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던 꿈의 음악"…YB, 투병 중 스며든 메탈 본능(종합)
  • 정병근 기자
  • 입력: 2025.02.17 15:52 / 수정: 2025.02.17 15:52
26일 메탈 앨범 'ODYSSEY' 발매
강렬한 사운드에 담은 묵직한 메시지
"용기 냈고 새로운 길 찾은 느낌"
밴드 YB가 17일 메탈 앨범 ODYSSEY 발매 음악감상회를 개최하고 더 늦기 전에 내 안에 잠자던 꿈의 음악을 우리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메탈이 이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거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태희 김진원 윤도현 허준. /디컴퍼니
밴드 YB가 17일 메탈 앨범 'ODYSSEY' 발매 음악감상회를 개최하고 "더 늦기 전에 '내 안에 잠자던 꿈의 음악'을 우리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메탈이 이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거 같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태희 김진원 윤도현 허준. /디컴퍼니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밴드 YB(윤도현(보컬) 박태희(베이스) 김진원(드럼) 허준(기타))가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와 "잠자던 꿈의 음악"을 끄집어냈다. 사운드는 강렬하고 메시지는 묵직하다.

YB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롤링홀에서 새 메탈 앨범 'ODYSSEY(오디세이)' 발매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앨범은 암투병 등 힘든 시기를 이겨낸 윤도현처럼 좌절, 회의, 갈등, 투쟁, 자유의 서사가 강렬한 사운드를 타고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내 안에 잠자던 꿈의 음악"이라는 허준의 말처럼 이전의 음악과 확연히 다른 파격적인 앨범이다.

윤도현은 "메탈을 좋아하고 듣다 보니까 하게 됐다"며 "어릴 때 데스메탈을 듣다가 흥미를 잃어서 중단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하위 장르가 생기면서 흥미가 생겼다. 코로나19와 암투병 때 메탈 음악을 많이 들었다. 힘이 되더라. 솔로 프로젝트로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멤버들과 상의하면서 같이 하게 됐다. 매일은 아니지만 2년 동안 작업했다"고 돌아봤다.

김진원은 "2년여의 작업이었고 처음 밑그림을 그렸을 때는 갑자기 일의 양이 쏟아진 느낌이었다. 어떻게 해낼까 하다가 한걸음씩 분해하기 시작했다. 그게 2년이다. 루틴을 만들어서 계속 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2년의 결과물이고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희는 "윤도현이 메탈 앨범을 준비할 때 우리와 같이 해도 될까 고민했다고 했는데 정말 진지하게 그 이야기를 했었다. 그 모습이 고마웠다.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거이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내 안에 잠자던 꿈의 음악'을 우리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 "메탈이 이제 우리 일상에 스며든 거 같다"고 화답했다.

이날 깜짝 게스트로 함께한 레전드 뮤지션 김수철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 그는 "이번 음악을 들으면서 '우리 마음의 고향'으로 왔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며 "록이라고 해서 노랫말을 흘리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현이는 가사 전달이 정확하고 예나 지금이나 파워풀하다. 몇년 전 아팠다가 완치돼서 이 앨범이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ODYSSEY'는 YB가 새롭게 시도하는 하이브리드 모던 메탈 스타일의 앨범이다. 강렬한 사운드와 기존 YB의 색을 확장한 새로운 시도, 보컬 윤도현의 그로울링(저음의 울림을 극대화하는 창법)과 스크리밍(찢어질 듯한 고음) 창법, 허준의 테크니컬한 기타 연주, 박태희의 묵직한 베이스, 김진원의 정교한 더블 베이스 드러밍 등 멤버들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외부의 억압과 내적 갈등의 고통에 시달리며 자아를 잃고 혼란에 빠지지만 내면의 힘과 희망을 발견하며 자신을 찾고 자유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는 서사를 풀어냈다. 화자는 초기에 고통과 혼란 속에 머물지만 점차 자신을 재발견하고 마지막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진정한 자유를 쟁취한다.

윤도현은 "코로나19와 투병 시기가 겹치면서 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혼란이 있었다. 그때 유일하게 메탈 음악이 날 잡아줬다. 메탈 음악 듣는 거 좋아하고 매일 듣고 하다 보니까 저도 스며든 거 같다"며 "요새 양극화도 심각하고 고통 속에서 죽음의 문턱에 갔다가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보는 구성으로 하고 싶어서 그런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앨범은 외부의 시선과 억압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담은 Voyeurist,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며 삶에 회의를 느끼는 Orchid, 고통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받는 순간 StormBorn,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두려움과 고통을 마주하며 싸워나가는 End And End, 자신만의 자유를 외치는 Rebellion, 이상향을 찾는 과정 Daydream으로 진행된다. /디컴퍼니
앨범은 외부의 시선과 억압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담은 'Voyeurist',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며 삶에 회의를 느끼는 'Orchid, 고통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받는 순간 'StormBorn',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두려움과 고통을 마주하며 싸워나가는 'End And End', 자신만의 자유를 외치는 'Rebellion', 이상향을 찾는 과정 'Daydream'으로 진행된다. /디컴퍼니

더블 타이틀곡 'Orchid(오키드)'와 'Rebellion(리벨리온)'을 비롯해 'Voyeurist(보야리스트)', 'StormBorn(스톰본)', 'End And End(엔드 앤드 엔드)', 'Daydream(데이드림)'이 수록된다.

외부의 시선과 억압 속에서 자신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담은 'Voyeurist',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며 삶에 회의를 느끼는 'Orchid, 고통 속에서 구원의 손길을 받는 순간 'StormBorn',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두려움과 고통을 마주하며 싸워나가는 'End And End', 자신만의 자유를 외치는 'Rebellion', 이상향을 찾는 과정 'Daydream'으로 진행된다.

도전과 변화가 확연히 느껴지는 앨범의 여섯 트랙 중에서도 'StormBorn'은 YB가 걸어온 길을 함축하고 'End And End'는 YB가 걸어갈 길을 짐작하게 한다.

멤버들은 "'StormBorn'에 YB의 30년이 이 음악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메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촌스럽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의미 있는 음악", "'End And End'는 예전의 우리와 변한 우리의 중간 지점 어딘가다. 하이브리드 메탈이다. 이 앨범으로 우리의 방향성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 곡은 우리의 미래를 제시해주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윤도현은 1994년 데뷔했고 공연을 위해 1995년 모인 게 YB(전 윤도현밴드)다. 그때부터 이들은 30년간 우직하게 여정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큰 전환점을 맞았다.

윤도현은 "목표를 갖고 한 게 아니라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니까 30년이 흘렀다. '사랑했나봐' '사랑TWO' '박하사탕' 이런 곡들이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 앨범을 할 때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돌아보면 감사가 넘친다"며 "장담은 못하지만 새로운 길을 찾은 거 같은 느낌이 든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메탈이 우리와 맞는 장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태희는 "YB 30년 여정이 있었지만 이번 앨범 재킷에 텅빈 도화지에 선으로 그려진 YB의 모습이 지금 우리의 모습, 새로운 출항을 보여주는 거 같다. 하이브리드 메탈, 뉴 메탈의 배가 출발하는 느낌"이라고, 윤도현은 "올해를 의미 있게 보내려고 베스트 앨범도 있고, 투어도 길게 준비하고 있다"고 계획을 전했다.

YB는 지난 5일 'Rebellion'을 선공개했고 오는 26일 오후 6시 'ODYSSEY'를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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