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잘생긴 트롯', 스타 12명이 무색…시청률 1%대 굴욕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5.04.04 00:00 / 수정: 2025.04.04 00:00
진정성·감동에 치중…박진감·즐거움 못 살려
매주 금요일 밤 10시 tvN STORY에서 방송
tvN STORY 잘생긴 트롯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tvN STORY
tvN STORY '잘생긴 트롯'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tvN STORY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소문난 잔치에는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진정성은 충분히 알겠으나 재미는 '글쎄'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역대급 라인업으로 미친 섭외력을 보여준 '잘생긴 트롯'이 시청률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감동에 집중한 나머지 서바이벌 예능의 재미를 놓친 연출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첫 방송한 tvN STORY 예능 프로그램 '잘생깃 트롯'은 연예계 대표 남자 스타 12명이 트로트에 진정성을 가지고 도전하는 신(新) 음악 예능이다. 현재 5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프로그램은 격투기 선수 추성훈, 배우 장혁 최대철 인교진 지승현 정겨운 태항호 현우 이태리, 뮤지컬 배우 김동호, 전 국가대표 펜싱선수 김준호, 미남 선발대회 우승자 한정완이 'T4(트로트 톱 4)'에 들어 음원 발매 기회를 얻기 위해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을 그린다. 가수 이찬원과 장민호는 이들 12명의 멘토 겸 프로듀서로 활약한다.

잘생긴 트롯은 연예계 남자 스타 12명이 출연하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tvN STORY
'잘생긴 트롯'은 연예계 남자 스타 12명이 출연하는 화려한 라인업으로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tvN STORY

당초 '잘생긴 트롯'은 출연을 예상하지 못했던 스타 12명이 트로트에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끌었다. 본인만의 스타일로 무대를 압도하는 추성훈, 트로트 가사 해석은 물론 평론까지 가능한 장혁, 배우계 탑 보컬리스트 최대철, 가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트로트 DNA를 장착한 인교진, 트로트에 대한 불타는 학구열을 보이는 지승현,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정겨운의 등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트로트 효자를 꿈꾸는 태항호, 승부사 본능을 드러내는 현우, 아내의 특급 내조로 트로트 사랑꾼이 된 김동호, 아역배우의 틀을 깨러 나선 이태리, 펜싱에 이어 트로트 금메달을 노리는 김준호, 한국 최고 미남 선발 대회 우승자 출신으로 트로트 실력까지 잘생긴 한정완의 출연이 예고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관심 속에 베일을 벗은 '잘생긴 트롯'이지만 5회까지 방송된 프로그램은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회 1.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2회 1.3%에서 3회 1.2%로 떨어지더니 4회에는 1.0%까지 추락했다. 5회 시청률 역시 1.0%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화제성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몰두한 나머지 서바이벌의 박진감, 예능의 즐거움은 놓친 부분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소개부터 진정성을 강조한 '잘생긴 트롯'은 방송에서도 12명의 스타가 얼마나 트로트에 진심인지를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21일 방송된 잘생긴 트롯 5회에서는 배우 인교진과 그의 아버지인 가수 인치완이 함께 무대에 서는 내용 등이 그려졌다. /tvN STORY
지난 21일 방송된 '잘생긴 트롯' 5회에서는 배우 인교진과 그의 아버지인 가수 인치완이 함께 무대에 서는 내용 등이 그려졌다. /tvN STORY

방송은 도전자들이 트로트 초보에서 실력자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 감동을 선사하는 데는 성공했다. 2라운드에서 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으로 성장한 이태리와 정겨운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정겨운을 옆에서 지켜본 멘토 장민호는 "감동이 온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가족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담은 '막걸리 한잔'을 부른 최대철과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그린 '엄마꽃'을 가창한 현우를 통해 가족 서사를 전했다. 3라운드에서 인교진이 아들과 함께 무대서는 것이 소원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눈물을 흘리면서 부자(父子) 간의 애틋한 정이 드러나기도 했다.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시대에 성장과 가족 서사로 진정성과 감동을 좇는 연출은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에 비중을 크게 둬,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선사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프로그램에서는 'T4'에 들기 위한 도전자들의 치열한 승부에서 나오는 박진감도, 각양각색 캐릭터의 다(多) 인원에서 발생하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발견하기 어렵다. 이에 '잘생긴 트롯'은 시청자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채 시청률 1%대의 성적표를 받고 있다.

물론 '잘생긴 트롯'은 방송의 요일과 시간대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금요일 밤 10시는 '잘생긴 트롯'과 같은 지난달 21일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과 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방송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보물섬'은 4회 만에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 가장 최근 방송된 10회에서는 시청률이 13.1%까지 치솟았다. '언더커버 하이스쿨' 역시 5~8%대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는 중이다.

쟁쟁한 타사 작품들과 경쟁하는 악조건 속에서 '잘생긴 트롯'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방송은 장혁 정겨운 태항호 한정완이 탈락한 가운데 남은 8명이 3라운드에서 살아남아 'T4'에 들기 위해 펼치는 뜨거운 경쟁을 향해 달려간다. 남은 방송 동안, '잘생긴 트롯'이 진정성으로 그린 감동과 서바이벌 예능의 재미 사이 적절한 조화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잘생긴 트롯'은 매주 금요일 밤 10시 tvN STORY에서 방송되고 다음 날인 토요일 밤 10시 40분 tvN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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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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