첫 앨범 공개인 최수호는 "앨범 작업이 처음이어서 많은 실수와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그래도 잘 마무리 짓고 발매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수호는 5일 미니 1집 'ONE'을 공개했다. 그가 신보를 공개한 것은 지난해 3월 리메이크곡 '사랑시 고백구 행복동'을 발매한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다. 그간 '미스터트롯2' TOP(톱)7과의 단체곡, 리메이크곡 등은 공개했었으나 여러 곡을 담은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무래도 앨범을 내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까 이렇게 많은 곡을 녹음해야 하는지 몰랐고 한 곡 녹음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또 경연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앨범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렇다 보니까 목 상태도 많이 좋지 않아 관리하는 부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죠."
최수호는 지난 2023년 3월 종영한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에서 최종 5위를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알리고 지난 2월 막을 내린 MBN 예능 프로그램 '현역가왕2'에서 최종 6위로 TOP(톱)7에 이름을 올리면서 트로트 대세로 떠올랐다. 그런 그는 '현역가왕2'가 끝난 지 한 달이 약간 넘은 시점에 새 앨범을 꺼내들었다. 고된 경연에 조금 쉬고 싶었을 법도 했지만 그보다는 앨범을 빨리 내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미스터트롯2' 끝나고 바로 앨범을 내고 싶었어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현역가왕2'에 또 나가게 되면서 미뤄졌어요. 기다리시는 팬분들이 많으니 최대한 빨리 앨범을 내고 싶었죠. 3~4월에 내는 게 기운이 좋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운이 좋게도 발매하게 됐어요.(웃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경연 프로그램에 거듭 출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최수호는 어린 나이에서 발생하는 패기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미스터트롯2'에서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가다 보니 실력이 더디게 성장하거나 자만할까봐 걱정이 많았던 그는 창창한 나이로 도전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에 '현역가왕2' 출연을 결정했다.
"'현역가왕2'는 '미스터트롯2'랑 비교하면 휠씬 힘들었어요. '미스터트롯2'에서는 일반 참가자였지만 '현역가왕2'는 현역 2년 차라는 타이틀로 나와서 못하면 못하는 가수로 낙인찍힐 수 있었어요. 긴장을 많이 했고 초반에는 잘 풀리지 않아서 혹평도 듣다보니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어요."
그렇게 혹독했던 '현역가왕2'에서의 경험은 이번 앨범의 자양분이 됐다. 최수호는 "얻은 것이 많았다. 이번 앨범을 반년 전에 제작했다고 상상하면 이렇게 수월하게 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현역가왕2'를 통해서 얻은 테크닉, 감정이입 등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돌이켰다.
최수호의 용기는 이번 앨범을 통한 이미지 변신으로도 이어졌다. '미스터트롯2' 등을 통해 '트롯밀크남'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ONE'을 통해 그간의 이미지를 벗고 소년에서 남자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전했다. 최수호는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거기에 집중해서 앨범을 준비했다. 머리도 앞머리를 고집하다가 이마를 드러냈고 거울을 보면서 느끼한 표정도 많이 연습했다"며 "실제 성격도 상남자다. 해병대를 가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귀여운 이미지가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엄청나게 공들여서 멋진 무대, 섹시한 무대를 해도 팬 분들은 다 귀엽게만 보시니까 조금 달라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나이가 들어서도 귀여운 캐릭터를 밀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노력을 했어요. 무엇보다 멋있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웃음)"
그런 마음으로 고른 타이틀곡이 '끝까지 간다'다. '끝까지 간다'는 인트로에서 펼쳐지는 최수호의 국악 구음이 독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색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스페인의 정열적인 플라밍고 기타 사운드와 중독성 강한 비트 위로 에너제틱한 보컬이 어우러져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수록곡 '꿈속을 걸어가요'랑 고민을 많이 했어요. '꿈속을 걸어가요'는 저랑 잘 어울리고 부드러운 노래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간다'를 선택한 것은 이미지 변신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노래 가사가 '현역가왕2'에 임했던 저의 모습을 담은 것 같아서 타이틀곡으로 정했어요."
최수호가 국악을 했던 경험을 살려 타이틀곡에 구음을 넣은 것은 오준성 작곡가의 영향이었단다. 그는 "작곡가님께서 국악했던 것이 장점이니까 구음을 간주에도 넣고 전주에도 넣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셨다. 그러다가 노래 가사에 집중이 안 되는 것 같아서 간주에 있는 것은 뺐다. 계획에 없던 일이었지만 기회를 주셨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앨범에는 이 외에도 소년의 짝사랑하는 마음을 밝고 가볍게 표현한 '꿈속을 걸어가요', 소중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사한 메시지가 담긴 '같이한 우리', 리메이크곡 '엄마의 노래', '미스터트롯2' 신곡 미션을 통해 선보였던 '조선의 남자' 2025년 버전, '끝까지 간다'의 인스트루멘탈(반주) 트랙까지 총 6곡이 실렸다. 수록곡 중에서 최수호가 가장 애착을 갖는 곡은 '꿈속을 걸어가요'다.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다고 느낄 만큼 참 잘 어울렸던 것 곡이에요. 부드러운 발라드고 나이대에 맞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죠. 발라드는 트로트랑은 많이 달라서 부를 때 그간 나오지 않았던 색다른 목소리와 감정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설렘과 기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좋은 곡이에요."
도전 정신과 패기를 갖춘 최수호의 욕심은 트로트 장르와 가수에서 한정되지 않는다. 발라드, 댄스, 콘서트, 연기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다재다능한 인재가 되고 싶은 것이 그의 소망이다. 다만 그는 이에 우선해 먼저 갖출 것은 보컬이라는 진중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비교해 아직은 덜한 깊이감도 보완해야한다고 채찍질 할 줄 아는 겸손함도 있었다.
"요즘은 한 가지만 잘한다고 되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발라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다 잘해야 하고 다재다능한 가수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나중에는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를 해야 감정이입이 더 잘 돼고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를 때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그것도 제가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야 할 수 있는 도전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가수로서의 경험과 실력 향상을 위해 노래에 집중하고 싶어요."
그렇게 가수로서 먼저 실력을 갖추겠다는 마음을 담아 발매한 이번 앨범에 최수호는 남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일단 지금 팬 분들은 트로트 경연을 통해서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도 팬 분들이 생기면 좋겠다. 그러면 희열이 생길 것 같고 좀 더 열정적이게될 것 같다"고 바랐다.
"'끝까지 간다'로 이미지 변신을 해서 상남자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어요. 수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잠실올림픽 공원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싶고 트로트 차트에서 2위를 하고 싶어요. 임영웅 형의 벽을 넘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1위는 안 될 것 같아요.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silkim@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