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수상한 그녀', 정지소의 재발견
입력: 2025.01.15 00:00 / 수정: 2025.01.15 00:00

70대→20대로 변한 오두리 役으로 열연
매주 수목 오후 9시 50분 방송


배우 정지소가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로 새로운 인생캐를 얻었다. /KBS
배우 정지소가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로 새로운 '인생캐'를 얻었다. /KB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그야말로 배우 정지소의 재발견이다.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정지소의 진가가 '수상한 그녀'에서 모두 발휘되고 있다.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자신의 모든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는 정지소다.

정지소는 지난해 12월 18일 첫 방송한 KBS2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극본 허승민, 연출 박용순)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할머니 오말순(김해숙 분)이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정지소 분)로 변하게 된 뒤 다시 한번 빛나는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8회까지 방영됐다.

정지소는 극 중 70대 할머니 오말순의 감정을 지닌 20대 오두리 역을 맡았다. 가족들과 싸운 뒤 집에서 나온 오말순은 의문의 택시에 올라 사진관에 들렀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뒤 20대 오두리의 얼굴로 바뀌게 된다. 오두리는 유니스엔터테인먼트의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연습생 에밀리와 얼굴, 목소리까지 모든 것이 닮아 있었고 그를 발견한 대니얼 한(진영 분)으로 인해 오두리는 에밀리의 모습을 한 채 유니스엔터테인먼트에 입성한다.

하지만 오두리는 얼굴만 20대로 바뀐 인물이지 본성 자체는 오말순이었다. 그는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으며 현세대의 트렌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포스기 하나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 그렇기에 노래 비주얼 춤까지 세 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어우러진 에밀리와는 다소 차이가 극명했다.

이에 에밀리를 시샘하던 유니스엔터테인먼트 연습생들 또한 그를 의심하며 모든 것이 달라진 그를 두고 놀리기 시작했다. 삐걱거리는 춤, 서울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구수한 사투리, 유행하는 언어를 알아듣지도 못했으며 노래를 부르라고 해도 옛날 노래만 부를 뿐. 에밀리와는 모든 것이 다른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유일하게 에밀리와 닮은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였던 것. 대니얼은 오두리의 노래를 듣고 그가 에밀리라고 확신했으며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달라지는 에밀리의 노래 실력을 듣고 점점 그에게 빠진다.

정지소가 수상한 그녀에서 오두리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KBS
정지소가 '수상한 그녀'에서 오두리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KBS

작품은 2014년 개봉한 영화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은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할머니 오말순(나문희 분)이 우연히 들어간 청춘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뒤 20대 오두리(심은경 분)로 돌아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관객 86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를 리메이크하긴 했지만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70대 할머니가 20대로 변화했다는 큰 설정은 그대로 가져가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부분이 바뀌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말순과 얼굴은 똑같지만 말투부터 옷 스타일까지 하나도 닮은 구석이 없는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는 점, 원작에서는 손자와 함께 밴드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손녀와 함께 아이돌 데뷔를 꿈꾼다는 점 등. 이야기 곳곳에 색다른 요소가 추가돼 있어 원작을 본 관객들과 보지 않은 시청자들 모두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겼다.

이러한 서사에 몰입감을 더하는 건 정지소의 연기다. 정지소는 70대 할머니의 성격을 그대로 가진 20대 오두리 역을 맡아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맛깔나는 충청도 사투리를 막힘없이 구사하는가 하면 가족을 사랑하는 오말순의 애틋한 마음을 따뜻한 눈빛 연기로 표현했다.

또한 아이돌 연습 생활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오두리의 뻣뻣한 몸짓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극에 재미를 더했다. 트레이너와 주변 사람들의 놀림과 비난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연습하는 모습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이에 점차 오두리의 춤 실력이 성장하고 있음을 천천히 표현해 몰입감을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정지소는 MSG 워너비로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받고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을 통해 그 실력을 한 차례 더 쌓은 만큼 뛰어난 노래 실력도 보여주는 중이다. 이야기 초반 오래된 노래를 부를 때는 구수한 창법을 사용해 곡을 표현했으나, 점차 연습생 과정을 겪고 꾸준한 노력 끝에 성장한 오두리는 깔끔하면서도 감성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수상한 그녀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KBS2에서 방송한다. /KBS
'수상한 그녀'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KBS2에서 방송한다. /KBS

정지소가 '수상한 그녀'에서 새로운 '인생캐'를 만났다는 점은 이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정지소는 극 중 어떤 배우와 있어도 찰떡 '케미'를 자랑한다. 특히 점점 사이가 깊어지는 진영과의 로맨스 '케미'가 극의 새로운 중심을 이끌고 있다. 대니얼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상한 오두리로 인해 골치가 아픈 것도 잠시, 항상 자신을 따뜻하게 챙겨주는 오두리에게 자기도 모르게 점점 빠져든다. 오두리 또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대니얼의 적극적인 행보에 얼굴이 붉어져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일하게 오말순을 알아보고 그의 곁에서 조력자로 든든하게 활약한 박갑용(정보석 분)과의 '케미' 또한 웃음을 자아낸다. 지나가던 사람들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모습으로 보지만 박갑용은 늘 오두리를 신경 쓰고 그를 챙겨주려고 하며, 오두리는 그런 박갑용과 '찐친' 다운 면모를 자랑한다. 이를 연기한 정지소와 정보석 또한 나이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남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손녀였지만 지금은 같은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 최하나(채원빈 분)와의 역대급 '조손 케미' 또한 눈길을 끈다. 하나는 자신도 이유를 모른 채 두리에게서 자신의 할머니와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며 그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늘 도와준다. 두리 또한 아이돌을 꿈꾸는 하나를 묵묵히 응원한다. 특히 두 사람은 같은 숙소에서 함께 고민을 나누는 등 완벽한 친구 같은 '케미'를 자아낸다.

이처럼 정지소의 활약으로 '수상한 그녀'의 재미는 한층 더 배가되는 중이다. 갑자기 나타난 자넷(김해숙 분)으로 인해 두리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지, 오말순과 마찬가지로 박준(유정후 분)으로 변신한 박갑용과의 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을지, 핑크빛 로맨스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대니얼과 두리는 '리얼 커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수상한 그녀'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KBS2에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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