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KBS가 공사 창립 52주년을 맞아 과감한 변화를 예고했다. 2049 젊은 시청자층을 사로잡기 위해 스타 MC를 앞세운 신규 예능을 대거 편성하는가 하면,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인기 프로그램도 재정비했다. 하지만 KBS는 연이은 시청률 부진의 아픔을 겪고 있다. 이런 KBS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25 KBS 봄 신상 예능프로그램 설명회가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예능센터장 한경천, CP 이황선 박덕선 박석형 박민정, 대형이벤트단장 박지영이 참석했다.
이번 KBS 예능프로그램 설명회는 2025년 KBS의 콘텐츠 전략과 주요 라인업을 소개하고 프로그램 CP와의 대화를 위해 마련됐다.
한경천 센터장은 "작년에 시행착오가 많았다. 젊은 후배들과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많이 하다가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며 "올해는 대중적인 캐스팅으로 변화를 줬다. 2049 시청층을 주력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강호동 씨는 '공부와 놀부'를 통해 KBS에 오랜만에 복귀한다. 오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새롭게 돌아온다"며 "'연애의 참견'으로 눈길을 끈 주우재 씨도 이번에는 메인 MC로 활약한다. '연애의 참견' 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민정 씨도 지상파 예능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박보검 씨는 KBS와 인연이 깊다. '뮤직뱅크' 월드 투어 MC를 전담하는 분인데 이번에 소통이 잘 돼서 '더 시즌즈' MC로 합류한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공개도 앞두고 있는 만큼 화제성을 확실히 잡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KBS 대표 심야 음악프로그램 '더 시즌즈'가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더 시즌즈'는 2023년 2월부터 시즌제로 운영되며 다양한 아티스트가 진행을 맡아왔다. 가수 박재범('박재범의 드라이브')을 시작으로 잔나비 최정훈('최정훈의 밤의공원'), 악뮤('악뮤의 오날오밤'), 이효리('이효리의 레드카펫'), 지코('지코의 아티스트'), 이영지('이영지의 레인보우')가 MC를 맡아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7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더 시즌즈'는 프로그램 최초로 가수 출신이 아닌 배우 박보검을 MC로 발탁했다. 이와 관련해 박석형 CP는 "MC를 배우로 선택한 거는 새로운 도전이다. 그 부분을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음악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와의 1:1 토크가 많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이해나 존중이 필수적이다. 박보검은 소통하는 면에 있어서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음악 사랑이 가득한 분이다. 프로그램에 잘 녹아들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역지사지 퀴즈 토크쇼 '공부와 놀부'가 오는 31일 첫 방송된다. '공부와 놀부'는 연예인 부모들이 자녀의 학습 문제를 직접 풀어보는 '역지사지 초등부모 소환 퀴즈 토크쇼'다. 부모 세대의 학창 시절과 현재의 교육을 비교하며 퀴즈를 통해 소통한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강호동이 무려 13년 만에 KBS 예능 MC로 복귀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2012년 '강호동의 천생연분' 이후 오랜만에 KBS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진행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황선 CP는 "강호동 씨는 진행 능력이 워낙 탁월한 분이다. 무엇보다 KBS랑 궁합이 잘 맞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공부와 놀부'는 거대 담론을 다루는 방송이 아니다. 남녀노소 편하게 볼 수 있는 착한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8년부터 7년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더 강력해진 라인업과 함께 새롭게 돌아온다. 프로그램은 10문제를 풀어야만 퇴근할 수 있는 옥탑방에 갇혀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지식 토크쇼다.
이번 시즌에는 기존 MC인 송은이 김숙 김종국과 함께 홍진경 양세찬 주우재가 새롭게 가세해 지식 대결을 펼친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지닌 멤버들의 조합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궁금해진다. 새 시즌은 오는 4월 3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박민정 CP는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KBS의 간판 퀴즈프로그램이다. 그간 KBS 예능 중에는 게스트들이 나올 수 있는 게 많이 없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아마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좋은 창구가 돼서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터를 보면 기존에 있던 MC들은 학사모를 쓰고 있고 새롭게 들어온 분들은 학사모를 쓰지 않고 있다. 구세대 신세대 MC의 대결 모드가 추가 된 게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배우 이민정의 시골 생활 리얼리티를 그린 '가는 정 오는 정 이민정'도 라인업에 합류했다. 프로그램은 시골 마을에 생필품을 가득 실은 이동식 편의점을 배달하고 하룻밤을 보내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힐링 예능이다. 오는 5월 23일 오후 10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박덕선 CP는 "제목부터 따뜻함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다. 이민정 씨가 이동형 트럭을 타고 마을 주민들에게 물건도 팔고 정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라며 "시청자분들이 편하게 보실 수 있는 따뜻하고 착한 예능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 센터장은 "과거에는 '1박 2일'과 같은 프로그램이 잘 될지 아무도 몰랐다.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고?' 등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KBS 프로그램이 촌스러울 수도 있고 트렌디함에서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모든 가족이 편하게 오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거라는 건 확신한다"고 힘 있게 말했다.
KBS는 이번 봄 개편을 통해 젊은 시청층을 공략하는 신선한 예능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프로그램의 재정비를 병행하며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가 활발해지는 만큼 TV 예능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고 있는 가운데, KBS가 사랑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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