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병근 기자] 많은 이들이 버추얼 아이돌그룹의 한계를 말할 때 플레이브(PLAVE)는 그 벽을 깨고 계속 질주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심상치 않았던 플레이브의 인기가 지난 3일 발매한 세 번째 미니 앨범 'Caligo Pt.1(칼리고 Pt.1)'에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 앨범은 공개 후 멜론에서 24시간 만에 1100만 스트리밍(총 11,329,400회)을 달성했다. 기존 1위 기록인 약 972만 회(세븐틴 미니 10집 'FML')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이자 1000만을 돌파한 첫 앨범으로 등극했다.
이 성과는 타이틀곡 'Dash(대시)'는 물론이고 수록고 'RIZZ(리즈), 'Chroma Drift(크로마 드리프트)', '12:32(A to T)', 'Island(아일랜드)'까지 전곡이 골고루 사랑을 받으면서 이뤄졌다. 이 곡들은 발매 당일 멜론 일간차트 톱100에 진입했다. 타이틀곡의 일간차트 최고 기록은 27위(4일 자)지만 플레이브 팬덤의 결집과 화력이 얼마나 막강한 지 실감할 수 있다.
팬덤 규모는 앨범 판매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발매한 미니 2집 'ASTERUM(아스테룸) : 134-1'이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약 57만 장(이하 한터차트 기준)을 기록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는데 'Caligo Pt.1'은 발매 4일 만인 지난 6일 기준 이미 63만 장 이상 팔려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나아가 초동 103만 장으로 첫 밀리언셀러가 됐다.
플레이브 멤버들은 <더팩트>에 "항상 꿈만 같은 현실을 만들어주신 우리 플리(팬덤명)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노래를 녹음할 때에도 무대를 구상할 때에도 앨범을 준비했던 그 모든 순간에 항상 플리라는 이름을 마음속에 두고 있었다. 저희를 멋진 아티스트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밀리언셀러와 음원차트 1위를 찍는 아이돌그룹이 20여 팀 있는 상황에서 뭐 그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플레이브는 그 태생이 버추얼(가상)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몇년 전부터 조금씩 다른 형태로 여러 버추얼 그룹이 등장했지만 소위 다 망했고 플레이브에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플레이브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일궈냈다.
2023년 3월 데뷔한 플레이브는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그룹이다. 다른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실제 사람 같은 모습을 구현하는 것에 집중할 때 플레이브는 아예 다른 길을 걸었다. 모습은 전혀 실제 사람 같지 않은 만화 같은 모습이지만 팬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그 어떤 그룹보다 인간미 넘친다.
팬들과 온기 있게 소통할 수 있었던 건 멤버들 각 캐릭터를 완성하는 본체(실제 인물)가 있는 덕이다. 뿐만 아니다. 플레이브는 멤버들이 작곡 작사 안무 프로듀싱까지 참여하는 자체 제작 아이돌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플레이브가 가상의 벽을 허물고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팬들이 플레이브에 진정성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플레이브의 새 앨범 'Caligo Pt.1'은 플레이브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었던 'ASTERUM 3부작'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독창적인 세계관을 한층 깊이 보여주는 새로운 챕터다. 록, 힙합, 알앤비, 발라드, 시티팝 등 다양한 장르의 5곡으로 구성됐다. 멤버들이 작곡 작사 안무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타이틀곡 'Dash'는 강렬한 록 기반의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단순히 강한 콘셉트의 노래가 아니라 플레이브만의 감성을 담은 강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멤버들은 곡과 안무를 수없이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그 감성은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스토리텔링한 뮤직비디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는 플레이브의 방향성과 전략을 아주 잘 보여준다.
여기에 AI 기반 모션 캡처 기술(사람의 동작을 녹화해 이를 후가공해 실제에 가깝게 구현)과 고급 그래픽을 더해 플레이브가 추구하는 리얼리티를 구현했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 팬미팅, 콘서트, 음악방송 등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사전 제작 콘텐츠가 필수지만 그 현장들마다 '본체'가 실제로 말을 하고 라이브를 한다.
플레이브의 카테고리는 버추얼이지만 팬들과 교감하는 건 실제다. 겉모습은 만화지만 자신들을 보며 좋아하는 팬들을 마주할 때 똑같이 심장이 두근거리는 영혼 있는 존재다. 무대 위 가수들의 모습은 결국은 다 콘셉트에 따라 꾸며진 모습이다. 플레이브는 차별화한 본인들만의 옷을 입고 있는 셈이고 그래서 한계도 더 이상 한계가 아니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