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명주 기자] 신인(新人)과 신입(新入)이 만났다. 데뷔한 지 막 1년이 지난 신인 배우 최우진과 연예부에 배치된 지 갓 한 달 된 인턴기자의 만남이다.
최우진이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리에는 최우진을 비롯해 소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관계자들과 연예부 선배 기자, 인턴기자가 참석했다.
최우진은 지난해 1월 5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로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지상파 데뷔까지 마친 신인이다. 그는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유연석 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는 별정직 행정관이자 복수를 위해 백사언에게 일부로 접근한 반전 면모를 가진 박도재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인터뷰 내내 열정이 넘치는 모습으로 '신입의 정석'을 보여준 그였지만, 신인 특유의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묻는 말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청산유수(靑山流水) 입담을 보여준 최우진이다. 인턴기자와 같은 '뉴비(새로 온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이건만, 최우진은 달랐다. 인턴기자가 바라본 최우진을 적었다.
◆ Part1. 밝은 인사성과 준비성 가득한 자기소개
이날 검은색 코트에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더팩트> 사옥에 들어온 최우진은 인턴기자 및 선배 기자와 만나자마자 허리를 90도 굽히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한 손에는 추운 날씨, 기자들을 위한 따뜻한 커피가 들려있었다.
이어 그는 "아직 신인이어서 잘 모르실 것 같아 준비했다"고 수줍게 말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프로필 사진이 담긴 종이 한 장과 개인정보를 적은 자기소개서 한 장을 건넸다. 자기소개서에는 이름과 생년월일부터 혈액형, 가족관계, 별명, 취미, 특기, MBTI, 좋아하는 색깔, 가장 행복할 때, 좋아하는 노래, 좋아하는 음식, 좌우명, 버킷리스트, 인생 드라마·영화, 롤모델, 올해 목표까지 적혀 있었다.
◆ Part2. 시종일관 '감사'…겸손한 자세
최우진은 인터뷰 내내 드라마를 함께한 감독, 선배, 스태프와 애청자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는 "좋은 드라마에 좋은 역할로 나올 수 있어서 감사하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감독님, 여러 선배님 등이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히 잘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항상 현장에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잘하고 있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따뜻하게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석 선배는 후배들에게 너무 다정하고 최고다. 장난도 먼저 걸어주시고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많이 노력하셨다. 카메라 구도가 달라질 때 시선 처리하는 방법 등 테크닉적인 부분도 알려주셔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들의 악플이 쏟아져도 드라마를 애청해 주신다는 생각에 감사했다는 그다. 최우진은 "원래는 납치범의 공범이라는 설정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6회에서 홍희주(채수빈 분)를 산에서 민 공범 손에 점이 있는 것을 보고 팬들이 내가 공범인 것을 알게 됐다"며 "이후로 '네가 빌런이지' '홍희주를 왜 밀었냐'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이나 댓글로 질타를 받게 됐다. 그렇지만 '왜 나한테 뭐라고 하지'라는 생각보다 드라마를 몰입해서 봐주신다는 생각에 감사했다"고 했다.
◆ Part3. 꿈을 이루겠다는 포부에 담긴 열정과 패기
최우진은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 유일한 낙이 노트북으로 영화와 드라마를 보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 쪽에 관심이 쏠렸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부모님께서 '배우가 하고 싶으면 짐 싸서 알아서 한국으로 들어와라'라고 하셨다. 바로 공항 가서 비행기 타고 서울 들어와서 예고 입시를 준비했다"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지금 거신 전화는'의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에 동명의 웹소설 원작을 미리 다 읽고 갔다는 열정적인 최우진이다. 그는 오디션을 본 날 감독에게 전화가 와서 다음날 다른 대사로 다시 보러오라는 말에 하루 만에 준비를 마치고 오디션을 또 보러 가기도 했다고.
최우진은 "박도재 역할로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감독님께서 전화를 줘서 다음날 납치범 대사로 오디션을 또 보러오라고 하더라. 발등에 불 떨어지듯이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박도재 역을 맡을 배우는 주연 배우의 서사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의 연기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라. 사이코패스인 납치범이 극한의 상황에 있을 때의 긴장감 있는 대사를 하루 만에 준비해서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었다고 하셨다"고 오디션 비화를 전했다.
◆ Part4. 긴장감은 'NO(노)'…물 흐르듯 술술 흐른 대화
인터뷰 내내 유창한 말솜씨를 뽐낸 최우진이다. 질문하면 그에 꼭 맞는 답변을 길고 정성스레 내놨다. 대답에서 필요한 정보가 부족할 때 으레 하는 꼬리 질문은 필요가 없었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 어려움은 없었냐"는 선배 기자의 질문에 부담감을 가진 일화는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배 유연석이 해당 고민을 해결해 준 일화까지 풀어낸 그다. 그렇지 않아도 유연석과의 에피소드를 물어볼 참이었는데 이를 안 듯 미리 말해 인터뷰를 순조롭게 만들었다.
그는 신인답지 않게 간간히 농담을 던지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만들었다. "극 중 백사언은 박도재를 용서한 것 같냐"고 묻자 "유연석 선배님께 전화 한 번 해서 물어보겠다"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아직 작품을 시청하지 않은 예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관전 포인트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박도재의 수트핏을 봐달라"고 능청스러운 답변을 내놨다.
신인이면 처음으로 하는 경험이 많은 만큼 긴장해 말을 더듬거나 몸을 떨 법도 하다. 그러나 최우진에게는 좀처럼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신인이라면 갖춰야 할 자세를 보여줌과 동시에 긴장감은 덜어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 그다. 인턴기자가 최우진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은 인턴기자가 연예부에 배치된 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참석해 처음으로 배우에게 질문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이 무엇이냐"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꿨나" "작품 끝나고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나" 등을 질문하면서 떨림을 감추기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나와는 다른, 신인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최우진이 대단하게 느껴지면서도 그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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