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윤상정'] 법대 졸업생이 완성한 '스터디그룹 맑눈광 희원'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5.03.04 00:00 / 수정: 2025.03.04 00:00
티빙 '스터디그룹' 속 최희원 役으로 활약
맑은 눈의 광인부터 엉뚱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열연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윤상정은 인터뷰를 진행한 시점 기준으로 지난주에 졸업했다. 배우라는 확실한 꿈이 있지만, 학교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 고등교육기관인 대학(大學)에서는 다른 학문을 탐구하고 싶었다. 그렇게 편입으로 법대에 들어가 졸업장까지 받는 데 성공했다.

사실 '법대생'이라는 수식어는 인터뷰 전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작품에서 보여준 엉뚱하고 해맑은 모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두 마디 나누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수식어였다.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하나의 화두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다. 이미 생각했던 주제이기 때문에 막힘없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심지어 일목요연하다. 순하고 여린 외양과 달리 단단한 중심이 있는 듯하다. '외유내강'을 의인화한다면 바로 배우 윤상정이 아닐까 싶다.

윤상정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극본 엄선호·오보현, 연출 이장훈·유범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최희원 역을 연기한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3일 첫 공개된 '스터디그룹'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에만 재능이 몰린 윤가민(황민현 분)이 최악의 꼴통 학교에서 피 튀기는 입시에 뛰어들며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는 코믹 고교 액션물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먼치킨(주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정도로 강력한 캐릭터를 지칭하는 단어)' 주인공을 앞세워 유쾌 통쾌함을 선사하며 지난 20일 1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방송 후반부터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는 윤상정은 "처음 작품이 나왔을 때는 1020세대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며 "그런데 5060세대인 저희 부모님도 너무 재밌게 보시더라. 물론 내가 나와서 잘 보시는 것도 있겠지만 이렇게 여러 번씩 돌려보면서 좋아한다는 게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스터디그룹'은 황민현과 한지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신예로 구성됐다. 이에 작품은 오디션을 진행해 새 얼굴 발굴에 나섰다. 윤상정 역시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여성 캐릭터는 이지우와 최희원을 A와 B 지문으로 제공한 뒤 대본 리딩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윤상정은 "지나고 보니 감독님께서 희원이 지문을 중점으로 리딩을 시켰었다. 당시 대본이 세현이랑 하교하는 장면 중 '넌 너무 너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아'라는 대사였다. 상황이나 지시 대사가 많이 없었던 만큼 어떤 사람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다 다르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희원이의 성격이 많이 드러나는 부분 같았다"고 돌이켰다.

"전 항상 감독님께 캐스팅의 이유를 여쭤보곤 해요. 이번에는 감독님께서 그룹원 중에서 희원이가 제일 먼저 캐스팅됐다고 하더라고요. 저만큼 희원이를 재밌게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날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웃고 다녔어요.(웃음)"

윤상정이 연기한 최희원은 자유자재의 표정 연기로 때로는 내성적이다가도 때로는 엉뚱한 면모로 반전 매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윤상정은 이러한 최희원을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대개 캐릭터들이 입체적이지만 희원이는 그 변화가 명확히 두드러진 인물"이라며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올곧고 부유하게 자랐지만 내성적이다. 그러나 친구를 위해 같이 싸울 줄도 알고 나중에는 스터디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줄 아는 지점도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배우 윤상정이 티빙 스터디그룹에서 최희원 역을 맡아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엔에스이엔엠
배우 윤상정이 티빙 '스터디그룹'에서 최희원 역을 맡아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엔에스이엔엠

기자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1회부터 10회까지 아버지, 쌍둥이 동생, 친구 등 각자의 서사를 중심으로 쭉 이어가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최희원은 큰 줄기가 없어 보였다. 이를 묻자 윤상정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보이는 서사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수긍하면서도 "희원이도 다른 친구들처럼 작품 속 서사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럼에도 난 희원이만 보고 고민하지 않나. 때문에 주어진 조건 안에서 서사를 쌓기엔 충분했고 잘 끌고 갈 수 있었다"고 자신만의 해석을 전했다.

