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리뷰] "특별한 세상"…클래식 선율에 녹아든 SM의 30년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02.17 10:00 / 수정: 2025.02.17 10:00
K팝과 클래식의 만남
새로운 장르적 시도 돋보여
SM Classics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가 지난 14일부터 15일 양일간 진행됐다. /SM엔터테인먼트
SM Classics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가 지난 14일부터 15일 양일간 진행됐다. /SM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클래식 선율이 흐르는 순간 익숙한 멜로디가 마법처럼 되살아났다. SM Classics(에스엠 클래식스)는 단순한 편곡을 넘어 K팝이 클래식이라는 옷을 입었을 때 펼쳐지는 새로운 감각을 다채로운 매력으로 선보였다. 웅장하면서도 감성적인 변주는 곡의 깊이를 더욱 짙게 만들었고, 익숙한 리듬은 현악기의 섬세한 터치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다. K팝과 클래식,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만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순간 그 무대 위에는 하나의 서사가 완성됐다.

SM Classics의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 'SM CLASSICS LIVE 2025 with 서울시립교향악단(에스엠 클래식스 라이브 2025 with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이 14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지난 30년간 SM이 확장해 온 음악적 스펙트럼과 도전의 결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특히 전 세계 최초 K팝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맡았으며, 지휘는 최근 다양한 무대를 통해 주목받고 있는 김유원 지휘자가 맡았다. 또한 샤이니의 민호가 양일간 오프닝 내레이터로 나서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SM 3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이번 공연에서는 단순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넘어선 다양한 시도가 돋보였다. 14일 공연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미디어 아트가 결합된 무대 연출이 더해져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15일에는 레드벨벳 웬디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더욱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했다.

샤이니 민호가 SM Classics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 오프닝 내레이터로 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샤이니 민호가 SM Classics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 오프닝 내레이터로 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

오프닝 내레이터로 나선 민호는 "SM Classics의 공연을 기다려온 사람으로서 뜻깊은 공연의 시작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SM은 현재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최정상 엔터테인먼트다. 이번 공연은 30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아 온 SM의 음악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며 "음악에 진심인 SM이 만들어낸 특별한 오늘을 즐겨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연의 포문은 'Welcome To SMCU Palace(웰컴 투 SMCU 팰리스)'가 열었다. 지휘자의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손짓에 따라 악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현악기의 깊은 울림이 공연장의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이어 '빨간 맛', 'Make A Wish(메이크 어 위시)'가 연주되며 익숙한 멜로디에 클래식의 우아함과 웅장함이 더해졌다. 원곡의 경쾌한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오케스트라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이 가미돼 새로운 감동을 자아냈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곡의 분위기에 따라 조명과 미디어 아트가 섬세하게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이다. 부드러운 선율에서는 따뜻한 색감이, 강렬한 연주에서는 붉은빛이 무대를 장악하며 감각적인 연출을 완성했다. 단순한 청각적 경험을 넘어 시각적 요소까지 적극 활용하며 K팝과 클래식이 결합한 새로운 무대를 완성했다.

이어 '나무', '으르렁', 'Black Mamba(블랙 맘바)'가 이어졌고, 각 곡의 특성을 살려 연주 방식에도 차별점을 뒀다. 고음역대의 악기가 주도하는 밝은 곡에서는 현악기가 더욱 돋보였고, 저음역대가 강조되는 차분한 곡에서는 금관악기의 묵직한 사운드가 중심을 잡았다.

SM Classic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가 더해져 웅장함을 안겼다. /SM엔터테인먼트
SM Classic 오케스트라 라이브 콘서트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가 더해져 웅장함을 안겼다. /SM엔터테인먼트

'하루의 끝'이 연주될 때는 미디어 아트에 가사가 함께 등장하며 관객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전했다. 곡의 마지막 "그댄 나의 자랑이죠" 부분에서는 플루트가 멜로디를 이끌며 마치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분위기가 숙연해진 것도 잠시, 'Sherlock+셜록'과 'Feel My Rhythm(필 마이 리듬)'이 공연장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특히 'Feel My Rhythm'은 클래식과 K팝의 결합이 가장 돋보인 곡으로, 바흐의 선율과 K팝의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2부는 'Hello Future(헬로 퓨처)'가 문을 열었다. 오케스트라의 섬세한 연주와 합창이 조화를 이루며 원곡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Rising Sun(라이징 선)', 'Marry U(메리 유)', 'Psycho(사이코)'까지 이어지며 공연은 절정을 향해 달려갔다. 1부에서 '하루의 끝'이 깊은 여운을 남겼다면, 2부에서는 'When This Rain Stops(웬 디스 레인 스톱스)'가 그 분위기를 이어받았다. 잔잔하면서도 점점 고조되는 곡의 흐름은 한 마리 나비가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Boom Boom Bass(붐 붐 베이스)'가 연주됐다. 이 곡에서는 베이스 라인의 매력을 한껏 살린 편곡이 돋보였다. 원곡의 탄탄한 리듬을 살리면서도 클래식 악기들이 가미된 사운드는 더욱 풍부한 깊이를 만들어냈다.

SM Classics 라이브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는 H.O.T의 빛이 장식했다. /SM엔터테인먼트
SM Classics 라이브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는 H.O.T의 '빛'이 장식했다. /SM엔터테인먼트

2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다시 만난 세계'였다. 피아노와 관현악이 조화를 이루며 소녀시대의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여정을 떠올리게 했다. 선율을 이끌어가는 악기와 서브라인에서 단단히 받쳐주는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SM을 대표하는 곡 '빛'이 연주되며 관객들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현악기가 중심을 잡으며 공연의 마무리를 장식했고, 이는 마치 SM의 지난 30년을 차분히 읊어주는 듯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원곡의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클래식과의 융합을 통해 전혀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클로드 드뷔시의 '달빛', 바흐의 'G 선상의 아리아' 등 익숙한 클래식 곡들과 결합한 편곡은 K팝과 클래식이 만났을 때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했다.

민호의 말처럼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 공연이 아닌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SM Classics가 어떤 음악적 세계를 펼쳐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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