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개콘'의 변화…'아는 노래', 웃음과 감동의 하모니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01.19 00:00 / 수정: 2025.01.19 00:00
개그와 노래의 만남…송필근·나현영의 완벽한 시너지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아는 노래 코너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아는 노래' 코너가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웃기랬더니 울린다." 시청자들이 '아는 노래'를 본 뒤 가장 많이 한 반응이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안에 '아는 노래'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풍자까지 모든 것을 담았다. 그리고 코미디언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뒷받침돼 몰입감을 더하고 있다. 마치 수준 높은 한 편의 뮤직 드라마를 관람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코미디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아는 노래'다.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 중인 KBS2 예능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중 '아는 노래' 코너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는 노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노래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형식의 개그 코너다. 지난 2006년 방영된 '뮤지컬'과 비슷한 형식을 사용한다.

당시 '뮤지컬'은 매주 하나의 노래를 정해 곡에 맞는 상황극을 보여줬다.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조성모 '아시나요', 팀 '사랑합니다' 등 다수의 히트곡을 대상으로 연출했고, 약 19년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많은 시청자들이 영상을 찾아보는 '개그콘서트' 레전드 코너 중 하나다.

'아는 노래'는 이런 '뮤지컬' 팬들의 기대치와 '개그콘서트'를 꾸준히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하는 코너로 호평받고 있다. 새롭게 시작한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코너인 '데프콘 어때요'를 넘어설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공식 SNS 영상 합산 조회수가 800만 회를 넘는 등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아는 노래'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소재'다. 단순한 재미만을 강조하기 위한 자극적인 주제가 아닌 보편적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를 다뤘다. 딸을 시집보내는 아빠의 마음, 반려견과 보호자의 이야기,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볼만한 소재를 바탕으로 감동을 이끌어냈다.

아는 노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노래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형식의 개그 코너다. /방송 화면 캡처
'아는 노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노래를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형식의 개그 코너다. /방송 화면 캡처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첫 회에서는 국민 짝사랑 곡으로 알려진 더넛츠 '사랑의 바보'를 '딸 바보' 아빠의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원하는 좋은 사람 나타날 때까지 / 난 잠시 그녀를 지켜줄 뿐이야" 이 가사를 결혼을 앞둔 딸 가진 아빠의 시선으로 노래해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두 번째 회차가 가장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변진섭 '숙녀에게'를 청각 장애인을 사랑한 한 남성의 이야기로 표현한 것. 이야기 말미 청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고백할 때는 "나 그대 아주 작은 일까지 알고 싶지만 / 어쩐지 그댄 내게 말을 안 해요"라는 가사의 내용을 수어로 전달했다.

이 외에도 장범준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는 보호자를 기다리는 반려견의 시선으로, 성시경 '희재'는 치매라는 병과 싸우면서도 손녀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할머니의 이야기로 그려냈다. 원곡의 가사를 다양한 방면으로 해석했다는 점이 재미를 더했다.

이러한 스토리의 탄탄함에 몰입감을 더한 건 코미디언들의 열연이다. 이야기 전반을 이끌고 가는 송필근과 나현영의 호흡은 말할 필요도 없이 완벽하다. 특히 송필근은 마치 뮤지컬 배우와 같은 탄탄한 발성과 따뜻한 음색,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표정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나현영의 연기력과 뛰어난 가창력이 더해져 완벽한 시너지가 완성됐다. 특히 나현영은 '숙녀에게' 편에서 청각 장애인 역을 연기하며 표정과 수어로 모든 감정을 전하는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두 사람은 이야기에 몰입한 나머지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울먹일 때도 있었다. 송필근은 '숙녀에게'를 부르며 수어로 가사를 전달할 때 감정이 휘몰아쳤는지 목소리가 흔들렸고, 이야기가 끝날 무렵 화면이 암전된 후 훌쩍이기도 했다. 나현영 또한 '희재'를 가창할 때 진정으로 눈물을 흘려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와 큰 감동을 안겼다.

아는 노래는 코미디언 송필근과 나현영의 완벽한 호흡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아는 노래'는 코미디언 송필근과 나현영의 완벽한 호흡으로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이야기 노래 구성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아는 노래'는 점점 입소문을 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더팩트>에 "'아는 노래'는 2023년 'KBS 연예대상'에서 KBS 33기 개그맨들과 축하 무대를 꾸몄던 송필근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이후 2024년 여름, 세상살이 고달픈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위로'(가제)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오랫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 선보이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어 "많이 알려진 익숙한 노래일수록 재해석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가급적이면 모두가 알만한 노래를 골랐다"며 "세상살이가 고된 많은 분들께 웃음과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나현영과 송필근의 호흡도 매우 좋다고 평했다. 이들은 "음악과 함께 하기에 편집이나 NG가 없다. 그만큼 다른 코너들보다 준비 과정이나 연습 시간이 많이 든다. 그러다 보니 연습실에서 가장 늦게까지 모든 멤버들이 합을 맞추는 편"이라며 "송필근은 워낙 무대 몰입력이 뛰어나고 나현영은 신인이지만 발군(여럿 가운데에서 특별히 뛰어남)의 연기력이 있어서 호흡이 매우 좋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힘들더라도 한바탕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면서 다시 시작할 힘이 나지 않냐.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웃을 일이 많을 거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이런 마음을 시청자분들이 알고 사랑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단순히 웃음만 안기는 게 아닌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하고 있는 '아는 노래'는 매주 일요일 오후 11시 '개그콘서트'에서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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