윤상정은 대본을 토대로 자신이 줄 수 있는 변화의 구간을 설정했다. 그리고 서사 대신 '관계'를 선택했다. 윤상정은 "희원이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관계에 있어서 변화를 보여줘야겠다 싶었다. 예를 들어 가민(황민현 분)이랑 지우(신수현 분)랑 세현(이종현 분)이랑 준(공도유 분)이랑 있을 때가 다 다르게 표현하려고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가민이는 희원이와 비슷한 결이에요.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죠. 준이는 늘 '왜 저래?'라는 한심의 눈빛과 뉘앙스로 대했어요. 반면 세현이는 이성적으로 바라보는 눈빛이 분명 있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부끄러움을 느끼고 안 좋은 모습은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죠. 또 준이와 달리 세현이가 지적은 한다면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고요. 그리고 지우의 경우는 유일한 친구이자 내 학창 시절을 구원해 준 구원자라고 생각하고 대했어요. 너무 멋있지 않나요? 이 마음 그대로 항상 지우를 바라봤던 것 같아요."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윤상정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어떻게 보면 가장 다이내믹한 캐릭터도 최희원이다. 초반 다소 수동적인 모습부터 4차원이면서도 엉뚱하다가도 시원하게 욕을 하는 맑은 눈의 광인 모습을 지나 친구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캐릭터를 쌓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상정은 고민이 많았단다. 그는 "양극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과하게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때때로 엉뚱한 모습이 나오는 부분도 신중해야 했다.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갑작스럽게 임신을 이야기할 때 눈살이 찌푸려지는 대신 '희원이라면 그럴 수 있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설득 시켜야 했다"고 설명했다.

때때로 욕설을 날리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그냥 내지르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윤상정의 고민이 담긴 욕설이었다. 그는 "똑같은 욕을 하지만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다. 처음에는 지키고 싶은 친구를 위해 첫 용기를 냈다. 때문에 큰소리를 내는 데 다소 주저함이 있었으면 했다. 후반부 갱생맨들을 끌고 와서 선생님을 지킬 때는 이미 나름 걸걸해진 희원이다. 그 모습이 중간중간 욱하는 모습을 통해 보이고 중요한 후반부에서는 강인한 모습이 담겼으면 했다. 욕이 낯설지 않고 어느덧 할 때는 하는 애라는 하나의 일환으로 명확하게 보였으면 했다"고 전했다.

"희원이를 구축하면서 명확한 서사는 없지만 캐릭터성을 잘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다섯 명의 앙상블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희원이란 인물은 주변에서 잘 받아줘야 만들어질 수 있는데 가민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제 캐릭터에 맞게 리액션을 해주니까 희원이가 튀지 않을 수 있었죠."

배우 윤상정이 티빙 스터디그룹으로 호흡을 맞춘 황민현 등 멤버들과의 케미를 전했다. /티빙 방송화면 캡처
배우 윤상정이 티빙 '스터디그룹'으로 호흡을 맞춘 황민현 등 멤버들과의 '케미'를 전했다. /티빙 방송화면 캡처

윤상정의 말처럼 '스터디그룹'은 그룹원들의 '케미'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이는 현장에서의 좋은 호흡 덕분에 만들어진 '케미'였다. 윤상정은 이런 중심점으로 황민현과 주연우(김순철 역)를 꼽았다. "오빠들이 사석 모임을 많이 만들면서 잘 이끌어줬다. 연우 오빠의 경우 나중에 합류하지만 같은 스터디그룹원이지 않나. 계기는 늦을지언정 함께 같이하자는 마음에 초반부터 6명이 함께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지금은 군대에 가 있는 민현 오빠에게 많이 놀랐어요. 현장에서도 정말 성실하거든요. 뭐 하나를 해도 허투루 하는 게 없는 사람이에요. 어제 뭐 했냐고 물으면 운동하거나 액션 스쿨에 갔거나 둘 중 하나예요. 정말 성실하죠?(웃음) 저도 오빠의 성실한 기운을 많이 받아서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고 느꼈는데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어요. 나이 차이가 몇 살 안 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존경하게 됐어요."

배우들의 '케미'와 감독의 유연함은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앞서 '스터디그룹'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끼리 장면 장면을 만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윤상정 또한 큰 애드리브보다 디테일한 설정 등을 서로 많이 만들었단다. 그만큼 각각의 캐릭터에 몰입했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윤상정은 "예를 들면 가민이가 전학 갈 때 그룹원들이 교장실 앞에서 가민이를 지켜보지 않나. 그때 세현이가 우린 유성공고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여긴 어디야?'라고 묻는데 희원이는 바로 '교장실'이라고 답한다. 희원이라면 단순하게 이 상황만을 볼 것 같아서 나온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스터디그룹'으로 기분 좋은 한 해를 시작한 윤상정의 올해 바람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다지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전까지만 해도 너무 조급했다. 조금이라도 작품에 텀이 생기면 입지를 다져야 하는데 공백기가 생기니까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이내 "이제는 몸과 마음이 당당해야 오디션장에 들어갔을 때도 내가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지금처럼 더 건강하고 시야를 넓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끝으로 시청해 준 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해요. 봐준 분들이 좋은 리뷰도 남겨주고 영상까지 만들어줘서 입소문을 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또 새롭게 시작하는 분들에게는 많은 분들이 완결된 걸 정주행하는 걸 좋아하잖아요. 저희 작품 완결이 났으니까 지금이 딱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오랜 시간 다져온 공고한 호흡을 마음껏 느끼면서 새해를 시작했으면 해요. 지금도 새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었지만 그러니 더욱 빨리 시작해 주셨으면 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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