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수빈 기자] KBS 시트콤의 부활을 알리며 호기롭게 등장한 '킥킥킥킥'. 하지만 초반부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배우 지진희와 이규형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과한 코미디 연기와 연출 방식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며 점차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KBS2 수목드라마 '킥킥킥킥'(극본 정수현, 연출 구성준)이 지난 5일 첫 방송됐다. 작품은 천만 배우 지진희(지진희 분)와 스타였던 조영식 PD(이규형 분)가 콘텐츠 제작사를 설립하고 구독자 300만을 향해 달려가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제목부터 눈길을 끈 '킥킥킥킥'은 웃음을 강조한 작품이다. 구성준 감독은 앞서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제목 그대로 웃음을 강조했다. 모두 웃을 수 있게 작품에 다양한 코미디 요소를 담았다"며 "진지하면서 웃긴 것, 몸 쓰는 것, 에너지 넘치는 것 등을 다 넣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작진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킥킥킥킥'은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첫 회에는 시청률 2.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했으나 20일 방송된 6회에서는 0.7%로 최저 기록을 찍었다. 수목드라마가 토일드라마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경향이 있지만 같은 시간대 방영된 '수상한 그녀'가 시청률 4.0%로 종영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특히 0.7%라는 최저 기록을 세우며 지난해 8월 부활한 KBS 수목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다. 게다가 화제성 지표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킥킥킥킥'이 외면받는 이유에는 지나치게 산만한 연출과 개연성 부족, 현실감 없는 캐릭터 설정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꼽힌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배우들의 과한 텐션이다. 코미디 장르 특성상 과장된 표현과 유쾌한 분위기는 필수적이지만 '킥킥킥킥'은 그 선을 넘어 과장된 연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기며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지진희와 조영식 PD가 10년 만에 만난 후 벌어지는 몸싸움은 정신이 사납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어색한 몸짓과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두 사람의 라이브 방송을 본 후 투자를 하겠다며 나타난 돈만희(김주헌 분)의 등장도 웃기다기보다는 뜬금없다. 늑대 소리와 함께 "투자하기 좋은 날이네"라고 외치면서 등장하지만 어색하게 느껴진다.
다만 이는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이 아닌 캐릭터 설정과 연출 방식이 그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지진희와 이규형 모두 이미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다. 그들의 연기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캐릭터 설정과 연출 방식이 그들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호흡을 짧게 가져가 강렬한 이미지만 남기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는 하지만 '킥킥킥킥'은 이를 어설프게 따라 한 듯한 느낌이다. 카메라가 움직이는 과정이 굉장히 정신 사납고 어지럽게 느껴진다. 이야기 자체가 산만하고 배우들의 톤 자체가 하이톤이다 보니 가뜩이나 정신 없는데 여기에 카메라가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니 보기가 어려워진다. 이러한 카메라의 움직임에 의도가 있는지까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매력이 느껴지지 않은 캐릭터들도 한몫한다. 특히 MZ 사원으로 등장한 가주하(전소영 분)과 왕조연(전혜연 분)이 지나치게 작품 내에서 튄다. 정리되지 않은 하이톤이 작품 분위기를 잡아 버리니 전체적으로 두 인물의 강렬한 분위기만 기억에 남는다. 이로 인해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듯한 느낌만 들 뿐이다.
코미디는 강약 조절이 매우 중요한 장르다. 하지만 '킥킥킥킥'은 끊임없이 높은 텐션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피로감만 주고 있다. 이로 인해 '과유불급'의 코미디가 돼 버렸고 이는 결국 시청률 부진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총 12부작 중 이제 반환점을 돌았기에 반등의 기회는 충분하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동료애가 깊어지는 모습이 극적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사내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남은 회차에서는 코미디 연출 방식과 캐릭터 활용법을 개선해 진정한 '킥킥킥킥'이라는 웃음을 전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킥킥킥킥'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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