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지드래곤, 멋있지만 불완전한 '왕의 귀환'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5.03.31 07:00 / 수정: 2025.03.31 07:00
29~30일 고양종합운동장서 8년 만의 솔로 콘서트
특유의 바이브 폭발력은 역시…완성도는 아쉬움
지드래곤이 29일과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8년 만의 솔로 콘서트 Ubermensch를 개최했다. 29일 6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공연은 돌풍 등 기상 상황으로 인해 7시로 한 차례 변경됐고 이마저도 기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7시 43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이 29일과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8년 만의 솔로 콘서트 'Ubermensch'를 개최했다. 29일 6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공연은 돌풍 등 기상 상황으로 인해 7시로 한 차례 변경됐고 이마저도 기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7시 43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갤럭시코퍼레이션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문화 아이콘'으로서 지드래곤 특유의 바이브와 폭발력은 상당했지만 '뮤지션'으로서 공연의 완성도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지드래곤이 2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8년 만의 솔로 콘서트 'Ubermensch(위버멘쉬)'를 개최했다. 6시 30분으로 예정됐던 공연은 돌풍 등 기상 상황으로 인해 7시로 한 차례 변경됐고 이마저도 기상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7시 43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3만여 관객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꿋꿋하게 기다렸고 지드래곤은 150분가량을 나름 알차게 채워 화답했다.

지드래곤은 때론 멋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만 바라보며 말을 하기도 하지만 "환호가 좀 약한 거 같다"며 호응을 유도하고, '스웨그'와 '체크' 두 단어의 빌드업으로 3만 관객을 열광시키면서도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7년 'ACT III MOTTE(액트 모태)' 이후 8년 만의 콘서트지만 그만의 분위기와 에너지는 생생하게 살아숨쉬었다.

아쉬움도 있다. 지드래곤은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만큼 소통에도 꽤 긴 시간을 들였다. 다만 또렷하지 않고 속삭이는 듯한 그 특유의 말투가 대형 야외 공연장과 만나니 전달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여기에 스크린에 여러 필터와 특수 효과를 넣어 그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걸 오히려 방해했다. 특히 라이브는 후반부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모양새였다.

시작부터 원활하진 않았다. 공연장은 야외인데 이날 날씨는 영하까지 떨어졌다. 공연 수시간 전 30분 연기된다고 공지했지만 막상 7시가 됐지만 "기상 악화로 인해 일부 연출 및 특수효과 안전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음을 안내드린다"는 자막만 나왔고 하염없이 시간이 흐른 끝에 7시 43분이 돼서야 지드래곤이 무대에 올랐다.

지드래곤은 크레용(Crayon), 그 XX, 니가 뭔데, 삐딱하게, Heartbreaker, 무제(無題) (Untitled, 2014) 등 앞서 발표한 히트곡들과 보나마나(BONAMANA), TAKE ME, DRAMA 등 지난달 발표한 정규 3집 Übermensch 수록곡들을 섞어 자신의 음악사를 총망라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은 '크레용(Crayon)', '그 XX', '니가 뭔데', '삐딱하게', 'Heartbreaker', '무제(無題) (Untitled, 2014)' 등 앞서 발표한 히트곡들과 '보나마나(BONAMANA)', 'TAKE ME', 'DRAMA' 등 지난달 발표한 정규 3집 'Übermensch' 수록곡들을 섞어 자신의 음악사를 총망라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그럼에도 지드래곤이 시작부터 메가 히트를 기록한 7년 4개월 만의 솔로곡 'PO₩ER(파워)'와 'HOME SWEET HOME(홈 스위트 홈)' 무대를 펼치자 분위기는 단번에 뜨거워졌다.

지드래곤은 6번째 곡 'INTRO. 권지용(Middle Fingers-Up. 미들 핑거스 업)' 무대 후 관객들에게 수줍게 인사를 하다가 돌연 "요즘 가수들은 물을 안 먹나?"라고 말하더니 물병을 찾아헤맸다. 관객들은 "권지용"을 연호했고 지드래곤은 물 한모금을 마신 뒤 그런 관객 쪽을 바라보며 씩 웃더니 시크하게 물병을 툭 던졌다. 그 모습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이어 "좀 오래걸렸는데 오늘 자리가 만들어지니까 코가 찡한 느낌"이라며 나지막하게 '스웨그'와 '체크'를 읊조리다가 자신이 '스웨그'를 하고 관객들이 '체크'를 외치도록 유도했다. 호응이 좋았는지 지드래곤은 텐션을 끌어올렸고 목소리 볼륨을 점차 키우면서 아주 멋들어진 멜로디와 그루브로 '스웨그'와 '체크' 두 단어를 키워드로 즉흥 무대를 연출했다.

불과 수분 내에 벌어진 어쩌면 단편적인 상황이지만 그 안에 대중이 지드래곤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빼곡히 담겼다. 수줍은 듯 하면서도 당당하고, 다소 엉뚱하지만 적당히 유머러스하면서 그 안에 진심을 담아낼 줄 안다. 여기에 퍼포먼스를 할 때 응축해놓은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그런 것들이 모인 'Ubermensch'는 지드래곤의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지드래곤은 '크레용(Crayon)', '그 XX', '니가 뭔데', '삐딱하게', 'Heartbreaker(하트브레이커)', '무제(無題) (Untitled, 2014)' 등 앞서 발표한 히트곡들과 '보나마나(BONAMANA)', 'TAKE ME(테이크 미)', 'DRAMA(뜨라마)' 등 지난달 발표한 정규 3집 'Übermensch(위버맨쉬)' 수록곡들을 섞어 자신의 음악사를 총망라했다.

지드래곤은 2025년 3월 함께 해서 고맙고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아주 좋았다고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투어 시작이니까 일단 정해져 있는 다른 나라 가족들을 만나고 다시 상봉하자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지드래곤은 "2025년 3월 함께 해서 고맙고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아주 좋았다고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투어 시작이니까 일단 정해져 있는 다른 나라 가족들을 만나고 다시 상봉하자"고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또 주최 측에 따르면 공연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 개념을 예술로 표현해 위버맨쉬가 초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를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했다. 또 인공지능 테크 기술을 무대에 접목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길을 끈 건 지드래곤의 모습을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할 대형 스크린에 쉴 새 없이 펼쳐진, 몰입을 방해하는 특수효과와 필터 처리다.

스토리텔링도 메시지를 담아내려는 시도는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공연의 기본이자 가장 직관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는 라이브와 퍼포먼스다. 내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대 장악력은 괜찮았지만 라이브가 받쳐주지 못했다. 중반부를 지날 무렵 그조차도 "신기한 경험. 다리에 힘이 풀린다는 말을 하는데" "근력 운동을 좀 더 해서"라고 멋쩍게 말할 정도.

혼자 2시간 넘는 공연을 이끌어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이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영향도 없을 수 없다. 그럼에도 오랜 경력의 프로라면 장시간 공연을 위한 체력과 목 관리가 충분하게 됐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나 그는 5월 일본 돔 콘서트를 비롯해 아시아 투어에 돌입한다. 몸 관리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지드래곤은 "2025년 3월 함께 해서 고맙고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아주 좋았다고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투어 시작이니까 일단 정해져 있는 다른 나라 가족들을 만나고 다시 상봉하자. 권지용의 새로운 챕터 오늘 열심히 했다. 알아주셨으면 한다. 오랜만의 무대이기에 좋은 쪽으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곧 또 보자"고 인사했다.

그는 30일 같은 자리에서 고양 2일차 공연을 개최한다. 이어 오는 5월 10~11일 양일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필리핀 불라칸, 일본 오사카, 중국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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